질감이 폭신하고 채소들끼리 때미는 그림이 귀여워 샀다. 울랄라 채소 유치원 친구들, 목욕하자고 꼬드겨 실은 국 끓이려는 거 아냐? 옷(껍질) 훌러덩 벗고(양파는 마늘처럼 작아진다) 냄비 같은 끓는 탕 안에 함께 담겨 있는 마지막 장면이 동심 파괴적^^;;
앙증맞은 책 속에서 꽃과 나무가 제각기 섬세하게 피어올라서 기대 이상으로 깜짝 놀랐다. 사오자마자부터 아기가 책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만족스럽다. 벌써 책이 흥건해졌는데 종이조각이 찢어져 삼키지 않게만 주의하면 되겠다. 다른 시리즈도 믿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에게 분배된 신의 불꽃이 네 영혼 속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가 되었어.
다리가 절단된 채 사그라드는 랭보의 처절한 말년을 바라보는 여동생의 애절한 시선.
고스란히 고통스럽다.
어떤 대본을 가진 번역이 아니라, 랭보 전집에서 발췌하여 옮기고 묶은 책인 모양인데, 기획 자체가 놀랍고 신선하다.
조금 더 풍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용기에는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슴에 시를 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마다의 느낌과 방식으로 크고 작게 랭보에 자신을 투사하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생은 고인 고로, 랭보의 차가운 우수가 멋져 보이는 때가 누구에게라도 있게 마련이고, 스스로를 가련한 비극의 주인공으로 놓는 것은 괜한 카타르시스를 주곤 한다.
가볍게, 부담 없이 읽는 외계 지적 생명 찾기(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 동향.
편하게 읽히는데, 그래서 평범하다.
지은이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는 편이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