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냠냠 - 치발기책
에밀리 볼람 그림 / 블루래빗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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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치발기 책. 아기는 책장을 넘기면서 빵, 딸기, 바나나, 비스킷의 맛을 달리 느낄까? 맨 마지막 장 번역은 하야시 아키코, 『싹 싹 싹 』에서 영향받은 듯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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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집사란 무엇인가?‘, ‘품위란 무엇인가?‘

  그것은 전문가적 실존을 사적인 실존을 위해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집사의 능력이다.


  『본격소설』보다 더 본격적으로 영국적이다.

  이방인이었을 작가가 영국사회 바퀴의 중심축을 이만큼 움켜쥘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바퀴의 살은 어제의 위가 오늘은 아래에 놓이고, 오늘 아래에 있던 것이 내일은 다시 위로 가지만, 중심축만은 언제나 고정되어 있고, 그래야만 바퀴로서 기능할 수 있다. 뒤집어지거나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사다리와 다른 점이다.


  자신의 실존을 쏟아부었던 시절의 잔해와, 파국을 유예하면서 어쩌면 불가능한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서글프고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의 알속을 잃어버리는 날이 왔을 때 어떻게 거죽만 남은 실존을 껴안을 것인가. 남은 날에 지나간 날과 화해할 수 있다는 것도 생의 빛이 남아 있을 때에나 가능한 특권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에 드리운 니힐리즘을 극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나에게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덤으로 Ernest Barker의 책을 갈무리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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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4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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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위대한 집사란 무엇인가?‘, ‘품위란 무엇인가?‘ 그것은 사적인 실존을 위해 전문가적 실존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집사의) 능력이다. 일견 답답하게도 느껴지는,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책. 이방인이었을 작가가 영국사회 바퀴의 중심축을 이만큼 움켜쥘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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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태양과 작은 돌에도 자비를 베풀던, 생생한 삶의 애정을 품었던 소년이 여성과 인류애를 공유하며 그것을 허용할 능력마저도 상실해버린 성인이 되어버렸을까?"

- 안드레아 드워킨(Andrea Dworkin)


  남성을 악어로 그려, 여성이 길거리에서, 공공장소에서, 연인으로부터 어떤 폭력에 노출되는지를 악어보다는 같은 종(種)인 피해자 여성에게 공감하고 감정이입할 수 있게 한, 영리한 책.


  남성들이여,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왜 잠재적 가해자가 아닌가. 여성이 강간, 폭력, 그리고 아주 심각한 생존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왜 기분 나빠하며 우리들의 에고를 지키고 보호하는 데만 급급한가. 안전, 생존과 같은 타인의 필수적인 요구보다도, 좋은 이미지를 갖고 싶어 하는 자신의 욕망을 앞세워 독단적으로 들이밀려는 태도, 또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바로 악어의 모습이다(161쪽). 강도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외떨어진 공동주택가에서 늦은 밤에 마주친 이웃에게 열쇠를 꺼내어 보여 강도가 아님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나, 밤에 여성의 뒤를 따라 걷기보다는 행로를 바꾸어 다른 길로 가는 것이 무엇이 다른가. 모두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멈추어 생각해보는 데서 비롯된, 타인을 안심시키려는 작은 노력 아닌가. 왜 후자의 요구에 대해서만 발끈하여 우리를 잠재적 가해자로 모느냐며 성내는가(177쪽). 여성의 일상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누구를, 무엇을 위해 '좋은 남성'이고 싶어 하는가. 그것은 일단 남성 스스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우리는 사실 최소한 조금씩은 '그렇지' 않은가. 나에게 폭군과 독재자의 모습이 정말 조금도 없는가. 솔직하게 인정하자. 내 아이, 나의 반려동물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남성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자. 그래야 돌아볼 수 있고, 스스로를 조심시킬 수 있고, 공존할 수 있다.


  Irene Zeilinger의 책, 『Non c‘est non』에서 먼저 소개된 성폭력 대응전략 부분도 유익하다(위 책은 알라딘에서는 검색되지 않고, 아마존에서 볼 수 있다). "사소한 성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경험이 더 큰 위험이 닥쳤을 때를 잘 극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138쪽)



 옮긴이인 맹슬기라는 분은 프랑스 보자르 '아틀리에 뒤 리브르'에서 예술제본을 공부하고 계신다고 하는데,『이브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흥미로운 책을 많이 옮기셨다. '해바라기 프로젝트'에서 옮기신 책들도 있다. 지금도 관여하시는지는 모르겠으나, '해바라기 프로젝트'에서는 『정글북』을 곧 내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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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을 경영하라 - 고 박사의 창조경제 이야기
고충곤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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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다채롭고 선 굵은 경력만큼이나 훌륭한 책. 참고로 지은이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재학 중 도미, MIT에서 학사, 컬럼비아대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졸업 후 IBM 왓슨 연구소에 몸 담았고, 뉴저지 주립 럿거스대 전자공학과 교수 재임 중에 그 학교 로스쿨을 졸업하여 특허변호사가 되었다(이런 것이 국내에서도 가능한지 모르겠다). 1883년부터 2003년까지 운영되다가 Morgan, Lewis & Bockius LLP (MLB), Jones Day 등으로 통합된 미국의 역사 깊은 로펌, Pennie & Edmonds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임원을 번갈아 맡았다 한다^^;;

위와 같은 행로가 책에도 고스란히 집약되어, 기술과 법, 비즈니스의 국내외 이론과 실무를 두루 꿰뚫고 있다. 대중서로 쓰였지만 작디작은 우물을 조밀하게 분점하고 있는 여느 국내서, 전문가들에게서 좀체 느끼기 어려운 스케일과 밝기가 느껴진다. 특히 제3부 지식재산 비즈니스 이야기는 전선에서의 풍부한 실무경험 없이는 쉽사리 나올 수 없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그 바닥 사정을 잘 모르고, 책 한 권으로 어떤 분이라 단정할 수도 없겠으나, 정보통신진흥원 초대 지식재산권센터장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지식재산위원장 역할이 이 분께 맡겨졌던 것은 당시에 썩 나쁘지 않은 선택 아니었을까 생각도 해본다. 솔직히 전에는 두루 다독하여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사람은 무엇이든 금방 배우고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 편이었는데, 스스로 몸으로 부딪쳐가며 치열하게 실전에 임하여 본 경험(특히 나의 실력과 성과로 인해 남의 돈과 운명이 왔다갔다 하여 똥줄 타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 어떻게 ‘닭플레이‘를 양산할 수 있고 때로는 위험할 수 있는지를 요즘 많이 보고, 생각하게 된다. 더욱이 책 몇 권 읽은 것으로는 도저히 커버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세상이 되어버렸다(한 개인이 아무리 많이 읽었다 한들 드넓은 우주의 한 줌 먼지를 쓸었을 뿐이다). 일단 공직자는 지향이 선명하기 이전에(자연과학 아닌 영역에서의 비약과 단순화는 여론을 호도하기 쉽고, 그래서 해롭다) 최소한 인생에서 제 앞가림을 하여 온 사람이어야 한다(특히 선출직에서 반대인 분들을 많이 본다). 그리고 책임에 걸맞은 유능함을 갖추어야 하고, 갖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많은 사람이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이해충돌은 물론 방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공영역에서는 그렇다면, 민간영역에서만 강도 높게 단련될 수 있는 성질의 능력과 경험, 노하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흡수, 활용할 것인가 하는 방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오늘날 아쉬운 쪽은 오히려 급속한 변화를 따라가기가 버거운 공공기관들이다.

우리 사회는 시대를 막론하고 모습을 바꾼 성리학주의(?)-근본주의가 너무 자주 실용적 사고를 좀먹어 왔다. 나의 지식과 견문이 제한적임을 인정하여, 독자적 이론(그것도 십 이십 년 전에 마지막으로 열심히 업데이트한 뒤떨어진 이론)에 세상을 끼워맞추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무심하게 드러내는 의미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다른 전문성, 목소리와 협업하지 않으면 필패한다. 이제는 사회 전 분야에서 이 분 정도로 경계를 넘나들며 융합할 수 있고, 실무경험에서 비롯된 균형감각, 특히 국제적 원근감각을 갖춘 전문가가 쏟아져야 한다.

덧1. 부제의 ‘창조경제‘ 글귀는 다소 영합한 티가 나고, 책을 펼치기 전에 불필요한 선입견을 갖게 하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덧2. 또 한 번 대한제국 꼴 나고 싶지 않다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시 소환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기도 해야 한다. 국제무대는 자존심만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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