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는 올해로 (러시아로부터의) 독립 100주년을 맞았다.


  2차 세계대전 후 다시 소비에트 연방에 편입되었다가 노래혁명 후 1991년 다시 독립을 선언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다[여담이지만, 인구 130만 명에 불과한 에스토니아가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러시아 등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언어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전국 노래자랑' 덕분이었다. Laulupidu라 불리는 이 행사는 1994년부터는 5년마다 열리고 있는데, 바로 내년 2019년이 27회째 송 페스티벌이 열리는 해이다(7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에서(노래혁명 때는 30만 명이 운집했다고 한다), 무려 3만 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며칠 내내 노래를 부르고, 순위는 매기지 않는다. 에스토니아 송 페스티벌을 이끈 송(song)해 아저씨 같은 분이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Gustav Ernesaks(1908. 12. 12. ~ 1998. 1. 24. 생몰연대에서 알 수 있듯, 에스토니아 현대사의 영욕을 모두 보셨다. 우리로 치면 대한제국부터 IMF 위기에 문민정부 말까지이다. 아래 사진 참조)인데, 마지막날, 이 분이 Lydia Koidula의 시에 음을 붙인 "Mu isamaa on minu arm (나의 조국은 나의 사랑입니다)"를 부르는 것으로 행사가 마무리된다. 위 노래는 소비에트 시절 비공식 국가처럼 쓰이기도 했는데, 가사와 도입부 때문에 에스토니아 국가와 곧잘 혼동되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페이지 https://2019.laulupidu.ee/en/와 다음 2014년 영상을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OneQRawdLv4 또 여담이지만, 에스토니아 국가와 핀란드 국가는 신기하게도 같은 멜로디를 쓴다.].



  

  우리와 에스토니아의 인연은 물론 고려인들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지만(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30982), 실질상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시작되었다. 사이클 트랙에서 금메달을 딴 에리카 살루메는 "나는 (소련인이 아닌) 에스토니아인"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고, 소련 국적으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딴 에스토니아 선수들이 에스토니아로 돌아가 소련 국기가 아닌 에스토니아 국기를 대규모 군중들과 함께 흔든 것이 1991년 에스토니아 독립의 도화선이 되었다(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101253).


  계획에 없이 다른 이야기가 자꾸 튀어나오는데, 1996년 한 목사님 가족이 탈린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정착하시고(지금도 올레비스테 교회를 중심으로 예배와 한인 모임을 이어가고 계신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특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열풍에 힘입어(?) 에스토니아는 뒤늦게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게 되었다(비트코인의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의 백서가 나온 것이 2008년 10월인데, 에스토니아에서는 그보다 1년 전부터 유사한 보안 기술이 개발되고 있었고, 이제는 국가 차원의 ICO를 고민하고 있다. https://www.coindeskkorea.com/비트코인-이전에-에스토니아에-블록체인이-있었다).


  사실 에스토니아는 이미 2005년경부터 국가 전략을 '디지털 공화국'에 두고 꾸준한 혁신을 해왔다. 일본과 유럽 여러 나라들은 일찌감치 이를 눈치채고 긴밀한 교류협력을 이어오고 있다(NATO는 탈린에 합동사이버방어센터를 설립했고, 최근 룩셈부르크에는 데이터 대사관이 개설되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자이기도 한데, 2018년 첫 방문국을 에스토니아로 잡을 정도로 에스토니아를 중시하고 있다(일본은 전자영주권 제도를 먼저 확립한 에스토니아의 도움을 받아 주민등록제도를 개편하였다 https://www.economist.com/europe/2017/07/06/estonia-is-trying-to-convert-the-eu-to-its-digital-creed 사실 내가 에스토니아에서 심상찮은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음을 직감하고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한 것도 이코노미스트지 덕분이었다). 반면 우리는 케르스티 칼률라이드Kersti Kaljulaid 에스토니아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때 자국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제 발로 한국을 찾았을 때에도 의례적인 회담만 가졌을 뿐인데, 지난 10월 칼률라이드 대통령이 세계지식포럼 등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방한하였을 때에야 국회에서 초청강연을 여는 등 법석을 떨었다[칼률라이드 대통령 이 분은 상당히 흥미로운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되셨는데, 우선 네 아이의 어머니이시고, 2016년 8월부터 시작된 에스토니아 대통령 선거가 9월까지 연장되어 세 차례에 걸친 원내투표(간선제이다)를 하고도 당선자를 가리지 못할 때까지 대통령 후보로 등록조차 하지 않은 무명의 정치인이었다. 각 정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부의장 등으로 구성된 원로회의가 소집되어 이 분을 잠재 후보로 삼기로 한 뒤 9월 30일에야 공식적으로 후보 등록을 하였고 타 정당의 유력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싫어하였던 정당들로부터 두루(?) 지지를 받아 결국 당선까지 되었다(토머스 제퍼슨을 선출한 1800년 미국 대통령 선거도 연상된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않은 대통령이었지만 지금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여하간 에스토니아는 전 세계로부터 폭발적 관심과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고, 유럽의 실리콘밸리, 4차 산업혁명의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세계은행 디지털 국가 순위 1위, 세계경제포럼 기업가 정신 1위, OECD 평가 조세 경쟁력 1위...). 


  에스토니아는 작은 크기에, 인구가 적고 젊음으로 인한 기동성을 십분 활용하여, 작은 아이디어의 단초라도 바로 실행전략을 짜서 행동으로 옮긴다(맨날 '창의', '혁신', '실험' 이런 생각만 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던 것이, 다소 가벼운 자리에서 내가 지나가는 말로 툭 내뱉은 아이디어를 메모하더니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당장 회의를 잡아야겠다며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다른 글에서 에스토니아 고위직이 대단히 젊다는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참고로 대통령은 1969년생, 총리는 1978년생이고, 국가 CIO인 심 시쿳Siim Sikkut은 01학번, 전자영주권 총괄대표인 카스파르 코률루스Kaspar Korjus는 07학번이다.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은 오히려 이들의 젊고 열린 생각을 보좌한다). 국가라기보다는 하나의 기업처럼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그 바탕에는 "기술 분야에서 국가가 민간을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정부는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주체'가 아니라 '퀵 팔로워'일 뿐이다. 정부가 할 일은 단지 기술 진화를 위해 법적인 토대를 만들고, 민간이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기술 개발 자체는 민간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다."(책 65쪽)라고 하는 확고한 철학이 깔려 있다(서울시가 추진하는 '제로페이'를 보면 역시 서울시에서 개발했다가 사라진 택시 호출 앱 '지브로'를 떠올리며 한숨짓지 않을 수 없다).


  블록체인에 관해서도 상당히 합리적이고 균형있게, 실사구시적으로 사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 블록체인 기술을 현실에서 가장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는 기업, 가드타임의 Martin Ruubel 사장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지 않아도 된다. 블록체인은 아파트로 비유하면 재건축이 아니라 리모델링 기술이다. 불록체인이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은 기존 시스템에 통합되어 새로운 장점을 찾아가는 기술로 봐야 한다. 블록체인을 논의하면 일반적으로 암호화폐, 스마트 컨트랙트부터 떠올리지만 이보다 중요한 가치는 상호 간 신뢰성에 기반한 새로운 기술이다. (...) 블록체인 기술이라도 보안 측면에서 100%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치가나 행정가들이 100% 완벽한 사이버 방어 장치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이며 100% 안전한 사이버 보안 장치는 없다. 책임 있는 리더라면 취약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가정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잠재적 가해자 배후에는 누가 있을 수 있는지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책 129~132쪽)


  모든 행정망과 민간 DB를 연결하는 X-Road도 부럽기만 하다. 조금 구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민관 각 참여 주체들이 개인정보들을 분산 저장하되 필요할 때 당사자 동의와 기관의 승인을 통해서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건강기록은 핀란드와도 연결하여 에스토니아, 핀란드 사람들은 서로의 나라에서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핀란드인으로부터 에스토니아를 '작은 동생little brother' 정도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도를 보면 헬싱키는 탈린의 정북 방향에 있다. 비행기로는 이착륙까지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탈린의 서쪽으로는 스톡홀름이, 동쪽으로는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있다. 어떻게 한자동맹의 중심 무역항이 되었는지를 지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바다 진출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하여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한 표트르 대제가 훗날 탈린에 당도하여 '이 곳을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하고 아쉬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좌우간 이러한 것들도 우리나라의 현재 인식수준과 논의지형에서는 거의 꿈꾸기 어려운 일이다.


  책은 중언부언 나열식에, 수박 겉핥기, 용두사미가 된 감이 없지 않지만, 기자로서 할 일은 충분히, 그것도 때맞추어 신속히 잘 해주셨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이야 기회가 있으면 알아서들 할 것이고, 이제 개발자, 연구자들과 위정자들이 파고들 차례이다(에스토니아 연구정보 포털 https://www.etis.ee도 기가 막힌데, 각 분야의 연구자들이 그동안은 어떤 연구를 해왔고, 지금은 어디서 돈을 받아 누구와 함께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지를 낱낱이 보여준다. '투명성'이라는 무기를 통해 더 많은 기회와 협업을 도모하겠다는 거다.). 알고 있는 것을 어딘가에는 풀어둘 필요도 있을 것 같아 주저리주저리 간략하게나마 써보았다.


  덧1. 5장에 실린 법인 설립에 관한 여러 팁과 정보는 어느 정도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에스토니아는 정말 많은 것을 (특히 그것이 외국자본 유치에 필요한 사항이라면) 온라인에, 영어로 공개해두고 있다.


  덧2. 6장은 나머지 발트 3국 멤버인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를 짧게 다루었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 아래에서부터 리투아니아(수도 빌뉴스), 라트비아(수도 리가), 에스토니아인데, 인구도 아래에서부터 280만, 190만, 130만 정도이고, 면적과 GDP도 그 순서이며, 놀랍게도 각각 자신의 고유한 언어를 쓰기 때문에 서로 말이 안 통한다(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사람들이 각자 자기네 말로 떠들어도 소통이 되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1인당 GDP는 에스토니아가 2만 달러 정도로 가장 높다. 삼성전자가 1999년, LG전자가 2006년 리가에 진출하여 현지 법인을 두었는데, 올해 9월 우리와 라트비아가 항공협정에 서명하여 주3회 직항노선이 생길 예정이다.




  덧3. 국내서 몇 권을 보태어 본다. 책이 많이 부족하다. 티나 유진선 님의 『북유럽 셀프 트래블』은 매우 훌륭한 책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여 탈린(에스토니아) 정보가 많이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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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3세기에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1908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동물학자(세균학자) 메치니코프도 "죽음은 장에서 시작된다."고 갈파하면서 체내 세균의 균형과 건강이 인간 수명에 직결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우리 몸 안에 해로운 세균보다 좋은 세균을 더 풍부하고 다양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경과 전문의인 지은이는 소화기관의 생태, 다시 말해 장내에 사는 다양한 미생물, 특히 세균의 구성(비율)이 우리의 뇌 건강, 정신 건강에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주장한다. 비만부터 천식, 자폐증, ADHD, 우울증, 불면증, 당뇨병, 암, 알츠하이머병에 이르는 현대의 다양한 질환과 증상이, 식이섬유가 적은 서구식 식단으로 병들고 고장 난 미생물군(microbiome) 때문에 생겨났을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보인다.

  지은이는 밀가루 속 글루텐이 어떻게 뇌 건강을 해치는지를 밝힌 『그레인 브레인』을 통하여 이미 이름을 널리 알렸다(저자 홈페이지 https://www.drperlmutter.com/ 가 아주 깔끔하고 풍부하다). 『장내세균혁명(Brain Maker: The Power of Gut Microbes to Heal and Protect Your Brain-for Life)』의 논지는, 원제에 잘 드러나 있는 것처럼 그보다도 훨씬 쉽고 뚜렷하다.

  인간의 몸에는 인체세포보다 10배 이상 많은, 약 100조에 달하는 미생물이 10,000종 이상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소화관에 살고 있다. 미생물군은 인류가 지구에 등장한 이래 인류의 진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함께 변화해 왔다. 원래는 자유롭게 살던 세균이었던 미토콘드리아가 우리 세포 안에 자리잡아 어머니를 통하여 유전되기에 이른 것처럼, 미생물군도 하나의 '기관'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까지 등장했다[심각한 불균형에 빠진 미생물군을 공격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변 (미생물) 이식술'이 쓰이기도 한다. 다음 기사를 참조. 박미라 기자, "대변이식술 장내세균 생태계 복원", 메디칼업저버(2017. 10. 16.)].

  12개 뇌신경 중에서 길이가 가장 긴 미주신경(迷走神經, vagus nerve, 끄트머리 정도의 의미를 가진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vagabond에서처럼 '나그네'라는 뜻이다. 소화관을 떠돈다 하여 한자 번역어도 '길을 잃고 헤매며 달린다'는 의미를 담았다.)은, 내장신경계(장에는 무수히 많은 신경세포가 있기 때문에 '제2의 뇌'라고도 불린다)와 중추신경계의 수억 개 신경세포 간에 정보를 전달하는 일차적 경로인데, 장내세균은 이 미주신경을 통하여 그들만의 언어(화학전달물질)로 뇌와 소통한다. 일례로, 뇌의 행복물질인 체내 세로토닌은 그 80~90%를 뇌가 아니라 장의 신경세포가 만들고, 장내 유산균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조절한다.

  장내세균이 균형에 맞고 건강하면 염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이 몸과 뇌에서 덜 생산되어 염증을 기초로 발생하는 당뇨병, 암, 관상동맥질환,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질환을 줄인다. 뱃속 미생물은 장벽을 더욱 튼실하게 만들어 면역반응(염증)을 일으키는 장 누수를 막는다. 미생물은 또한,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치매 위험과 관련된 뇌성장 단백질), 비타민B12 같은 다양한 비타민과, 글루타민산염(인지, 학습, 기억 등 뇌 기능에 관여), 가바(불안을 억제하고 신경활동을 안정시키는 아미노산) 같은 신경전달물질 등 뇌 건강에 중요한 화학물질을 생산한다. 스트레스가 장을 괴롭히는 것처럼 장이 편안해야 기분도 편안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뱃속에 건강한 세균 생태계를 구축하고 가꿀 것인가. 식단을 바꾸면 된다. 바꾸어야 한다. 음식이 약이자 의사이고(食藥同源, 食醫同源), 프랑스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Jean Anthelme Brillat-Savarin, 1755~1826)의 말("Dis-moi ce que tu manges, je te dirai ce que tu es.")처럼 무엇을 먹는가가 나를 규정한다. 무엇보다도, 미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고(그러니까 채소를 많이 먹고), 좋은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를 복용한다.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발효음식(김치도 "최고의 프로바이오틱 음식 중 하나"라며 언급된다), 저탄수화물 식품, 글루텐 프리 식품, 건강한 지방도 '장내세균혁명'을 위한 전투식량이 된다. 뱃속의 건강한 미생물군이 뇌와 몸의 건강을 지킨다.

  소화가 잘 안 되고 미주신경이 종종 고장을 일으키는 한 사람으로서, 많이 와닿았다. 문제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바로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책에 나오는 구체적인 식단표, 조리법까지 지키지는 못하더라도, 어쨌든 이후 식습관, 생활습관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책에 인용된 여러 학술지 논문들을 직접 찾아 확인해보고는 싶지만, 일단 아래와 같은 정도로만 정리해둔다(그리 두껍지도 않은 책에 요약본까지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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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있다 2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 바루기 팀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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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내용이 많다. 기본적인 표현도 신경써서 정확히 가려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다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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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벗겨지면 큰일

https://korean.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83526&ctg=

일반적으로 머리 숱이 적은 사람을 가리켜 ‘머리가 벗겨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머리가 벗겨지면 큰일난다. ‘머리가 벗어졌다‘고 해야 옳다.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해 떼어지거나 떨어지다‘(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사실이 밝혀져 죄나 누명 따위에서 벗어나다‘(죽어서야 자식들에 의해 오명이 벗겨졌다)의 뜻인 반면,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머리카락이나 몸의 털 따위가 빠지다‘(머리가 벗어지다), ‘피부나 거죽 따위가 깎이거나 일어나다‘(넘어져서 무릎이 벗어졌다), ‘때나 기미 따위가 없어져 미끈하게 되다‘(촌티가 벗어지다)의 뜻이다.

‘벗겨지다‘는 ‘벗다‘의 사동사 ‘벗기다‘에, ‘벗어지다‘는 ‘벗다‘에 피동의 뜻을 가진 ‘-어지다‘가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한 경우라면 ‘벗겨지다‘라고 쓸 수 있지만, 강제적인 힘이 아니라면 ‘벗어지다‘라고 써야 옳다.

첫 문장에서처럼 ‘머리가 벗겨졌다‘고 하면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 머리 가죽이 벗겨졌다는 끔찍한(?) 뜻이 되고 만다.

그 밖에 ‘옷이 커서 자꾸 벗겨진다/햇빛에 그을어 살갗이 벗겨진다‘처럼 일반 사람들이 강제성이 없는 경우에도 ‘벗어지다‘보다 ‘벗겨지다‘를 훨씬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이는 어법에 어긋난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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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4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6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국어가 있다 2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 바루기 팀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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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병원에서 대기 중이다. 사람이 많다.
책장에 꽂힌 여러 책 중에 골라 읽고 있다.

인터넷에도 기사를 모은 페이지가 있는데, 다음은 15쪽 일부를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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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 참가, 참여
https://korean.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68971

①(회의.결혼식 등)에 참석했다.

②(올림픽.전국체전.서예대전.월드컵 대회 등)에 참가했다.

③(현실.경영)에 참여했다.

‘참석‘은 ①번 문장의 사용례처럼 어떤 모임에 들어가는 것이긴 한데 비교적 작은 규모이며 구체적이고 친밀한 모임에 함께하는 것을 말합니다. ‘참석‘이라는 단어에 ‘자리 석(席)‘자가 있는 걸로 봐 분위기가 정적(靜的)이고 정돈됐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참가‘는 ②의 예문에서 보듯이 ‘참석‘보다는 규모도 크고 움직임이 활발한 경연 성격의 모임에 더 잘 어울림을 알 수 있습니다. ‘참여‘는 추상적인 형태의 활동까지 포함한 말입니다. ③의 예문에서처럼 ‘어떤 일에 끼어들어 적극적으로 관계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국회 모습을 한번 떠올려 보죠. 활발하게 의정 활동을 하는 사람은 국정의 ‘참여자‘가 될 수 있지만 세비(歲費)는 받되 의미 없는 목소리만 큰 사람은 방관자적 ‘참석자‘일 뿐입니다.

김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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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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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OCR 테스트 2
책에 메모나 밑줄이 있으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 같네요~

남성다움 혹은 여성다움의 본질은 쉽게 분류되지 않는다.
- 앤서니 기든스

이 과감한 무지가 가능한 남자들은 ‘군대에 다녀왔으면‘ 그렇게 생각할 리 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동일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정서로 ‘규격화‘되어 있을 거라는 놀라운 생각이야말로, ‘단편화된 남성 사고‘의 전형 아니겠는가. 집단의 생각이 자신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앞세워 표현의 수위를 높인다. 당연히 이와 비례하여 이야기의 ‘수준‘은 떨어진다(41쪽).

나는 남자들이 (흔히들 말하는 것첫럼) 태어날 때부터 ‘그런 존재‘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생물학적인 ‘고유한‘ 특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 이유를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 ‘원래의 모습‘이 무엇인들, 그것이 다른 사회 구성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당연히 본능을 억제해야 하고 여기에 성별 변수가 예외적 조항이 될 수 없다. 남자와 여자가 태초부터 구분되는 것은 생식기의 차이 그리고 남자가 여자에 비해 물리력이 강할 확률이 높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 태초의 차이를 태초 이후의 차이로 확장하여, 모름지기 남자라면 다 그런 것이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있는 것은 한국에서 더 유별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 남자들이 신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것도 아닐 것인데, 원래부터 유전자가 ‘그딴 식으로‘ 만들어졌을 리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떤 ‘외부 조건‘들을 경험하면서 ‘물결치듯이‘ 남자에서 남성으로 변한 걸까? 사람마다 약간은 다르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은 ‘폭력을 참아가면서‘, ‘수치심을 느끼면서‘ 남성이 되어간다. 그래서 한국에서 말하는 ‘진짜 남자‘는 폭력에 둔감하다. 둔감하다는 것은 쌍방향이다. 폭력을 당해도 당하는 줄 모르고, 저질러도 그게 자꾸만 폭력이 아니라 한다(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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