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의 천국 1
서현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초능력은 만화에선 더 이상 낯선 소재가 아니다. 초능력과 황폐화된 미래 지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황미나 작가님의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보다 좀 더 복잡한 코드를 갖추고 있으면서 고뇌하는 영웅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며 광활한 우주가 배경이 된 대작 「레드문」, 한 때 세기말로 일컬어지던 1999년에 태어난 초능력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신일숙 작가님의 「1999년생」, 미 완결 작품으로 잊혀지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는 서문다미 작가님의 「END」에 이르기까지 초능력 세계는 매력적인 만화소재로 등장한다. 서현주 작가님의 신작 「M의 천국」은 앞서 언급한 작품들에 비하면 좀 더 현실에 가깝고, 또한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다.

  현실에서 초능력은 얼마만큼의 확률로 나타나는 걸까? 한 때 초능력자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희대의 사기꾼 ‘유리겔라’처럼 만들어낸 초능력이 아닌, 실재 초능력자를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영화나 만화의 상상력은 가끔 현실에선 절대 만족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M(Mutants)의 천국」은 바로 그 발상에서 시작한다. 초능력자가 존재하는(아니, 존재한다기보다 초능력이 더 이상 놀랄 만큼 신기한 능력이 아닌) 세상에서 펼쳐지는 갖가지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히고 설켜 있어서 어느 순간 실마리를 보이다가도 또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카리스마 있고 엉뚱한데다 가끔은 귀엽기까지 한 마법사 K의 마력(?)과도 같은 매력이 돋보였던 「I WISH」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서현주 작가님에 대한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일까. 후속 작이었던 「그들의 일상생활」과 「건드리지 마」에서는 예의 그 독특한 유머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였지만 「I WISH」의 포스가 워낙 강했던 탓인지 평범함 이상의 비범함은 보이지 못했다. 신작 「M의 천국」은 그동안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줄 만큼 시작부터 흥미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강원도 산골 과부촌에서 살던 아령은 이제 막 초능력자들이 우글거리는 서울로 상경했다. 오자마자 처음 만난 사람은 험악한 인상과 싸가지 없음으로 무장한 초능력자 텐. 게다가 아령의 눈에는 그가 가진 엄청난 크기의 날개가 포착되고, 환영을 보는 능력이 생긴다. 바로 17세 전후로 드러난다는 “초능력”이 아령에게도 생긴 것. 아령에게 초능력이 나타나고, 모모고등학교의 초능력 클럽 ‘M의 천국’에 스카웃(?)되면서 아령은 일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슈퍼 히어로가 되어 세상을 구원하는 대신 자기 자신과의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하는 초능력자들. 이들은 초능력 특별전형으로 대학을 가고 국가공인 초능력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며(자격증을 따지 못하면 20세 이후에는 초능력이 지워지므로), ‘M의 저주’라고 불리우는 약점도 가지고 있어 인간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갑자기 초능력자가 된 아령과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치명적인 약점으로 마음과는 다르게 말하는 텐의 이야기가 1권에서 그려진다. 이들 뿐 아니라 다른 ‘M의 천국’의 멤버들-강도인, 공초류, 고신남, 은지하-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기다려진다. 텐의 본명은 뭘까? 가장 싸가지 없는 캐릭터인 고신남은 의외로 가장 다정다감하고 정의로운(?) 캐릭터가 아닐까? 작년에 있었다는, 잘 나가던 클럽을 순식간에 쫄딱 망하게 한 사건은? 그리고 신비에 쌓여있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에 대한 강한 기대감!! 다 같이 “M"의 세계로 가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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