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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신경숙 외 지음 / 명필름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 섬에서 태어나..어느 정도 자라서 작은 소도시로 이사해서 그 때서야 버스를 타고 다녔다..교통 수단이 오로지 배 뿐인 단절된 공간에서 자라다가 바퀴가 달린 지상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타게 되었을 때의 흥분감은 좀처럼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암튼.. 재작년이던가.. 작년이던가..이 영화의 개봉을 꽤나 기다렸던 듯 하다..
물론.. 성과는 그닥 좋지 않았으나.. 그래도..느낌은 고스란히 이 책에 박혀 있는 듯 하다..정류장이라는 장소.. 그리고.. 정류장에 서는 버스..혹은.. 버스를 기다리는 곳.. 정류장..사람들은.. 제각기.. 같은 것을 다르게 기억하고 다르게 본다..그런 사실이 새삼 놀랍게 느껴지기도 한다..나는 버스같은 사람일까? 아니면 정류장에 더 가까운 사람일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곱씹으며 생각했다..사람들의 인내심이 짧아져 긴 호흡을 가진 책 보다도..짧은 이야기가 여러 편 다양하게 담긴 뷔페같은 책을 더 선호하게 되었을까..
아니면 나의 취향이 진득하니 기다리지 못하게 된 것일까..암튼.. 이 책은 그런 기호에도 맞아 떨어져..꽤 오래.. 혼자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