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엄마 불안한 아이
남정하 지음 / 문예춘추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화내는 엄마 불안한 아이

"화나는 엄마들에게 던지는 화 지침 가이드"



육아의 세계에 몸 담은지 이제 겨우 7개월이다. 벽을 잡고 일어서는 아이를 보면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번진다. 나는 아이의 엄마가 아닌 아빠의 입장이기에 그 입장이 조금은 다르다.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는 아내를 볼 때면 안쓰럽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지금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아이가 크고 자신의 주장이 생기면서 말을 안 듣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분명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아직 7개월 아이를 키우면서 이러한 책이 이른감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자. 아이와 감정이 골이 깊어 졌을 때 이 책을 읽는 다면 좀 늦지 않았을까? 미리 이런 책을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후회를 하지 않을까? 그렇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가 우려하는 상황을 만났을 때 잘못된 행동을 할지 모른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미리 준비하는 현명한 엄마가 되자.

아이를 키우면서 화를 아이에게 표출하는 엄마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 말썽 피우는 아이, 사고치는 아이는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성장 과정일 것이다. 엄마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항상 함께 생활하는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도 없다. 잘못된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말을 듣지 않는다면 화가 나기도 하고 화를 내야하기도 한다. 화가 날 수는 있지만 그 화를 잘 조절하고 잘 이용해야 한다.

부모가 화내지 않고 자녀를 키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절대 화내지 않겠다는 원칙 때문에 오히려 화를 더 자주 낸다. 화는 아주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다. 엄마도 화날 수 있다. (p21)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에 자책하는 엄마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구절이다. 우리는 화날 수 있다. 엄마는 화날 수 있다. 그러니 자책하거나 우울해 할 필요 없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임을 이해하고 조절을 시작해보자.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이와의 연애라고 생각하면 어떨가. 연애는 다른 누군가와 사귀는 과정이다. 상대가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고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한다. 한 뱃속에서 나온 아이들도 기질이 다르고 성격이 천차만별이다. 부모와 자녀의 성격이 같은 것이란 착각은 금물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 사이의 연애다. 상대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서로의 합일점을 찾아가는 그 험난한 과정이라고 말이다.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다. 그 불완전한 아이의 인격체와의 연애는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만큼 행복한 연애도 없을거다.

지금 기분이 어떤지, 무엇을 원하는지 감정을 물어보고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풀어지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그만큼 감정을 묻는 일이 중요하다. (p120)

두 가지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엄마가 화난 경우와 자녀가 화난 경우다. 엄마가 화났을 때는 화를 잘 다스리고 엄마가 화난 이유에 대해서 자녀의 입장에서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짜고짜 화만 내는 엄마의 모습이 좋을리 만무하다. 반대로 자녀가 화난 경우는 엄마의 스킬이 필요하다. 감정의 단어를 사용하여 아이에게 접근한다. 먼저 아이의 편이 되어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공감해주도록 하자.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론이다. 실전의 세상에 이 이론을 적용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아이와 하루 종일 씨름하고 쌓여가는 피로와 스트레스는 화를 부추긴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매번 화를 내는 엄마가 될 수는 없다. 인지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자녀를 위한 것과 더불어 엄마를 위한 일이기도 하며 나아가 가정을 위한 일이다.

공감의 힘은 대단하다. 육아로 지치고 힘든 엄마들을 위해 이 책은 힐링을 선사한다. 왜냐하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한게 아니었구나. 아이를 키우면서 화를 잘 못 다스리는 엄마가 나뿐만은 아니구나. 화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야. 다른 엄마들도 이런 고민이 있구나. 등 책이 좋은 점은 공감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 - 말문 늘리기편 영어회화의 기적
정회일 지음 / 비욘드올(BEYOND ALL)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


"영어 원서 읽기의 도우미를 만나다"

영어 원서를 호기롭게 구매한 적이 있다. 다니엘 스틸의 책들이 영어 공부하기에 좋은 원서라고 하여 약 10만원 정도의 돈을 들여 10권 넘게 책을 구매했다. 모두가 예상하듯 그 책은 색이 점점 바래지고 있으며 책장의 한 켠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원서를 읽겠노라 다짐했던 나의 용기는 이미 온데간데 없고 원서 읽기의 어려움을 뼈져리게 느꼈다.

단어를 아는 것만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문장의 구조 파악이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되겠지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평상시에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을 외우면서 하자니 그 실효성에 의문이 생기고 의심부터 들기 시작했다. 열심히 해도 될까말까인데 의심부터 하고 있는 나였다.

3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은 좀 다르다. 영어회화에 접근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해 원서 읽기를 추천하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다. 쉬운 책이라 자존심 상해할 필요 없다. 우리 수준보다 높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서 읽기가 수월하고 이해하는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이 책은 패스해도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어를 좀 한다는 사람들도 막상 읽으려고 하면 쉽지 않을 것이다.

최대한 쉽게 표현하고자 했다. 간결하게 문장들을 표현하면 이해가 쉽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듯 덧붙여지는 뜻을 단계별로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문장이 이해가 된다. 숙달을 통해 충분히 한 문장씩 익혀 나간다. 한 문장이 한 문단이 되고 책 한 권을 마스터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원서 산다고 돈 쓰지말자. 인터넷 상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원서가 많으니 조금만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서 및 번역본까지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마스터해보자. 나처럼 원서 여러 권 살필요 없다. 종이책이 사고 싶다면 꼭 한 권만 살 것을 권한다. 

영어회화에서 중요한 점 하나, 자신이 말하고 싶은 말을 생각없이 말하기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생각한 후에 영어로 다시 생각하는 과정이 아닌 바로 영어로 생각나는 바를 말하는 경지가 바로 영어 회화일 것이다. 한국어로 생활하고 말해온 우리에게 참 힘들다. 연습을 통해 꾸준히 노력하면 도착하리라 그 목표에.

24일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영어 원서 읽기 공부 책이라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영어 초중급에게 알맞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또 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행복이란 그 흔한 단어가 특별해지는 달콤한 마치의 마법" 



책을 모두 읽고 난 후 나는 한 동안 멍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마치 꿈을 꾼 듯한 느낌에 쉽사리 책의 여운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가벼운 내용이라 생각했고 가볍게 읽었으나 결코 이 소설은 쉽게 쓰여지지 않았음을 책을 읽은 사람은 알 수 있다.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과 편하게 읽히는 내용에 금세 책을 완독했다. 참 쉽게 읽혔다. 쉽사리 생각해 낼 수 없는 스토리이며 쉽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빈틈을 노리고,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스미노 요루'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읽고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이상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본다. 호러냐는 둥 제목이 이상하다는 둥 좋은 책을 함께 나누고 싶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또 다시 그런 책을 만나버렸다. 표지가 마치 만화를 연상하게 하고 내용을 중반부까지만 읽은 사람들은 분명 이 책이 가진 무게를 가벼이 여길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끝까지 읽지도 않고 덮어 둘 사람들에게 내가 맛본 감동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좋은 책은 나눠야 하건만 여간 쉽지 않다.

 

한 소녀 '고야나기 나노키'와 꼬리가 반 밖에 없는 고양이 '그녀'와의 동행이 소개된다.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들 정도로 소설은 발랄하며 작가가 만든 세계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똑똑한 소녀 나노키에게는 친구가 많다. 아바즈레 씨와 퉁명스런 미나미 언니, 그리고 맛있는 과자를 구워 주시는 할머니가 있다. 학교가 끝나고 언제나 나노키는 고양이와 함께 아바즈레 씨를 찾아 간다. 할머니도 찾아가고 미나미 언니를 만나기도 한다.

 

행복은 제 발로 걸어오지 않아~ 그러니 내 발로 찾아가야지~

너무 많이 나와서 귓가에 맴도는 듯한 이 노래는 나노키가 즐겨 부르는 노래 구절이다. 이상하리만큼 행복에 집착하는 듯한 이 소녀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한다. 아바즈레 씨에게도 묻고 미나미 언니와도 대화하고 할머니에게도 이야기를 듣는다. 이 어린 소녀에게 왜 그렇게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필요한지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 알 수 있었다.

'키류'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겁쟁이다. 똑똑한 소녀 나노키에게는 키류는 불의에 맞서지 못하는 겁쟁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데도 자꾸 숨기는 키류의 모습이 나노키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바보같은 친구들의 놀림에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는 키류의 모습이 답답하다. 그런 키류에게 나노키는 같은 편이 되어주기로 결심한다. 키류와 친구가 되어가는 그 과정에 친구 아바즈레 씨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유채꽃이 만발한 그림의 한 켠에 씌인 'live me'의 의미는 상당히 로맨틱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떠오르기도 했고, 기욤 뮈소의 작품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일본 특유의 감성이 깃들어 있으면서도 작가만의 고유한 매력과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깊은 여운을 남기면서 계속 생각나게 했다.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일들이 현실처럼 우리 앞에 펼쳐 놓은 작가 "스미노 요루"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은 90분 숙면의 기적
니시노 세이지 지음, 조해선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숙면에도 방법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잠을 잘 못잤다","피곤하다","졸리다" 등 잠과 관련되어 일상 생활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매우 허다하다. 나 역시도 잠을 잘 자는 것 같은데 항상 피곤을 달고 사는 편이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느낌을 달고 산다.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제대로 잠자기' 위해서다.


'그냥 뭐 푹 자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수많은 과학자들이 수면 연구에 덤비지 않았을 것이다. 수면에는 법칙이 존재하고 과학이 함께한다. 수면 과학의 세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사실들이 많지만 우리가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많은 정보들은 이미 밝혀져 있다.


숙면에서 가장 중요한 점 한 가지는 잠에 든 후 90분에 있다. 그 90분 얼마나 질 좋은 잠을 잤느냐가 다음 날 컨디션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90분의 질 좋은 잠을 위해 우리는 책에서 제시하는 몇 가지 방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한 2가지>


1) 목욕은 취침 90분 전에 : 22시에 15분간 40도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다. 24시에 잠자리에들고 10분 후 잠든다.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된다. 심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된다. 족욕도 좋다. 양말은 숙면에 방해된다. 머리열을 식히기 위해 메밀 베게를 추천한다.

모두가 몸의 온도와 관련되어 있다. 몸의 온도가 0.5도 올라갔다가 내려갈 때 숙면에 도움이 된다. 


2) 뇌를 쉬게하자 : 잠들기 전 뇌가 쉬어야 몸이 쉰다. 

수면 전 지루함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같은 행동 반복은 도움이 된다.  가은 옷, 같은 음식, 같은 포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하라.




<숙면을 하기 위한 아침 각성>


1) 아침에 알람은 2개를 맞춘다 : 7시 기상이라면 6시 40분에 미세한 소리로 짧게 설정, 7시에는 일반적인 알람을 설정한다.

2) 아침 햇빛을 쏘이자 : 햇빛은 각성의 중요한 요소다.

3) 아침에는 맨발로 바닥을, 찬물에 손을 씻기

4) 음식을 꼭꼭 씹어 먹자.

5) 중요한 일은 오전에 처리하자.

6) 저녁을 거르지 말자.

7) 밤에 먹는 차가운 토마토




위 내용은 책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한 정보다. 위의 정보들은 수년의 연구 결과에 의해 나온 결과물이다. 90분의 수면은 그 날의 잠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 결과물들을 토대로 우리는 오늘 당장부터 시도해 볼 수 있다. 일상 생활을 살면서 잠에 들지 못하는 이유는 참 많다. 야근, 회식과 같은 회사 생활, 시험과 과제물 등 학교 생활, 중요한 발표와 만남들 등의 일상 생활들을 우리의 숙면을 방해하기 좋은 방해꾼들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을 잘 숙지하고 하나씩 실천한다면 나도 모르게 활기찬 하루의 문을 열고 있을지도 모른다. 각성과 숙면의 패턴을 몸에 익히고 실천한다면 우리의 삶의 질은 한 단계 높아져 있을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늘 당장 알람을 두 개를 맞추련다. 목욕도 잊지 말아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끔, 오늘이 참 놀라워서 - 황선미 첫 번째 에세이
황선미 지음 / 예담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가끔, 오늘이 참 놀라워서


황선미 첫번째 에세이집 <가끔, 오늘이 참 놀라워서>



첫번째 에세이집이라는 말에 속아선 안된다. 초보작가가 낸 첫 작품이라고 오해하면 안된다. 그러한 점을 노린 것일까? 초보인 척 독자들의 뒷통수를 칠 요량일지도 모른다. 황선미 작가는 이미 전 세계가 사랑하는 작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모두가 한 번은 들어봤을 제목이다. 2000년에 출간되어 160만부가 팔린 책이다. 물론 동화이지만 운 좋게 사랑받은 것만은 아니다. 그녀의 내공이 담겨있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알 수 있다. 황선미 작가는 진정한 베테랑임을. 


작가 황선미는 마흔 일곱 동갑 내기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또한 아이들의 엄마로 살고 있다. 동화 작가로 활동하며 그간 써온 글들을 모아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366페이지의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나는 작가로도 살고 촌부로도 살고 아내로도 어머니로도 산다.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의 딸이다. (p97)

요즘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읽어야 하는 소설보다 생각날 때 문득문득 부담없이 펼치는 에세이집에 손이 더 간다. 만남에 부담이 없는 친구를 보는 느낌이랄까? 불편한 느낌이 없고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존재다. 이런 에세이집을 읽고 있노라면 작가의 삶을 엿보는 느낌도 든다. 앞에 마주앉아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 듣다가 졸리면 자면 그만이다. 내일 못다들은 이야기를 이어서 들을 수 있다. 조급하지 않고 여유롭다. 에세이집의 매력에 이미 빠져버렸다.

겉으로 보기에 시골은 평온하다. 사람들이 순하고 넉넉하고 정이 넘친다는 편견이 우리에게 있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 시골 생활 첫해의 슬픈 그림이 이웃집 농부였다는 사실은 아마다 잊기 어려울 것 같다.(p109)

이웃집 농부 이야기는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귀농 후 이웃집의 농부 아저씨가 제초제를 먹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평온하고 무탈하다 생각한 시골도 결국은 사람사는 곳이다. 각자의 설움이 있고 말 못할 고통이 있다. 일찍 친구가 되었더라면 괜찮았을까 하는 의미없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감당키 힘든 상황이라도 일상은 이어지고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일상이란 
공기와 같은 축복임을 때닫는다. (p154)
친구가 김치통을 돌려주며 석류를 건낸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친구의 남편은 항암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울먹이는 친구를 별스레 위로하진 않는다. 메마르고 단단한 석류 껍질 안에 알알이 반짝이는 석류를 먹으며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나를 위해 빈 자취방 연탄불을 피우고 간 스물 두살이었던 친구를.

"책들의 무덤을 보고 왔어" (p291)

황선미 작가, 그녀의 작가로서의 생각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니 나름 풍족한 삶을 살고 있을거라는 나의 착각을 송두리채 앗아갔다. 3부의 "어른의 꿈도 진행 중" 부분에서는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힘든 출판 시장과 강연과 간간히 들어오는 인세를 제외하고는 넉넉하지 않다. 고독하고 쓸쓸함이 느껴진다.


무심한 듯 툭툭 내던지는 그녀의 화법이 매력적이다. 가볍게 시작하지만 결고 가볍지 않은 글들이다.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한 방 얻어 맞은 기분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듣고 오랜 시간 생각을 했다.

에세이의 매력이 푹 빠졌다. 짧은 단편 이야기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야기의 몰입을 위해 등장인물들을 파악해야 하는 수고가 없으며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녀를 통해 전해 듣는다. 카페에서 만난 친구와 수다를 떠는 느낌이랄까.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집에 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그런 친구와 같은 존재를 만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