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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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행복이란 그 흔한 단어가 특별해지는 달콤한 마치의 마법" 



책을 모두 읽고 난 후 나는 한 동안 멍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마치 꿈을 꾼 듯한 느낌에 쉽사리 책의 여운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가벼운 내용이라 생각했고 가볍게 읽었으나 결코 이 소설은 쉽게 쓰여지지 않았음을 책을 읽은 사람은 알 수 있다.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과 편하게 읽히는 내용에 금세 책을 완독했다. 참 쉽게 읽혔다. 쉽사리 생각해 낼 수 없는 스토리이며 쉽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빈틈을 노리고,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스미노 요루'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읽고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이상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본다. 호러냐는 둥 제목이 이상하다는 둥 좋은 책을 함께 나누고 싶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또 다시 그런 책을 만나버렸다. 표지가 마치 만화를 연상하게 하고 내용을 중반부까지만 읽은 사람들은 분명 이 책이 가진 무게를 가벼이 여길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끝까지 읽지도 않고 덮어 둘 사람들에게 내가 맛본 감동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좋은 책은 나눠야 하건만 여간 쉽지 않다.

 

한 소녀 '고야나기 나노키'와 꼬리가 반 밖에 없는 고양이 '그녀'와의 동행이 소개된다.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들 정도로 소설은 발랄하며 작가가 만든 세계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똑똑한 소녀 나노키에게는 친구가 많다. 아바즈레 씨와 퉁명스런 미나미 언니, 그리고 맛있는 과자를 구워 주시는 할머니가 있다. 학교가 끝나고 언제나 나노키는 고양이와 함께 아바즈레 씨를 찾아 간다. 할머니도 찾아가고 미나미 언니를 만나기도 한다.

 

행복은 제 발로 걸어오지 않아~ 그러니 내 발로 찾아가야지~

너무 많이 나와서 귓가에 맴도는 듯한 이 노래는 나노키가 즐겨 부르는 노래 구절이다. 이상하리만큼 행복에 집착하는 듯한 이 소녀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한다. 아바즈레 씨에게도 묻고 미나미 언니와도 대화하고 할머니에게도 이야기를 듣는다. 이 어린 소녀에게 왜 그렇게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필요한지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 알 수 있었다.

'키류'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겁쟁이다. 똑똑한 소녀 나노키에게는 키류는 불의에 맞서지 못하는 겁쟁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데도 자꾸 숨기는 키류의 모습이 나노키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바보같은 친구들의 놀림에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는 키류의 모습이 답답하다. 그런 키류에게 나노키는 같은 편이 되어주기로 결심한다. 키류와 친구가 되어가는 그 과정에 친구 아바즈레 씨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유채꽃이 만발한 그림의 한 켠에 씌인 'live me'의 의미는 상당히 로맨틱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떠오르기도 했고, 기욤 뮈소의 작품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일본 특유의 감성이 깃들어 있으면서도 작가만의 고유한 매력과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깊은 여운을 남기면서 계속 생각나게 했다.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일들이 현실처럼 우리 앞에 펼쳐 놓은 작가 "스미노 요루"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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