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리튼 키
미치오 슈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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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튼 키

슈스케의 교묘한 트릭이 환상적이다





사이코패스가 주인공인 소설이라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 사이코패스의 심리 상태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각종 상을 받아 이름을 익히 듣게 된 미치오 슈스케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저자의 각종 트릭이 숨어 있다. 사이코패스라는 선입견에 우리는 교묘하게 마련된 트릭에 뒤흔들린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어야 한다. 거울 속의 내가 나인듯 남인듯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오른손을 다운재킷 가슴팍에 넣어 셔츠 아래의 왼쪽 가슴을 눌러봤다. 심장은 여전히 느리게 뛰었다. 아무리 위험한 짓을 해도 이 심장 박동은 빨라지지 않았다. (중략)

"너 같은 사람들 뭐라고 하는지 알아." (중략)

세이코엔의 뜰에 있던 어두운 창고 속에서 그녀는 그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사이코패스라고 해."

p16

세이코엔이라는 소위 보육원에서 자란 사카키 조야는 이 책의 주인공이자다. 그리고 그는 사이코패스다. 위험한 행동에도 심장 박동의 변화가 없고 이를 주변 사람들이 눈치채지만 그럭저럭 사회에 적응하면서 잘 살고 있다. 이런 조야의 모습을 알아채고 보듬어 주는 히카리 누나는 조야의 첫사랑이다.



책의 중반부까지 조야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이코패스 조야는 자신이 세이코엔에서 자라게 된 원인 제공자의 행방을 알게 된다. 뱃속에 8개월된 조야를 품은 어머니에게 산탄총을 쏴 죽인 남자다. 조야는 사이코패스의 사고 회로가 작동한다. 그 남자가 어머니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남자를 죽이고 싶다.

"난 준페이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너라고 생각해."

p137

히카리 누나의 이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 직감의 힘은 예리하면서도 무섭다. 이 말을 차라리 하지 않았더라면 어떠했을까. 조야를 이해하는 히카리의 입장에서 조야에 대한 믿음이 남아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직설적인 히카리 누나의 모습에 우리는 앞으로 벌어질 비극의 기운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책의 중반부를 지나면서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트릭에 속은 내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헛웃음이 나면서도 기분 좋은 트릭이다. 지금까지의 믿음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다. 예상하지 못한 등장 인물이 상황을 순식간에 역전시킨다. 그리고 그 새로운 등장인물의 시각으로 이야기는 진행되며 급물살을 탄다. (더 이상의 스토리는 강력한 스포이기에 더 적을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다.)

"너희도 괜찮을 거야."

어머니의 말이 진실이기를.

"괜찮을 거야."

조금이라도 진실이기를.

p315

마지막 어머니의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자식을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저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기를, 지금보다 괜찮은 삶을 살기를 바랄 것이다. 조야가 처한 상황을 보고 어머니의 마음이 가장 쓰라릴 것만 같다. 그래도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조야의 모습에 위안을 건네고 싶을 것이다.



스펙타클하면서도 가슴 뭉클해지는 스토리가 압권이다. 내가 사이코패스 사고 방식이 탑재된 조야의 입장이 되어 접근을 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코패스의 성향에서 조야는 많이 개선되었고 스스로 이겨내고 있다. 후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이 깃든 그 '괜찮을 거야'라는 말이 가슴을 때린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처음 들으면 재능은 환경과 상관없이 개화한다는 사례 같지? 프로 피이니스트가 된 사람은 음악과 인연이 없는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성공했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유전적인 소양 같은 건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재능을 가졌는데도 한쪽은 음표도 읽을 줄 모르잖아."

분명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이코패스가 되는 것도 일종의 재능이라면, 모두가 그 재능을 개화시키는 건 아냐. 진짜 사이코패스가 되는 건, 그 재능을 훌륭하게 꽃피운 경우뿐이지."

p166

어쩌면 흔할 수 있는 사이코패스 소재를 한 껏 잘 활용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난 후 이 대목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환경에 따라 유전적 소양 같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사이코패스의 유전적 소양을 갖고 태어 났다 할지라도 살아온 환경에 따라 주변 사람에 따라 어떻게 될지는 정말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스켈리튼 키는 둥근 기둥의 사각 톱니가 달린 키를 지칭한다. 옛날에 만들어진 워드 라물쇠라는 단순한 구조의 자물쇠는 스켈리튼 키로 대부분 열 수 있어서 '여벌 열쇠'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이 키가 가진 숨은 의미가 참 오묘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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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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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결코 가볍지 않은 깃털에 대한 이야기





'깃털 도둑'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책의 제목으로는 선뜻 책 내용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세상에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인 '플라이 타잉'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고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모두 실화다. 그럼에도 소설과 같이 반전이 숨어 있고 흥미로운 스토리가 담겨 있다.



옮긴이는 범죄 다큐멘터리 장르라고 말한다. 나 역시 이 의견이 동의한다. 에드윈이 박물관에서 새들을 훔치게 되는 과정과 그 역사적 배경까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깃털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이 어찌 이렇게 강렬할 수 있을까 싶다. 책의 마지막에 첨부한 새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생물의 기본 욕구가 아닐까 싶다.



'제1부 죽은 새와 부자들' 을 읽으면서 왜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을 말하고 있나 싶었다. 에드윈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말 필요한 정보들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제2부 트링박물관 도난사건'에서 에드윈 사건이 자세하게 나온다. '제3부 진실과 결말'에서는 에드윈 사건 이 후 저자의 탐험이 담겨 있다. 깃털에 대한 사람들의 병적인 열망과 희귀종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의 시작, 그리고 플라이 타잉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책장의 마지막을 덮을 때 비로소 모든 연결고리에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나는 속임수와 거짓말, 위협과 루머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가도 좌절하기를 수없이 반복한 뒤에야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물론, 아무리 값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이해하게 됐다.

나는 결국 5년의 시간을 보낸 뒤에야 트링박물관에 있던 새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p23)

프롤로그는 에드윈 사건의 전말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저자의 말을 통해 트링 박물관에 대한 궁금증이 샘솟는다. 강렬한 도입부다. 에드윈은 왜 박물관에 새들을 훔치러 들어갔을까. 그 새가 어떠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저 아름다운 깃털을 갖기 위함이었을까. 수많은 의문점이 생겨났고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에드윈은 인터넷 세상을 접하고 나서야 자신처럼 '진짜' 깃털에 집착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p114)

에드윈의 깃털에 대한 집착은 다름아닌 플라이 타잉 때문이다. 플라이 낚시에 사용되는 미끼를 만드는 활동이다. 새들의 깃털을 묶어 플라이 미끼를 만드는 작업이다. 그런데 이 플라이 타잉에 사용되는 재료가 바로 깃털이다. 희귀할수록 가치가 높고 아름다움을 가졌다는 것은 전 인류의 법칙일 것이다. 희귀할수록 값어치가 나가며 사람의 욕망에 불을 지핀다.

플라이 타잉은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니다. 상당한 시간을 쏟아부어 깃털 구조를 관찰하고, 플라이를 디자인 하고, 하나의 플라이 안에 우리가 정확히 원하는 것을 모두 담아내도록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가는 집념의 작업이다.

(p119)

에드윈이 한 말이다. 플라이 타잉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허나 취미에 몰두한 경험을 돌이켜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취미 생활을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하는 우리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플라이 타잉계에서 이름을 날린 에드윈에게 플라이 타잉은 취미 활동을 넘어선 자신의 열정이 깃든 또 다른 자아와도 같은 활동이다.



그러다 에드윈은 박물관의 새들을 훔치게 되고 새들의 깃털을 인터넷에서 판매한다. 한달여 시간이 흘러 박물관에서 도난 당한 새들이 있음을 인지하게 되고 에드윈의 흔적을 찾아낸 경찰은 결국 에드윈을 검거한다. 여기서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에드윈 재판에 내려진 형량에 있는데 변호사의 능력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몇 주가 몇 달이 되고, 몇 달이 몇 년이 됐다. 그동안에도 사라진 새들을 찾겠다는 내 집념은 점차 자신만의 의지가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자랐다.

(p257)

에드윈 재판이 모두 종료 되었음에도 이 책의 저자 커크 윌리스 존슨은 의문을 갖는다. 모든 새를 다 찾은 걸까? 행방이 묘연한 64점의 새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으로 에드윈의 숨겨진 행방과 사라진 새들의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우리 나라의 추적60분과 같은 느낌이랄까. 에드윈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에드윈의 친구 롱 응우옌과의 연결고리를 추적해 일부 새들의 실체를 파악하게 된다.



이를 추적해 가는 저자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된다. 에드윈 사건 자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고 처벌 받아 마땅하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점이었다. 박물관에서 새를 훔치는 것이 큰 대수냐는 것이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박물관에서 공개하지 않고 수량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새를 훔친 것이 중죄로 볼 수 있느냐는 의견이었다. 그러한 의견에 나 역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다.



'깃털 도둑' 하나로 시작된 이야기가 생각보다 다양한 논쟁거리를 던진다. 멸종이 되는 종을 보존하는 것이 왜 필요한가, 박물관에서 하는 일에 대한 의미, 불법으로 정의된 상거래를 묵인하는 거래 사이트, 아름다움에 목마른 사람들의 행위들, 정신병으로 법망을 피해나가는 사람들 등 가벼운 깃털 하나가 우리에게 참 무거운 의미를 던진다.



이런 장르는 매우 새롭고 색다른 시도라 생각한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논픽션이며, 고증이 기반된 논픽션 부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매우 귀중한 책이다. 책을 다양하게 읽은 사람만이 이 책을 진가를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논픽션을 이렇게 소설처럼 재미있게 쓰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해줄 수 있을까. 이 책의 진가를 알아 볼 수 있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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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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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포

피체크의 소설은 단연코 최고다





피체크에 대한 극찬이 스릴러 마니아들에게 들려온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지 않을 수 없는 극찬의 실체를 직접 확인했다. 책을 읽고난 후 감상평을 한마디로 감히 표현하자면 "피체크 소설은 최고다".



어떤 수식어를 피체크 앞에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 반전을 좋아하는 나에게 정말 선물과도 같은 소설이다. 반전이 끝도 없이 펼쳐지고 범인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 주인공인 엠마 스스로도 믿지 못하겠으며 등장인물 모두가 '이발사'가 될 수 있다.



도대체 몇 번 속은 것인지 모르겠다. 피체크는 독자가 생각하는 방식을 통제하고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끈다. '이럴줄 알았어'라는 말을 내 뱉을 수 없도록 반전에 반전을 장치했다. 누구도 이 덫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철저하게 피체크가 마련한 통제된 길로 우리는 따라 갈 수 밖에 없다.

엠마는 정신과 의사로서 자신의 중증 편집증을 잘 알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정신의학 박사였고, 병적으로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되는 공상허언증과 더불어 편집증은 그녀의 전공 분야였다. 엠마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는 환자들을 수없이 치료했다. 그 병이 어떻게 치료되는지 그녀는 아주 잘 알았다.

(p66)

여성을 대상으로 강간하고 머리를 깍고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 일명 '이발사'가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엠마는 정신과 의사다. 엠마는 이발사의 피해자가 되어 머리를 깎이고 강간을 당했지만 죽지 않았다. 편집증 증세를 호소하는 엠마는 일상 생활이 어려워 집에서 은둔한다. 이런 엠마에게 한 소포가 도착하면서 멈출 수 없는 급박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정신과 의사가 스스로 제일 잘 아는 분야의 정신병에 걸린 상황. 벽장 속의 상상의 인물 '아르투어'를 만난 어린 시절부터 엠마는 이미 정신병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유능한 외과 의사도 부러진 자신의 팔을 수술할 수 없는 것처럼 엠마도 스스로 자신의 병을 치유하지 못한다.

특히 판매 부수를 높이려고 잘못된 정보와 거짓말을 대서특필하는 신문, 급하게 짜깁기된 모든 자막 뉴스, 트위터, 블로그, 아무도 검증하지 않고 거짓을 크게 외칠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되는 인터넷 상의 소문들. 그것들이 앞장서서 거짓말을 퍼뜨렸고 나중에는 일간지, 주간지, 텔레비전 방송국까지 뒤를 따랐어. 그들 역시 거짓말을 했지. 수사 중인 형사들의 부탁으로.

(p284)

우리는 너무 쉽게 믿는다. 뉴스 기사로 나온 내용을 거리낌없이 받아들인다. 피체크가 깔아 놓은 거짓 정보를 우리는 순수하게 믿는다. 그 덫에 우리는 빠질 수 밖에 없다. 이 착각의 덫이 이렇게 재미날 수 있다니, 이게 스릴러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닐까.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반전의 연속에 나는 홀랑 소설에 빠졌다. 누군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며 어지럽고 힘들기만 한 놀이기구를 왜 타는지 모르겠다며 싫어하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놀이기구를 타고 즐긴다. 트릭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마술을 보고 놀라며 환호한다. 우리는 피체크의 마법에 빠져 즐겁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피체크가 준비한 놀이기구에서 한껏 혼란함을 느끼고 내려오면 된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피체크 소설을 만나야 한다. 정말 강력 추천한다. 나는 그저 <소포>로 피체크를 만났다는 자체에 감사하다. 어서 그의 다른 소설들 <내가 죽어야 하는 밤>, <차단>, <눈알수집가>, <노아>를 읽어보고 싶다.

전부 다 착각이라고? 호텔방의 남자, 주사, 통증, 피. 그렇지? 어쩌면 임신했다는 것도 거짓말일 수 있겠네. 그것도 환상에 불과했던 거야. 그렇지? 그리고 다락방에서 나는 벨 소리도 내 귀에만 들리는 환청이고...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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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판다 여왕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5
수산나 이세른 지음, 마리아나 루이스 존슨 그림, 고영완 옮김 / 북극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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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판다 여왕

판다 여왕을 잠 재우는 방법은?





북극곰 출판사에서 낸 <잠 못 드는 판다 여왕>은 4세 이상의 아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각종 동물들을 캐릭터로 한 스토리가 참신하고 재미있습니다. 판다곰, 원숭이, 너구리, 고양이, 두루미, 호랑이, 개구리, 코끼리, 캥거루, 악어, 하마 등 일러스트 동물 캐릭터들이 등장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좋습니다.





궁전에서는 며칠째 아무도 잠을 못 잤어요.

아무도 잠을 자지 않는 판다 여왕의 왕국입니다. 제단사는 바느질을, 요리사는 떡을, 집사는 청소를, 왕실 고문은 글을 씁니다. 여왕이 잠을 자지 않기에 신하들도 잠을 잘 수 없답니다. 잠을 못자는 여왕은 기분이 나쁘고 짜증을 냈답니다.




여왕을 잠들게 하는 자는 진주가 가득 든 가방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왕실 고문은 여왕을 잠들게 하는 자를 찾고자 글을 널리 퍼뜨립니다. 그리고 그 소문은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갑니다.




해먹을 흔들수록 여왕은 어지럽기만 했어요.

세계 곳곳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동물들은 판다 여왕을 재우기 위해 각자의 노력을 쏟습니다. 코끼리는 해먹을, 양치기는 양을 세고, 호랑이는 지루한 전설을 들려주었답니다. 하지만 모든 노력은 소용이 없었답니다.




여왕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판다 여왕을 재우기에 실패했답니다. 그러나 결국은 판다 여왕을 재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신하들도 여왕도 잠을 자며 달콤한 휴식을 가졌답니다. 과연 어떤 방법이 판다 여왕을 잠들게 했을까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양한 동물들도 만나고,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잠 못 드는 판다 여왕>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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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단편선 - 영혼을 깨우는 이야기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미숙.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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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단편선




미야자와 겐지(1896~1933)는 일본의 동화작가, 시인이자 교육자였다고 한다. 다양한 동화를 집필했고 3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작품들은 사후에 널리 알려졌으며 국민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그의 작품 중에서 <은하철도의 밤>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다양한 출판사의 고전 시리즈에서 그의 작품을 빼놓지 않고 내놓고 있다.



총 6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은하철도의 밤>, <돌배>, <요다카의 별>, <바람의 아들, 마타사부로>, <첼리스트 고슈>, <고양이 사무소> 이 중 2편 <은하철도의 밤>과 <바람의 아들, 마타사부로>가 가장 기억에 남아 아래에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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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의 대표작인 <은하철도의 밤>을 빼놓고 그를 이야기할 수 없다.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 매우 인상깊은 작품이다. 사색적이며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은하철도의 밤은 편안하게 읽기 시작했지만 내용이 가볍지 않고 묵직했다. 소설이 내포하는 의미들의 모두를 내 자신이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비교적 가벼운 동화의 형태로 이루어졌지만 소설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깊이가 꽤 깊었으며 심오한 내용이었다.


어, 이건 어디에도 없는 대단한 표인데요! 이 표는 진짜 천상까지 갈 수 있는 차표입죠. 천상뿐 아니라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통행권입죠. 이것만 있으면 이런 불완전한 환상 4차원 세계의 은하철도 따윈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습죠. 그대는 대단하시네요.

(p59)

주요 내용은 조반니와 캄파넬라의 은하철도 여행이다. 이게 꿈 속인듯 아닌듯 은하철도를 타고하는 여행이 마냥 신나게 느껴졌다. 여행 중에 새잡이를 만나기도 하고 청년과 남매를 만났으며, 등대지기도 만난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처음에는 낯설었다. 책을 모두 읽고난 뒤 다시 읽는 이야기들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이 책은 한 두번 읽는 것으로 끝낼 책이 아니다.

무엇이 행복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죠. 아무리 괴로운 일이라도 그게 옳은 길로 가는 도중에 생긴 일이라면, 오르막길이든 내리막길이든 모든 것이 진정한 행복에 다가가는 한걸음이니까요.

(p67)

행복은 다양하게 책 안에서 만나는데 여기서도 빠질 수 없는 주제다. 천국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행복이란 단어를 빼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꿈에서 깨어 캄파넬라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사실을 조반니는 알게된다. 자신의 간 밤에 꾸었던 꿈에서의 은하철도 여행은 망자들과의 마지막 여행이었던 것이다.



이 짧은 단편이 내뿜은 후폭풍은 어머어마 했다. 모든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조반니의 모습이 과연 나라면 어떠했을까 싶다. 기독교적 사후세계 내용을 함께 담고 있다. 천국으로 향하는 은하철도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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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마타사부로

미야자와 겐지 단편선에서 기억나는 또 하나의 단편은 바로 <바람의 아들, 마타사부로>다. 아주 특별할 것 없는 잔잔한 이야기지만 반대로 이 소설을 통해 내가 잠시 전학생이 되어 어린 시절로 돌아가 즐긴 기분이다.



어느 날 전학 온 빨간 머리의 5학년 사부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소소한 일이다. 작은 시골 마을에 전학생은 호기심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 아이는 빨간 머리에 당당한 기세다. 사부로의 움직임은 바람을 일으키는 신비한 현상이 나타나고 아이들은 사부로가 바람의 아들이기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쟤는 바람 신이야. 바람 신의 아들이 분명해. 저기에 아버지와 둘이 살면서 바람을 일으키는 거야."

"무슨 헛소리야?"

(p174)

말들이 뛰노는 푸른 초원이 떠오르고 천둥 번개가 휘몰아 치는 날씨도 지나고 힘든 고비를 넘기면서 아이들은 모험 넘치는 시간들을 보낸다. 사부로가 일으키는 바람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아이들은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홀연히 아버지와 함께 사부로는 전학을 가버린다. 그럼에도 바람은 멈출 줄 모른다.



어린 아이들의 상상력이 부러울 정도다.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고 어른들은 코웃음치지만 정말 바람의 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러한 상상력은 무한한 작품들을 이끌어 낸다. 실제 이 소설을 모티브로 다양한 작품들이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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