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다! 귀염뽀짝 이모티콘 만들기 된다! 업무 능력 향상 200%
정지혜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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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귀염뽀짝 이모티콘 만들기

나도 만들 수 있는 이모티콘






이모티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개인이 이모티콘을 만들고 이모티콘 시장에 올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개인 작가도 인기 스타가 되기도 한다. 누구나 이모티콘 시장에 호기롭게 도전할 수 있는 열린 시대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족을 위한 이모티콘을 제작해 올려보고 싶은 작은 욕심이 있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판매의 목적보다는 내가 직접 만든 이모티콘을 사용해보고 싶은 작은 욕심이 생겼다.



이 책은 초보자를 위한 책이며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사람 캐릭터, 동물 캐릭터를 그리는 방법부터 그림판, 포토샵으로 이모티콘 만드는 방법, 캘리그래피, 사진으로 이모티콘 만드는 방법, 움직이는 이모티콘 만들기, 마지막으로 만든 이모티콘 올리는 방법까지 일련의 과정을 차곡차곡 담고 있다.



멘트 넣기, 글자에 효과 넣기, 필터 넣기 등 세세한 예시를 통한 설명은 이해가 쉽다. 물론 기본적으로 그림 솜씨가 좋아야 하겠지만 이는 나의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니 늘어날 것이라 믿고 일단 하나씩 따라해 보련다.



가장 궁금한 부분은 실제 작가가 어떻게 작업하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인터뷰를 통해 질문과 답변을 다룬 페이지가 있다. 자기소개, 아끼는 이모티콘 소개, 사용하는 프로그램, 작업하는 방식, 앞으로의 계획, 소감 등 작가들의 소개를 통해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샘솟았다.

당신도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취미로 그림 그리며 돈 벌고 싶은 직장인

- 문제지 귀퉁이에 낙서를 즐겨 하는 학생

- 아기 얼굴로 이모티콘을 만들고 싶은 엄마, 아빠, 조카 바보

- 반려견, 반려묘로 이모티콘을 만들고 싶은 애견인, 애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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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 글로벌 거지 부부 X 대만 도보 여행기
박건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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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글로벌 거지 부부의 대만 도보 여행기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는 달동네에 살고 있는 부부. 9살 연상 연하 커플이자 아내는 일본인 미키, 남편은 한국인 박건우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서울에서의 생활을 보내는 이 부부는 세계를 두 다리만 믿고 도보 여행을 한다. 텐트로 야영을 하고 카우치서핑(사이트 가입자끼리 숙박을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숙박을 해결하고 하루 1만원으로 음식을 해결한다. 현지인들에게 구호물품을 받아 끼니를 해결하기도 하고 위험한 길은 히치하이킹으로 지나가기도 한다.

정릉 달동네.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도시가스 비공급 지역이다. (중략) 그래서 결심했다. 올겨울에는 비교적 따뜻한 대만에 가서 지내기로. 근사한 계획이나 넉넉한 경비 따윈 없다. 그저 생명이 끊기지 않기 위해 버티던 겨울을 사람답게 지낼 수만 있으면 된다.

'서울' 중에서 (p10)

아무리 백수라고 하지만 정말 일을 안하고 여행만 하며 사는 것일까? 더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그러한 듯하다. 그런데 왜 나는 이 부부의 삶이 부럽게 느껴지는 것일까. 집나가면 개고생이라던데. 그들은 고생을 자처한다. 쉽게 히치하이킹으로 다닐 수 있지만 굳이 도보 여행을 한다. 딱 필요한 만큼만 가방에 넣고 간다. 너무 많으면 힘들기 때문이다.



이 부부의 여행기는 참 신기할 정도다. 대만이라는 나라의 인심이 좋은 것인지, 배낭 여행자들에게 왜 이렇게까지 호의적인 것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나에게는 의문 투성이었다. 도시에 살아가는 내 입장에서 대만 사람들의 인정이 매우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가까이에 이웃이 생긴 것은 반가웠으나, 가스 배출이 자유롭지 못했다. 혹여 이웃에게 피해를 끼칠까 봐서였다. 반면, 이웃집에서는 뭐가 자꾸 새어 나오는 느낌이었다. 역시 대륙에서 와서 그런지 규모가 보기 드문 누출이었다.

'핑둥' 중에서 (p207)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도보 여행 중인 이 부부를 사람들은 응원하고 간식을 나눠주고 잠자리를 제공한다. 아무 대가없이 그저 나누어 준다. 우리 나라의 시골 인심과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 나라 시골도 과연 이들처럼 이방인에게 베풀까 싶다.



이 책에서 단연 돋보이는 하나는 저자의 글솜씨다. 유쾌하고 장난기어린 글이 참 매력있다. 일본인처럼 생긴 한국인 박건우 저자의 숫기없다는 모습이 어떨지도 궁금해진다. 또한 아내 40의 나이에도 강한 미키의 해맑은 미소가 눈이 선하다.


대만에 온 지 3주가 지나자 이제는 경찰서를 편안하게 들락거릴 수 있었다. (중략) 서장님은 전화를 끊자마자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나갔다. 다시 나타났을 때는 양손 가득 음식을 들고 있었다. 일부러 옆 마을까지 가서 우리에게 먹일 음식을 사 온 것이다. 게다가 씻을 수 있도록 샤워실을 개방해주고, 지도상 가야 할 길까지 예습시켜주었다. 다른 나라 사람에게까지 친절한 이들의 호의는 생각할수록 놀랍기만 하다.

'화롄' 중에서 (p129)

우리 나라의 경찰서도 과연 이럴까. 커피를 내어주고 국수도 사주고 샤워실도 내어주고 텐트 칠 수 있는 자리도 내어주는 아낌없이 주는 경찰서다. 도대체 왜 그들은 이렇게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일까. 대만이라는 나라이기에? 도보 여행자라는 이유 하나로? 이 책을 통해 대만의 정을 느끼고 사람의 정을 느낀다.

도착일까지 며칠 남지 않으면 관광객 기분을 느낄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 와서도 그게 되질 않았다. 잘 곳 미해결, 부피 큰 짐들, 한정된 예산 등의 문제가 있으면 도무지 관광할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나마 미키가 이런 면에서는 나보다 긍정적이라서 관광지의 겉이라도 훑지, 나 혼자였으면 고개만 돌리고 지나쳤을 것이다.

'신주' 중에서 (p324)

관광으로 방문하는 대만과 도보 여행으로 만나는 대만의 모습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책을 통해 도보 여행을 간접 경험한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괜시레 내 마음이 설렌다. 기존에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한 나의 선입견도 사라졌다. 내 인생에서 이들처럼 도보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도 하기 힘든 도보 여행을 나중에 나이가 더 먹어서 할 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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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일간의 대장정은 참 숨가쁘면서도 마음은 여유로웠다. 강풍의 위력에 몸이 휘청거리는 듯한 체험을 했고 온천물에 몸을 담그는 듯한 따스함도 느꼈다. 그들 스스로 글로벌 거지 부부라 말하는 모습이 그저 당당하고 멋있게 보인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꿈이다. 그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은 대만의 길 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1000km가 넘는 거리를 걸으며 대만에서 쌓은 추억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부부는 다른 책 <글로벌 거지 부부>에서는 인도, 라오스, 태국을 무일푼으로 여행한 내용도 담았다고 한다. 또한 대만에 가기 7주 전에는 스페인 순례길을 걸었다고 한다.



그저 부럽다는 생각만 들고 이들처럼 실천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려 한다. 도보 여행을 못하는 내 처지가 참 아쉽다. 짧게 나마 여행을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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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실험 -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실험한 어느 괴짜 과학자의 이야기
딜런 에번스 지음, 나현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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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토피아 실험

어디에도 없는 장소 '유토피아'






에너지의 고갈로 세상이 종말할지 모른다는 학자들의 주장을 종종 듣는다. 자칫 허무맹랑해 보이는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될까.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저자 딜런 에번스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유토피아 실험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허무맹랑하고 뭔가 비이성적 행동처럼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이는 그의 생각은 묘한 끌림과 설득력이 있다. 유토피아 실험이 실패로 끝남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만 그 과정이 궁금해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실험을 하나 시작할거야."

"그래그래, 무슨 실험인데?"

지구 종말 이후의 삶을 실험하는 거야."

수화기 반대편에서 침묵이 흘렀다.

'애덤' 중에서 (p85)

내 주변 사람이 지구 종말 이후의 삶을 실험한다고 하면 어떨지 생각해 봤다. 저자 '딜런 애번스'의 동생처럼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하다 아무 말도 못할 것 같다. 허무맹랑해 보이고 왜 해야하는 것인지 의문이 앞설 것 같다. 이 책을 읽지 않고 이런 말을 듣는다면 평생 그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현대 첨단 기술 사회에서 무작위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전기도, 석유도, 정부도 없는 세상에 대처해 나아가는 모습이었다.

'애덤' 중에서 (p86)

유토피아 실험에서 만난 사람들은 참 다양했다. 위대한 영의 가르침이 우선인 '애덤', 노아의 방주 증후군으로 세상의 종말이 우선인 '에그릭', 근처 오두막으로 이사온 여자친구 '보'를 포기할 수 없는 이 책의 저자 '딜런 에번스' 등 누가 정상이고 비정상인지 구분이 모호해지는 그들은 함께 유토피아 실험 안에 있다. 그들은 유르트(게르)를 짓고 생존을 위한 구상을 한다.



모든 공동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듯 하다. 한 주제를 가지고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고, 각자의 의견만을 주장한다면 하나로 통합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유토피아 실험을 위해 모인 사람들 역시 다른 생각들로 인해 서로 대립하게 되고 하나로 뭉쳐지기는 쉽지 않았다. 종교에 대해 지내는 방식에 대해 등 서로 다른 견해가 존재했다.



유토피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닉이 장작을 패다가 도끼로 손가락을 찍는 사고가 일어났다. (중략) 대개 당연하게 여기는 소독약과 기타 몇 가지 단순한 현대 의약품이 없으면 경미한 상처도 치명적일 수 있다. 작은 상처라도 감염되면 패혈증으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봄' 중에서 (p184)

유토피아 실험에서 이러한 사고는 이 실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대의 병원과 의약품없는 태초의 삶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문명이 붕괴된 세상에 대한 실험이지만 문명의 도움이 없이는 죽을지도 모르는 유토피아 실험의 현실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어느 정도까지 규칙과 규율을 정해야 하는 것일까란 의문이 든다. 물론 누구나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이 곳을 떠날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하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도 그 자유, 자율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다.

애초부터 과학 기술의 혜택을 경험해본 적 없이 사는 것과 이미 누려본 과학 기술의 혜택 없이 사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수렵 채집 시대의 조상들은 이이팟을 그리워하지 않았지만 유토피아에서의 나는 분명 아이팟이 그리웠다.

'봄' 중에서 (p197)

이 대목에서 유토피아 실험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문명이 붕괴했다고 한들 집 짓는 기술이 후퇴할 것도 아니거니와 누리고 살던 모든 것들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사용하고 싶은 아이팟을 포기하면서 지내는 것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유토피아 실험을 원시주의와 동일시 하는 설정부터 이미 어긋난 것이 아닐까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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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도 언급했지만 문명의 붕괴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개인적 기질이 비관주의적 성향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 성향들의 모임은 공동체가 나누는 대화, 토론,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 작은 공동체도 사람 간의 견해 차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 한 가족 안에서도 그러한데 서로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자급자족하는 상황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직접 체험하기 힘든 유토피아 실험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생각해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성공의 사례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간접적 실패 사례도 큰 도움이 된다. 유토피아 실험은 그 단어가 이미 포함하는 뜻인 "어디에도 없는 장소"라는 점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유토피아 실험에도 결국 문명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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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지혜 - 삶을 관통하는 돈에 대한 사유와 통찰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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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지혜

돈에 대한 모든 생각






자본 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은 과연 무엇일까. 돈에 대한 철학을 다룬 책은 많이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이 끌렸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돈에 대한 이야기가 그저 궁금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왔다. 돈에 대한 수많은 철학과 관점들로 인해 어지러울 지경이다. 이제 이 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돈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알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돈을 잘 모르겠다.






교황 프란체스코는 "금융의 보이지 않는 지배"와 사유재산을 명목상 규탄했지만 로마 카톨릭은 이러한 모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가령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나는 돈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난한 사람을 도우려면 돈이 필요하고 신앙을 널리 전하는 데에도 돈이 듭니다."

'장식과 금욕' 중에서 (p37)


천주교 모태 신앙인 나에게 성당은 모순 투성이었다. 종교와 돈의 연결로 돈의 민낯을 보기에 충분하다. 로또를 구매하는 신부, 아이들 행사비를 줄이고 자신의 방의 냉장고를 바꾸는 사제 등은 내가 직접 목격한 사례다. 산해진미와 좋은 술을 즐기고 호사를 누리는 주교, 추기경, 교황들은 돈의 노예가 아니고 무엇인가. 돈에 구속되어 살아가는 것은 종교인도 다를바가 없다는 점에 항상 모순을 바라보며 한탄했다.



금욕을 중시하는 천주교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금붙이와 장신구다. 과거 교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모았고 부를 늘렸다. 카톨릭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예시를 만날 수 있다. 광활한 이슬람 사원과 신전, 왕궁들을 보아 별반 다름이 없음을 눈치챌 수 있다.





자본주의는 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의 위계에 따르는 이기심의 조직화로서 가장 완벽한 질서이면서도 우리가 당신의 영광에 대하여 설정할 수 있었던 가장 인간적인 질서입니다.

'문명의 요인' 중에서 (p124)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자본주의는 현 질서를 세운 존재다. 돈은 회유의 수단, 보상의 수단, 회유하고 달래는 요소로 사용된다. 위계질서가 돈에 의해 확립이 되었다. 상위층으로 단계 상승을 위한 처절한 희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인간의 존엄성에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노예 제도가 폐지된 것도 결국 돈 때문이라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그 노예 제도가 자본주의에 녹아든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자본주의는 자발적인 노예들을 만든 질서 확립의 도구가 아니었을까.





1974년에 미국의 리처드 이스터린은 국민총생산 증가와 행복감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연구자로서 명성을 얻었다. 고소득은 만족감을 보장해주지 않을뿐더러 유해한 효과를 미칠 여지가 있다.

'행복과 웰빙의 혼동' 중에서 (p147)

요즘 대한민국의 모습을 통해 국민총생산 증가와 행복감 사이의 관계가 없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과거 가난하고 힘들었던 대한민국이 오히려 더 행복했다는 말이 나온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나라가 부강하여 국민총생산이 증가했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찌 더 불행해진 모습만 비친다.



돈이 행복을 줄 수 있는지 묻는 연구자 중에서 금전적 보상을 포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돈과 행복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마음 한 켠에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의심의 조각을 모두 지우기는 힘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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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참 재미난 녀석이다. 꼭 필요하지만 유동적인 것, 악마로 돌변할 수 있는 것, 독이자 해독재라는 표현까지 돈과 관련된 이야기는 참 무궁무진하다. 적당한 돈이 있으면 되는 것인데 그 적당함이 참으로 어렵다. 충분하다는 돈의 양은 정말 어느 정도일까. 불공평한 분배의 죄를 지닌 돈. 그렇다. 이 돈이란 것이 재분배가 잘 이뤄진다면 돈은 죄를 씻게 된다. 돈이 죄를 씻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돈을 신성시하지 말 것, 지나치게 사랑하지도 말고 혐오하지도 말 것, 이것이 지혜다.

'감당해야 할 정신분열' 중에서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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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 - 네 마음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줄게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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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까지 행복해 봤니

우리는 어디까지 행복해본 사람인가





프롤로그에서 파울로와 수녀님의 이야기는 어린 우리의 마음을 달랜다. 지금 당장 원하고 갖고 싶은 것들을 기도한다고 신을 들어주지 않는데도 우리는 기도를 해야한다고 수녀님은 말한다. 어린 아이가 울면서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부모는 모두 들어주지 않는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때에 부모는 아이에게 원하는 것을 내어 준다.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의 모습이 그러하다. 우리의 모습이 울면서 떼쓰는 어린 아이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여행가이자 작가이자 마음 전문가 저자 곽세라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디까지 행복해본 사람이냐고 묻는다. 물론 해리의 질문이다. 이 한 구절이 마음 속 깊숙히 들어왔다. 내가 행복해본 만큼 다른 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그 말에 가슴이 울컥한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한다는 생각 이전에 내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 그 행복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갈구하게 되는 것일까.


행복한 사람이 되어서 가면 세상 어디든 행볼할 거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신발과 같아. 먼저 신발을 신어야 어디든 갈 수 있지 않니? 밑창이 튼튼한 신발을 신은 사람은 가시덤불이 나와도, 얼어붙은 강을 만나도 웃으며 성큼성큼 건널 수 있다. 불행한 채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맨발로 길을 떠나는 것과 같아.

'행복을 향해 가지 말고 행복을 신고 가라' 중에서 (p44)

어딘가로 떠나기에 앞서 우리는 행복의 신발을 구비해야 한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바로 행복이다. 큰 공감이 되는 구절이다. 불행하다면 떠나지 말라 말한다. 행복해진 이후에 그곳에 가라고 한다. 우리는 항상 그곳에 가서 행복을 찾으려고만 했다. 트렁크에 고이 모셔둔 행복의 신발을 먼저 신고 나아가야 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것은 그런 데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 격변의 시기에, 그 발전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누가 의연하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꿈을 꾸고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니? 다들 더 갖겠다고 아우성칠 때 고요히 차나 한 잔 하면서 마음의 안부를 묻던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니?

'너의 꿈에 우표처럼 붙어 있어라' 중에서 (p67)

에세이와 자기계발서는 방향이 참 다르다. 성공을 쟁취하고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제공하는 자기계발서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행복을 찾고 자신을 위로하는 에세이집은 정말 서로 다르다. 저자가 빌게이츠를 찾아갔다면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까. 워렌 버핏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까. 가능은 하겠다만 깊이있는 견해는 해리,파루, 야란이 한 발 더 앞설 것이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천리 앞을 보는 장님, 해리도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고요한 상태, 마음의 안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해리의 가르침은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행복에 가까워지게 돕는다.




행복을 추구하는 순간, 당신은 불행해질 것이오. 행복을 '추구해야 할 것'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오. 행복은 누리는 것이오. 숨처럼 쉬는 것이오. 느끼고 기억하시오. 그저 '이미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오.

'행복을 추구하는 순간, 당신은 불행해질 것이오' 중에서 (p86)

행복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그 행복을 마주하지 못하고 행복을 찾고 있다. 행복에 대한 생각을 달리할 때 비로소 행복이 보인다. 우리는 오른쪽 눈을 찾기 위해, 어머니의 사랑을 찾기 위해 떠나지 않는다. 항상 우리와 함께 하는 소중한 것들을 알아차리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까르마파는 통통한 얼굴의 젊은이였다. (중략) 나는 그에게 물었다.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눈 감고도 알 수 있는 걸 물었다는 뜻일까? 눈도 뜨지 않은 채 그는 답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됩니다."

'버킷리스트보다 급한 건 독버섯리스트' 중에서 (p106)

행복해지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까르마파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일상 생활을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참 어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행복해진다는 말에 큰 공감이 되면서도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먼저 떠오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행복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지만 그러할 수 없는 현실때문에 혼란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요즘 사람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자기가 뭘 원하는 지 모르는 게 당연해. 원하는 법을, 꿈꾸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니까. 부모도, 학교도 생계를 잇는 법만 가르칠 뿐, 사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아. 무언가를 가슴이 타들어가도록 원한 적 있어? 한 점 의심 없이 내 것인 꿈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설레어봤어?

'꿈을 꾸는 법부터 배우고 와' 중에서 (p186)

내가 진심으로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딘지 모를 끝을 향해 우리는 달려가고 있다. 그 끝이 어딘지 모른다. 생계를 위해 뛴다. 꿈을 꾸는 법이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보건데 잘 모르겠다. 어제 구매한 레고가 나의 꿈인가. 차를 바꾸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게 꿈이 될 수 있을까. 꿈을 어떻게 꾸어야 하는 것인지 우리는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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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그 두 글자의 의미에 대해 알고자 저자는 여행을 떠나고 조언을 구한다. 그들의 대답이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 되고 생각하게 한다.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밥을 먹는 것 만으로도 나는 이미 행복한 사람일 수도 있으며, 가족 모두 건강한 것 자체가 나는 행복에 겨운 사람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종종 잊고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만 고민하고 스스로를 의문 속에 가두는 듯 하다.



내 주변을 바라보는 시각의 교정이 절실하다. 나를 바라보고 내 주변을 바라보고 내 가족을 바라보는 변화가 필요했다. 가진 것에 행복할 줄 아는 지혜를 배웠고, 행복을 진정으로 찾아가는 그 첫걸음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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