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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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건강한 자존감, 진짜 멋진 삶을 찾아가기




모범적인 중고등학생, 서울대 학생, 고등학교 교사, 30대엔 학자의 삶을 살아온 저자 최유리는 30대 후반 정체성 혼란, 낮은 자존감, 쇼핑 중독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만나고 인정하게 된다. 모범적인 삶을 살아온 그녀는 왜 그토록 흔들렸던가. 진정한 나를 만나는 방법, 허울 뿐인 자신을 바라보기, 샤넬백이 아니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찾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공주가 된다는 것. 그건 만화영화 속 어린 공주들이 어른들에게 가치 있는 사람으로 존중받듯, 내 감정이 아무리 유치하더라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존중받는 것을 말한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공주가 되어야 한다.'

p25

핑크에 광기어린 집착을 보이는 저자는 어린 시절 충족하지 못한 자신의 정신적 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충족받지 못한 그 무언가는 어떤 형태로든 미래의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뒤늦게 키덜트의 삶을 사는 삼사십대의 장난감 사랑을 종종 보곤 한다. 어린 시절 충족되지 못한 장난감에 대한 욕구가 경제적 여유를 보장 받는 시기에 폭발하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 정신적 지지는 자존감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스스로 가치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정신적 지지만큼 훌륭한 교육도 없다고 생각한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도, 몸매도, 그리고 내가 선망했던 샤넬백도 아니었다. 패션의 완성은 자존감이었다. (중략) 샤넬백은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입는 사람, 트랜드와 상관없이 내 옷을 입는 사람, 그래서 무슨 옷을 입든 빛나는 사람. 난 그런 사람이 되기로 했다.

p40

이 책에서 가장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이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다. 자존감은 수치화 되지 않기에 선뜻 알아차리기 쉽지 않은데 깊은 대화를 하다보면 상대의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들은 스스로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트랜드로서의 놈코어 룩이 사라지더라도 정신으로서의 놈코어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따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래도록 지속됐으면 좋겠다.

p100

잡스의 단일 패션 사랑을 놈코어의 한 예라고 한다. 놈코어는 평범함의 '노멀'과 철저함의 '하드코어'의 합성어로 화려하게 입지 않아도 멋진 사람에 대한 선망이다. 잡스의 획일적인 패션에 사람들은 오히려 열광한다. 그가 가진 멋진 철학과 재능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아우라를 장착할 필요가 있다. 비싼 것을 갖는 것에서 진화하여 우아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바람처럼 우리는 우리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매진할 수록 빛이 날 것이다.


난 카페에 앉아서 우리가 수다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다. 언젠가부터 옷 얘기, 화장품 얘기, 남의 결혼 얘기, 자기 자녀와 남의 자녀 진학 얘기, 연봉 얘기, 남의 험담은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행복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행복할까? 어떻게 하면 우리가 내면의 평정심을 지킬 수 있을까? 아마도 우리가 언젠가부터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은 이런것들이 우리의 행복과 무관함을 절로 터득해서인지도 모르겠다.

p218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좋은 수다도 없다. 시시콜콜한 얘기도 필요하지만 우리들에게 필요한 얘기를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복을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돈 얘기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패턴이지만 시간이 흘러 그 언젠가는 돈 얘기가 필요치 않고 그저 행복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지 않을까?

*****

패션의 선두주자인 저자는 패션에 대한 꿀팁들이 함께 책에 담겨 있다. 여러 내용들 중 '정체성 찾기'와 '샤넬백 말고 진짜 내 가방 찾기'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정체성 찾기'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내용이다. 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내 자신을 발견해 나갈 수 있다. 나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SF 반전 영화를 좋아하며, 슬픈 발라드 음악을 좋아하고, 단정한 옷 스타일을 좋아하며, 3개월 안에 죽는다면 내 주변 사람들에게 떠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저 하나씩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정체성 찾기에 큰 도움이 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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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유튜브 부업왕 - 소소한 용돈부터 월세 수익까지 현직 유튜버의 영업비밀 대공개!
수다쟁이쭌(문준희) 지음 / 진서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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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유튜브 부업왕

유튜버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튜버 등 유튜브(YouTube)와 관련된 용어들이 대중화 되었다. 연예인들도 유튜브 세상에 뛰어들고 어린이들은 유재석보다 도티가 더 좋다고 하니 세상은 참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국 어린이들의 장래희망 1위가 유튜버이며 한국에서도 장래 희망 상위권에 유튜버가 자리하고 있다니 유튜버가 되는 것인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정말 늦은 거다' 라는 방명수의 어록에 굴하지 않고 우리는 유튜브 부업왕을 꿈꾼다. 수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가 되는 일은 사실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소소하게 월세 수익 정도를 바라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복권을 구매하지 않고 일확천금의 꿈을 꾸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우리는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왕초보 유튜브 부업왕>은 유튜브 부업의 대중화를 이끈 선구자 문준희(수다쟁이쭌)의 책이다. 누구나 유튜브 부업왕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 성공사례들을 알려주고 있다. 유튜브의 기본부터 수익 창출까지 큰 흐름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으며 실전 노하우까지 담겨 있기에 아주 유익하다. 이 책을 통해 나 역시 현재 동영상을 제작해 보고 있다.

왕초보 유튜버가 해야 할 일은 영상을 꾸준히 제작해서 업로드하며 구독자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p27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일주일에 2~3건의 동영상을 업로드 하라고 한다. 그리고 초보자의 경우 3분 정도의 영상을 업로드 하라고 권한다. 처음부터 너무 긴 영상을 만드는 것은 욕심이라 말한다. 3분이라는 영상을 제작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직장인에게 꾸준히 매주 2~3건의 3분짜리 동영상을 만드는 일은 정말 큰 노력이 요구된다.





직장인 유튜버가 되어보자


동영상의 최종 화면 부분에 <구독> 버튼과 추천 동영상을 추가해야 합니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영상의 최종 화면 부분에 내가 시청한 영상과 비슷한 주제의 영상을 이어볼 수 있는 추천 동영상과 해당 유튜브 채널의 구독을 요청하는 <구독> 버튼이 떠있는 것을 많이 봤을 것입니다.

p250

영상 대본 작성, 동영상 촬영 방법, 장비 선택, 프리미어 프로를 활용한 동영상 편집 방법, 유튜브 채널 개설, 동영상 업로드 방법, 썸네일 제작, 재생목록 만들기 및 수정하기, 댓글 활용하기, 애드센스 활용 수익 창출하기, 수익 정산받기 등 실전 유튜버가 되는 기본부터 실전까지 다양한 정보를 책 한 권에 꾹꾹 눌러 담았다. 이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쉬울 수 있지만 처음 접하는 왕초보에게 모든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친절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된다.




구독 버튼, 추천 동영상 추가하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초기에는 구독자가 적어서 시청 시간과 조회 수 확보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상을 몇 번 올리다가 채널 운영을 포기하는 분들이 많죠.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p286

채널을 처음 만들었을 때 초보자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른다. 관련 커뮤니티 카페 혹은 타 홍보 수단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저 꾸준힌 영상 업로드를 한다고 채널이 활성화 되지 않는다. 홍보는 필수다. 장작불을 처음에 붙이기가 어렵 듯 포기하지 않고 불을 지펴야 한다. 홍보할 때 대놓고 홍보하지 않아야 하며, 관련 없는 커뮤니티에 홍보는 역효과임을 명심하자.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한 유튜브 채널 접근이 많기에 이 역시 유념해야 한다.




유튜브 채널 브랜딩



나의 욕망이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욕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그들이 원하는 타이밍에 정확히 제공해 주는 것. 그러면서 힘을 빼고 재빠르게 제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속가능성과 생산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p402

유튜브 롱런의 가장 핵심을 기억해두고 싶다. 시청자가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 가장 기본이면서 어려운 일이 아닐까. 보고싶은 영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일이 유튜브의 핵심이며 가장 어려운 일이다. 꾸준히 노력해 그들이 뭔하는 바를 알아 채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왕초보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구독자 수가 폭발하는 그 날이 분명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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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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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빛바랜 추억을 꺼내 감성을 나누다





영화를 만들고 글을 쓰는 김종관의 에세이다. 2012년 출간했던 <나는 사라지고 있습니까>의 개정 증보판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는 빛바랜 사진을 꺼내어 과거를 회상하는 아련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저자 김종관의 감수성이 잘 드러나는 글들은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톡톡 건드린다. 옛 동네를 산책하듯 저자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다. 그저 흘러가는 일상의 가락을 잡고 들춰보다 다시 그 일상을 흘려 보낸다. 어쩌면 보잘 것 없는 일상의 특별함이 지금은 더 아름다게 나에게 다가온다.

사람은 어떤 낯선 공간에서도 자기의 기억 속 무언가를 꺼내어 일치시킨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일본의 지하철 안에서 별안간 군대 내무반 냄새가 나는 식으로.

Holding on to Yesterday (p78)

전혀 연관성 없는 낯선 공간과 냄새가 무의식적으로 연결되는 기억의 소환을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길을 지나다 문득 깡통을 보고 옛 사랑을 끄집어 내듯, 아침 햇살의 달콤함에 쓰디 쓴 아메리카노를 떠올리 듯, 우리는 닮은 듯 서로 다른 기억 속 무언가를 일치시키며 일상을 흘려 보낸다. 이 세상은 결국 나의 기억 안에서 존재하기에.

완벽하게 좋은 순간, 그것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은 스러져가는 환영을 일어버리지 않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일루셔니스트> (p136)

우리에게 언제나 올 수도 있지만 항상 오지는 않는 '완벽하게 좋은 순간'. 일상의 한 자락에서 그 순간이 찾아 올 수도 있고, 여행지에서도 문득 올 수도 있는 그 순간. 그 순간 내 옆에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은 정말 천운이 아닐까. 그래서 그런걸까. 나는 모든 일들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하고 싶다. 재미있는 영화나 드라마 보기, 책 읽기, 청소하기 등 일상의 사소한 것들까지도 함께 하고 싶다. 스러져가는 환영이 아닌 내 옆에 만질 수 있는 사랑을 영원토록 나누고 싶다.

난 이곳에서 가끔 라디오를 산다. 오천 원짜리든, 만 원짜리든, 새롭지는 않지만 멋스러운 그냥 싸구려 라디오를 사서는 선심 쓰듯 친구들에게 선물한다. 주파수를 받아내 변변치 못한 스피커로 증폭시키는 작은 라디오를 친구들과 나누어 가지는 것이야말로, 황학동에서 발견하는 진짜 행복이다.

선물 (p152)

이 글을 보고 황학동에 가보고 싶어졌다. 과거의 유물들을 구매하면서 부리는 사치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 지인에게 이런 추억의 선물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선물을 받는 사람은 어쩔지 모르겠지만 추억이 깃든 선물을 하는 입장에서는 여튼 만족스럽다. 상대가 만족스러운 선물을 하기란 참 어렵다. 그렇다면 선물을 하는 입장이라도 좀 만족 스러우면 그리고 행복하다면 나쁘지 않은 일이지 않은가.

기억을 한다는 게 대수인가 뭐...

우리가 이렇게 다시 한 번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

밤을 걷다 (p235)

누군가를 보고 싶은 마음에 꿈 속에서나마 만나보는 일. 상대가 기억하는지는 사실 중요한 일이 아니다. 비록 이미 죽어 아무도 모른다 할지라도 그저 한 번 만나 같이 있을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그 마음.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에 우리는 너무 집착하며 살아가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저 그 순간 좋은 것이면 만족스러운 것인데.

*****

카페에 앉아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옆에 앉아 있는 아내에게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들고,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니는 아이의 모습에 그저 행복함이 샘솟는다.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여 주는 것은 결국 내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보인다.



내 안에서 잠자는 감수성을 끄집어 냈다. 유독 이 책을 읽고 추억이 떠오르고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를 다독인다. 언제나 나오고 싶던 마음 속 감성이 건들여지는 순간 한껏 풍부해진다. 가을 날 공원에서 읽고 싶고 나누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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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VS 80의 사회 - 상위 20퍼센트는 어떻게 불평등을 유지하는가
리처드 리브스 지음, 김승진 옮김 / 민음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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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VS 80의 사회

불평등 사회의 상위 20프로의 전략과 위선




자본 주의 사회에서 계층은 존재할까? 물론 존재한다. 상위 1프로, 상위 20프로, 그리고 나머지 80프로로 나눌 수 있다. 혹은 상류층, 중상류층, 중하류층, 하류층으로도 나눌 수 있다. 계층으로 구분된 이 사회에서 우리는 상위 1프로에게 부를 분배하지 않는다며 손가락질 한다.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상위 20프로에 있다. 상위 1프로에 속한 사람들은 상위20프로에 속한 그룹과 시시각각 교환된다. 허나 상위 20프로는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고 한다. 20과 80 사이의 유리 바닥은 계층 이동을 어렵게 한다. 상위 20프로와 나머지 80프로와의 대결 구도를 지닌 이 사회의 모습을 속속들이 파헤쳐 본다.



이낙연 국무 총리 추천 책이다. 나 역시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자본 주의 사회의 불평등을 저지하는 계층의 전략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꿰뚫고 있다. 정확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이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미국 기준 연 11만 달러(한화 약 1억3천만원)의 연봉을 받는 다면 상위 20프로에 속한다고 한다. 한국은 물론 그 기준이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하위 80프로에 속한 듯 하다.

*****

우리가 기회를 사재기하면 우리 아이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아이들은 기회가 차단되어 피해를 본다. 우리 아이가 동문 자녀 우대로 대학에 가거나 연줄로 인턴 자리를 잡으면 다른 아이들은 그만큼 기회가 줄어든다. (중략) 너무나 많은 미국의 중상류층이 자신과 자녀의 성공을 전적으로 본인의 재능과 머리와 노력 덕분이라고 굳게 믿는다.

1. 문제는 상위 20퍼센트다 / 불공정한 기회 사재기 전략 (p28)

우리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아 참 아쉬운 마음이다.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지만 도덕적으로 불편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 상위 20프로의 저항은 상당하다.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온다면 거절할 수 있을까? 그저 도덕적인 문제가 있을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나 역시도 솔깃해진다. 도덕적 책임을 회피한 이들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상위 20프로의 중상류층은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그리고 그 기회가 다른 아이들에게 가지 못한다는 것,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이 가능한 것일까.

상위 1퍼센트는 현재 미국 전체 부의 37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는데 1960년대의 33퍼센트보다 비중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중상류층의 부도 상당히 증가했다. 경제학자 에드워드 울프의 추산에 따르면 상위 20퍼센트 중 최상위 1퍼센트를 제외한 19퍼센트는 현재 미국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2. 20 VS 80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 상위 20퍼센트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다 (p47)

상위 1프로에 대해서만 우리는 비난하고 재분배를 외쳤다. 물론 상위 1프로에 많은 부가 집중되어 있긴 하다. 허나 대부분의 부는 상위 20프로에 존재하고 있다. 대략 88퍼센트의 부를 상위 20프로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랍다. 상위 1프로 보다 상위 20프로에 초점을 맞춰 사회 불평등 문제와 현상에 접근해야 한다.

불리한 조건에 있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더 많이 투자할 수 있게 돕고, 양질의 양육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추가적인 공적 투자를 해야 한다.

3. 양육 격차가 특권을 만든다 / 어느 부모가 더 헌신적일까 (p75)

부자 동네의 고등학교는 성적이 높다. 좋은 교육을 받으며 학원을 다니는 등의 노력에 의한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서로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고자 하는데 집값이 높다.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이사올 수 있게 되고,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된다. 부에 의해 부가 창출되는 현장이다. 한국만의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책에서 나오는 내용이다. 즉,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평등한 교육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막을 수가 없다.

절대적으로 상향 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수에는 제한이 없다. 이론상으로는 모든 사람이 부모보다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리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 이동성은 반드시 제로섬 게임이고, 따라서 정치적으로 훨씬 더 놀란거리가 된다.

4. 유리 바닥 위의 사람들 / 상대적 계층 이동성에 주목하라 (p94)

상대적 이동성에 대한 부분이 공감된다. 나라가 부강해져 절대적 생활 수준은 높아질 수 있지만 상대적 상향 이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계층의 중샹류로 올라가면 중상류층의 누군가는 아래로 내려오는 셈이다. 하위 계층의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으로 기회를 주고 노력해 성공한다면 충분히 중샹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반대로 중상류층의 누군가는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하향 이동성에 대해 중상류층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지만 인간 본연의 성향은 이를 거부한다. 상위 20프로는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고 싶은 욕망이 더욱 솟아나지 않겠는가.

중상류층 아이가 SAT 성적이 높아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기회 사재기가 아니다. 그런데 SAT 점수가 커트라인보다 낮은데도 동문 자녀 우대를 받아 합격한다면 이것은 기회 사재기다.

6. 기회 사재기라는 전략 / 기회 사재기란 무엇인가 (p153 )

도널드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보자. 그는 아버지 찰스 쿠슈너가 하버드에 250만 달러를 기부하고서 얼마 후 하버드에 입학했다. (중략) 그가 "내신도, SAT 점수도 부족했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진보적 경제학자이자 전 하버드 총장이었던 래리 서머스는 "사립 교육 기관은 공동체의 속성을 갖는다."라며 "동문 자녀 우대제는 그러한 공동체에서 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동문 자녀 우대제를 옹호했다.

6. 기회 사재기라는 전략 / 불공정한 대학 입학 제도 (p162)

기회 사재기는 다시금 상세히 언급된다. 미국은 동문 자녀 우대제가 공공연하게 있다고 한다. 거액의 기부금을 낸 자녀를 입학시 우대해준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기회 사재기의 정점이건만 꽤 많은 이들이 이 제도를 활용해 부족한 내신과 SAT 점수에도 하버드에 입학한다고 한다.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이라는 나라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도덕적 해이에 너무 당당해서 당황스럽다. 우리 나라는 그나마 나을까라는 의문에 확답이 들지 않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노동 시장에 강력한 규제를 도입해 불평등을 사후적으로 고치려 하기보다는 생애 첫 25년 동안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데에서 발생하는 격차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7. 변화를 위한 제안 (p184)

저자가 제시하는 7가지 방안이 있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을 줄이기, 가정 방문 프로그램 강화로 육아의 질 향상, 더 훌륭한 교사 창출 지원, 대학 학자금 조달 기회 공정화, 배타적 토지 용도 규제 철회, 동문 자녀 우대 철회, 인턴 기회 개방, 역진적 조세 보조 폐지로 자금 마련 등을 제안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노력해야 하는 쉽지 않는 길이다. 그리고 이 제안들이 모든 문제를 깔끔하고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언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

책을 읽다가 흥분해서 책 내용을 모조리 이곳에 옮겨 놓을 뻔 했다. 상위 20퍼센트가 차지하고 있는 특권을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위선과 전략들에 치가 떨린다. 허나 이런 상황에 그들만을 욕할 수도 없다는 점도 깨달았다. 자신의 지위와 재산을 지키려는 인간의 본성을 어찌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이를 두고볼 수 많은 없는 일이지 않을까.



현 시대가 지닌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지적하고 있는 이런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했으면 한다. 특히 정치계에서 이 책을 읽고 세상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정치권 자녀들의 특례 입학, 부정 입학 등 자녀들과 관련된 의혹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배경보다 능력이 존중받는 사회, 불평등이 아닌 평등의 토대가 되는 사회, 계층이 무의미해지는 사회 어쩌면 유토피아일지 모르는 이상향의 사회는 꿈 속에만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 사회가 이러한 우리의 꿈을 언젠가는 이루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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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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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우리는 제대로 된 휴식을 즐기고 있는가





<게으름 예찬>은 제대로된 휴식, 빈둥거림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다. 내가 진정 제대로 휴식을 하고 있는가에 고민하게 된 책이다. 쉬면 쉬는 것이지 제대로 쉰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확 와 닿지 않았다. 허나 책을 읽다보니 내 자신이 제대로된 휴식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식이라는 명목 아래 스스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구속 받지 않는 곳에서 유유자적 읽고 싶은 책이다. 그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 제목이다. 책을 언제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서평을 써야한다는 의무감 없이 자연을 즐기며, 햇빛을 즐기며 읽는 <게으름 예찬>은 나를 자유롭게 하는 인간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요즘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꼼짝하지 않은 채 모험하기 (p75)

여유롭게 독서를 하는 모습은 풍요로움과 한가한 상태로 보인다. 휴가를 보내며 읽는 책 한 권은 제대로 쉬는 시간을 즐기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런데 내가 책을 읽을 때 과연 독서의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며 책을 읽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마치 숙제를 하듯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내 모습을 되돌아 본다. 제대로 쉬면서 책을 만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냥 바라보기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매우 만족스럽지만 과소평가되고 있는 예다.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는데, 차를 마시는 것처럼 명상이나 수면에서 한 걸음 나아갔지만 그 보폭은 작다. (중략) 당신은 무언가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내키면 골똘히 생각할 수도 있다.

꼼짝하지 않은 채 모험하기 (p85)

그냥 바라보기만큼 힐링되는 일이 또 있을까.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그저 바라보는 일. 현대인들이 가장 바라는 일이며 나 역시도 좋아하는 게으름 방식이다. 최근 그냥 바라보기를 해 본적이 있나 싶다. 멍때리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그냥 바라보기란 마음을 정리하는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취미란 무엇일까? 취미는 물질적 이득을 바라지 않고 오직 그것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 때문에 주기적으로 마음껏 탐닉하는, 어느 모로 보나 경쟁하지 않는 오락이다. 텔레비전 시청이나 비둘기 훈련시키기, 백화점에서 기분 좋게 어정거리기가 그렇다.

시간의 주인이 되는 비결 (p228)

취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의 취미는 무엇인가를 고민해본다. 물질적 이득을 바라지 않는 경쟁하지 않는 오락이라는 조건의 취미를 나는 즐기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책읽고 서평쓰기, 레고 조립하기, 영화보기, 게임하기, 텔레비전 시청 요리하기 정도가 생각난다. 이외에도 취미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취미의 범주에 두어야 하는가에 대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아이와 놀아주기, 블로그 관리하기, 서평이벤트 카페 활동 등은 스스로 취미라 생각했으나 정말 취미였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하는데, 사실 그저 내가 좋으면 그만 아닌가? 취미와 취미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이런 구분을 짓는 이유는 사실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제대로 노는 것이다. 시간의 주인이 되는 비결은 노는 것이라 말한다. 제대로 놀아야 시간의 주인이 되기에 이 취미의 의미에 대해 이해가 된다. 물질적 이득이 없는 조건이 매우 중요하게 다가온다. 약간의 이득이 있다고 한다면 그 순간 진정한 취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평쓰기를 취미로 볼 수는 없는 것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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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은 품격 있는 휴식법에 대한 '로버트 디세이' 의 다양한 고찰의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저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동감하며 미소를 짓곤 한다. 그런데 한 개의 장을 읽고 나면 지금까지 내가 무슨 내용을 읽은 거지? 살짝 혼란에 빠진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넓은 생각의 폭 안에서 자유롭게 오고 간다. 마치 재미있는 상황 속에서 흠뻑 즐기다 현실 세계로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세상의 이치를 잠시 잊고 책에 몰두하게 한다.



'격식 있는 휴식을 즐기는 방법', '우리는 제대로 쉬고 있는가', '품격 있는 휴식법' 등의 부제들이 떠오른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멍하니 먼 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픈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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