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모든북스 감성시집 1
윤동주 지음 / 모든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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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지음





시의 빈 공백이 주는 감흥은 우리 스스로 채워나간다. 어린 시절에 만난 시와 지금 만나는 시는 해석과 접근이 매우 다르다. 다른 누군가 정형화된 해석을 했고 우리는 그 뜻을 이해하고자 노력했었다. 허나 지금은 나의 상황에 빗대어 그 시절의 윤동주를 떠올리며 시를 읽는다. 그리고 오롯히 나만을 위한 시로 받아 들인다.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젊은 시인 '윤동주'에게 그 어떤 수식어가 필요할까 싶다.

일제 강점기의 독립 운동가이자 시인인 '윤동주', 그의 짧은 생에 탄생한 시들은 시간이 흘러도 우리 가슴을 울린다.

일제의 강압에 고통 받는 조국의 현실, 인간의 삶과 고뇌, 사색은 그의 시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이 스치운다.

'서시' 중에서 (p19)

'서시'의 마지막 문장이다. 이 마지막 한 줄을 떠올리고 또 떠올린다. 끊임없이 되뇌인다.

학창 시절에는 그저 공부의 대상이었던 이 '서시'가 지금은 나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나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는 생을 살아가고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잘 걸어가고 있는가?

한 청년이 던지는 시 하나는 우리가 이 생을 살아가는 평생 가슴에 담고 되새겨야 할 것이다. 1941년 11월에 탄생한 이 시 '서시'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묵직하고도 큰 울림을 준다.



하나, 둘, 셋, 네

..................

밤은

많기도 하다.

못 자는 밤 (p48)

나는 이 짧은 시 '못 자는 밤'을 읽고 뭉클해졌다. 나의 청년 시절에도 고뇌가 내 머리를 잠식했다. 수많은 걱정과 고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젊은 청년 윤동주 역시 수많은 고민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였으리라. 그 고민과 고뇌의 결은 무척이나 다르지만 그 감정만큼은 고스란히 지금의 나에게로 전해진다. 이런 청년들의 힘든 투쟁으로 지금은 평온한 고민만 가득하다. 우리는 나름 치열한 전투와 같은 고민일지언정 윤동주의 그때 그 고뇌에 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나리지

눈 (p95)

1936.12

책에 포함된 작가연보를 보니 윤동주가 처음 '윤동주'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할 즈음 나왔던 시다. 그의 나이 스무살 무렵이다.동시의 느낌이 물씬 나는 내용이지만 시가 참 세련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좋을 듯하다. 눈이 내리는 날 창 밖을 바라보면 이 시가 떠오를 것 같다. 올 겨울 코로나로 모두가 얼어붙은 유난히도 춥게 느껴지는 춥디 추운 겨울,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우리의 외로움과 지친 마음을 소-복이 덮어주길.



"동주 자네 시 여기를 좀 고치면 어떤가?"하는데 대하여 그는 응하여 주는 때가 없었다. 조용히 열흘이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곰곰이 생각하여서 한 편 시를 탄생시킨다. 그때까지는 누구에게도 그 시를 보이지 않는다. 이미 보여 주는 때는 흠이 없는 하나의 옥이다. 지나치게 그는 겸허 온순하였건만, 자기의 시만은 양보하지를 안했다.

'강처중 발문' 중에서 (p126)

그의 시가 탄생하기까지 윤동주는 다른 이에게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시에 몰입했음을 보여준다. 그가 처한 상황도 분명 영향이 있지만 윤동주의 문학적 집중력과 노력이 그의 빛나는 시들을 탄생시켰다. 어느 시나 시인의 정성과 노력이 깃들었겠지만 윤동주의 시는 더욱 우리에게 의미있게 다가온다. 올곧는 그의 정신에서 이 시가 탄생했으며, 굽히지 않는 소신은 독립운동의 발판이 되었으며, 우리말 우리 작품을 지키고 남기기 위한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고 우리 곁에 빛나고 있다.



* 책에는 정지용 서문, 총 88편의 시와 8편의 필사, 강처중 발문, 작가연보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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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법 -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윌리엄 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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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법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돈 버는 법

"터틀 스텝 10단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연히 많은 '돈을 버는 일'이다. 돈을 잘 벌고 관리하며 꾸준히 증식시키는 방법은 그 누구도 잘 알려주지 않는다. 돈 버는 방법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으나 정답에 가까운 방법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부의 추월 차선에 올라탄 저자의 노하우에 관심이 생겨난다.



저자 '윌리엄 안'은 자수성가한 재미교포다. 돈을 잘 버는 방법을 자수성가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터틀 스텝 10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2000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며 대학원 졸업, MBA 과정 수료까지 한 저자는 초기 투자금 1천 달러(약 100만원)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현재 4개의 컨설팅 회사를 경영하고 부동산 사업, 전자 기록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 격투기 선수 매니지먼트 회사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우둔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터틀 스텝 10단계'에서는 아예 부채를 없애라고 권유한다. 인생이 '지혜로운 좋은 부채 만들기'라는 공식에 맞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에 '좋은 부채'를 만들었는데, 갑자기 아파서 일을 못 하게 된다거나, 다니던 직장에서 예고 없이 해고당하면 어쩔 것인가? 풍선은 크게 불면 불수록 터질 때 더 큰 소리를 낸다. 그 풍선이 터지지 않는 조용한 상황을 넘기려면 애초에 풍선을 크게 불지 말야아 한다.

p105

두 배로 더 일을 해서라도 현재 가진 빚을 청산하라고 말한다. 부동산 투자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은행에 이자를 내고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이 더 가파르기에 융자로 인한 이자 납부는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에 '좋은 부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좋은 부채'라 할지라도 빚을 갚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강조한다. 매달 빚을 갚아야하는 스트레스와 물질적으로 힘들게 하는 빚은 가지고 있어 좋을 게 없다. 터틀 스탭의 4단계에서 빛에서 최대한 빨리 탈출하라고 권한다.

'ETF'란 S&P500 Index와 같은 특정지수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펀드 Index Fund를 말한다. 뮤추얼펀드와 인텍스펀드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이다. (중략) 그중 터틀 스텝에서 권하는 종류는 '지수연동형 ETF'다.

p219

터틀 스텝 7단계 '투자를 자동화해서 소득의 40%를 투자하고 10만 달러를 만들어라' 에서 저자는 인덱스에 투자하는 ETF 투자법을 권한다. 중수익,중위험 투자, 투자수익률 목표는 5~7%, 수수료가 저렴, 꾸준한 투자실적, 수익률이 증명된 상품 투자 및 분산투자의 조건을 만족한다. 이런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투자 방법으로 '지수연동형 ETF'를 추천한다. 거북이처럼 천천히 자산을 증식시키는 장기투자에 유리한 상품이다. 투자를 자동화하여 수입의 40%를 무조건 적금처럼 적립되도록 만들기를 추천한다. 더불어 트렌드 파악 및 지식 함양을 위한 꾸준한 독서와 공부를 권하고 있다.

온라인 스토어가 어느 나라나 포화 상태이다. 하지만 당신이 남들보다 빠른 속도와 시간을 투자한다면 승산이 있다. (중략) 포화된 시장이란 없다. 더 잘하면 된다. 더 잘할 방법은 속도와 시간, 그리고 디테일에 있다. 치열한 공부를 통한 2%의 다른 디테일은 남과 나를 다르게 보이게 한다. 브랜딩은 결국 디테일의 차이에서 나온다.

p228

터틀 스텝 7.5단계 '부의 추월차선 타기'에서 저자는 부의 추월 차선에 탑승하기 위해 본인만의 사업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기본 소득을 책임지는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을 해야 한다고 한다. 온라인 사업을 해야하며, 아웃소싱을 통해 물건을 확보하고, 창업 초기 자본은 최대한 적게 빚을 내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일정 수익이 6개월간 지속될 때까지는 혼자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가 직접 해낸 일들이며 또한 진행 중이기에 부정할 수 없는 사실들이다. 회사에 다니는 일반인들에게는 사업이란 매우 거창한 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 그저 회사 월급만 받으며 살면 그냥 이대로 머물 뿐이다.


변화는 고통을 수반한다.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변화를 추구하는 용기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은 현재의 고통이 변화의 고통보다

더 심해질 때만 변화하려고 한다.

데이브 램지

이 책을 읽고 내 자신을 돌아보며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음을 다시금 느낀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한다. 독서 및 자기 계발에 소홀히 하지 않는다. 적은 자본금 투자로 사업을 수행 한다. 빚을 내지 않는다. 적절한 투자처를 통해 꾸준한 수익을 낸다. 이러한 행동들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터틀 스텝 10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추천하는 책들이 있다. 저자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 혁명>, 롭 무어의 <레버리지>, 데이비드 바크의 <자동으로 부자 되기> 등인데 이 중 2권이 내 책장에 이미 있었다. 미루다 아직 읽지 못한 책이어서 얼른 읽어봐야 겠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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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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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




<유토피아>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이상향'을 뜻한다. 이 단어를 익히 들어 뜻은 잘 알고 있지만 이 책을 읽지 못해 그 이상향인 유토피아에 대해 매우 궁금했다.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정책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되면서 유토피아가 왜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힘든지에 대해 알고 싶었고 이 책이 읽고 싶었다.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라는 표현에 매우 공감한다.



유토피아는 허구의 섬나라다. 저자가 유토피아를 설명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걸리버 여행기>와 같이 허구의 사실을 경험담처럼 풀어 소개하는 방식이다. 내가 방문하게 된 나라가 있는데 이곳이 유토피아이다. 이 유토피아를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이 살아가고 운영된다. 그렇기에 뭔가 거부감이 덜하다. 만약 현재를 비판하고 유토피아만이 최선의 방식이라는 직접적 제시를 했더라면 수많은 비판과 마주해야 했을 것이다. 이런 저자의 접근은 유토피아가 채택한 방식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이 유토피아에 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 이 정책들이 정말 좋은 것인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해마다 한 농장에서 20명의 도시민이 2년 동안의 농촌 복무를 마치고 도시로 다시 이주합니다. (중략) 농촌으로 이주해 농사일을 하는 기간은 법에 2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원하지 않더라도 그보다 오래 살도록 강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농촌에서의 삶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그런 사름은 원하는 만큼 더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p103

나는 두 가지 주안점을 갖고 <유토피아> 책을 읽었다. 첫째는 '유토피아의 제도들이 현재 우리 사회에 적용이 가능할까' 라는 측면이고, 둘째는 '정말 유토피아의 사람들은 시행되는 제도에 모두 만족스럽고 행복할까'였다. 책을 읽은 후 이 두 주안점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자면 속시원하게 '그렇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는 다양한 이념과 사유재산 허용과 더불어 복잡한 법률과 사회의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이 사회에 유토피아의 제도들 및 이념을 가져오기는 상당히 어렵다. 가져온다는 시도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미 체계 자체가 다르며 서로는 어우러지기 힘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는 모든 시민이 주기적으로 농업에 종사해야 하며, 추첨을 통해 받은 동일한 집에서 사는 모습, 전 영토의 국유화, 사유 재산 제도가 폐지된 모습 등 상당한 부분이 통제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굳이 비슷한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대한민국 건장한 남자들이 가지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과 유토피아의 농업 의무 종사 제도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모두가 꺼리는 농사일을 의무 농촌 복부 제도의 법으로 통제하고 있다. 우리의 임대 주택 제도 역시 나라에서 제공하는 주거 혜택인데 유토피아도 역시 나라에서 제공받는 집에서 산다는 부분이 약간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완전히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맥락의 것들이 우리의 사회에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유토피아에 사는 모든 사람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논의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간의 행복에 관한 것입니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를 논의하고, 행복이 어느 것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여러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인지를 논의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그들은 쾌락설로 상당히 기울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인간의 행복은 전적으로 쾌락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쾌락이라고 봅니다.

p144

'오직 선하고 바른 쾌락 속에만 행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대체로 미덕만이 우리 본성을 그런 종류의 쾌락인 최고 선으로 이끈다고 봅니다.' (p146) 행복과 쾌락의 관계에 대한 부분, 미덕에 관한 정의들이 스토아학파와 일치한다는데,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다가온다. 행복에 대한 정의를 쉽사리 내기 어렵지만 모두의 관심사임에는 확실한 듯 하다. 그 오랜 옛날부터 행복에 대한 수많은 철학들이 나온 것만봐도 참 어려운 부분임을 알 수 있다.



정신적 쾌락으로는 진리를 아는 지식, 진리를 깊이 생각할 때 얻는 즐거움, 보람 있는 일을 하며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았을 때의 기쁨, 내세에 행복을 상으로 받게 되리라는 확실한 희망 같은 것이 있습니다. (p154) 정신적 쾌락의 범주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어서 흥미로운 부분이다. 쾌락의 범주가 육체적 쾌락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의 편협한 시각이었다.



책에서 표현되는 육체적 쾌락은 한마디로 건강한 삶이라 할 수 있다. 고요하고 조화로운 상태, 충분한 식음료와 음악이 더하면 충분하다. 모든 쾌락의 토대가 육체적 건강이라는 사실에 매우 동의한다. 건강한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것임을 다시금 느낀다.


내 생각에 그 나라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일 뿐만아니라, 공화국이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한 유일한 나라입니다. (중략) 유토피아에는 개인의 이익을 위한 일이 없으므로 모든 사람이 공공의 이익을 열심히 추구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나 거기서나 사람들은 각자가 속한 나라의 체제에 따라 자신이 처한 형편과 처지에 맞추어 행동할 뿐입니다.

p219

'공화국'은 라틴어로 '공공의 것'이라는 뜻이다. '공화국'이란 단어가 뭔가 매력적이다. 참고로 우리 대한민국은 투표로 국가 원수를 선출하는 대통령제로 '공화국'이다. 유토피아는 모든 것이 넉넉하게 분배되며 가난한 자도 없고 거지도 없는 나라. 사유재산이 없지만 모두가 부자인 나라. 모든 걱정과 염려에서 벗어나 즐겁고 편안한 마음의 나라. 이런 나라가 정말 존재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 든다. 우리는 돈이 중요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평생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자유주의 및 자본주의 사회다.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와 전혀 다르다. 유토피아는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의 사상이 적용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는 공산주의가 무언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만 공산주의가 실패한 수많은 사례들을 접할 수 있다.



박문재 해제에서 '지금 우리는 사유재산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 체제의 극심한 모순을 경험하고 있다.' (p277) 이 구절이 나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유토피아에 한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현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와 모순을 강하게 느끼는 현대인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지 않을까 싶다. 끝없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달리지만 열심히 일하는 것과 관계없이 극렬하게 대비되는 사유재산의 괴리는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다.


"어디에도 없는 나라"(Utopia),

전에 나는 그렇게 불렀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플라톤의 국가에 비견되는 곳이 되었고,

이제 아마도 그 나라를 능가하는 곳이 되었다.

그는 단지 공허한 말로 그 나라를 그렸을 뿐이지만,

나는 사람들과 부 그리고 놀라운 법률 속에서

그 나라가 실제로 살아 움직이게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행복한 나라"(Eutopia)가 내 이름이 되었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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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힘 - 대담하고 자유로운 스토리의 원형을 찾아서
신동흔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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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힘

"삶의 진실을 꿰뚫는 옛날 이야기"





어린 시절부터 친숙하게 접한 설화, 전래동화, 디즈니 동화, 독일의 그림형제 민담 등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했으며 우리의 삶 안에 녹아 있다. 이야기 안의 다양한 교훈과 재미난 스토리라인은 또 다른 방식의 다양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전해진다.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철학이 응축되어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살아남아 우리에게 온 것들이다.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우리나라 최고의 구비설화 전문가인 신동흔 저자는 옛이야기를 전하는 일의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있습니다> "옛날이야기의 힘-이야기를 이야기하다"의 강연을 통해 옛이야기의 가치를 설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강연에 미처 다루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옛이야기의 힘>에 정리해 담았다.



옛이야기들을 해석하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 저자 신동흔 교수의 시각에서의 옛이야기 해석들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저자의 생각과는 다른 우리만의 해석으로 이야기들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옛이야기가 더욱 재미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귀한 보물이 옛이야기입니다. 그림형제가 옛날이야기를 두고 "인류의 삶을 촉촉히 적시는 영원한 샘"이라고 했는데, 그 말대로입니다. 옛날이야기는 늘 기대 이상을 보여줍니다. 잘 안다고 여겼던 이야기가 어느 날 뜻밖의 모습으로 다가오지요. 겉과 속이 아주 다릅니다.

프롤로그 (p5)

다양한 소설, 드라마 혹은 영화 등에서 우리는 무수한 이야기들을 만난다. 이런 이야기들의 근간은 사실 옛이야기들에 있다. 시간이 흘러 변형되어온 다양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우리의 삶 안에 녹아있다. 익히 알고있는 선녀와 나무꾼, 백설공주, 빨간 모자, 라푼젤, 미녀와 야수, 콩쥐 팥쥐, 개구리 왕자 등의 이야기들은 하나씩 파헤쳐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깡그리 뒤집어 놓는다. 이 책을 통해 옛이야기들을 다른 시각으로 접하고 새로운 재미를 느낀다.


이야기는 늑대가 나타나서 소녀를 유혹했다고 합니다. 늑대는 대체 어디 숨어 있다가 불쑥 나타나서 달콤한 말을 건넸을까요? 그것은 숲으로 상징되는 세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녀 안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녀는 내면에서 올라오는 유혹의 목소리를 따라서, 천사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늑대였던 목소리를 따라서 숲으로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제가 SNS에 빠져든 과정이 꼭 그랬지요. 결국은 자기 자신의 문제였어요.

빨간 모자가 알려주는 진정한 자존감 (p39)

<빨간 모자>는 그저 나쁜 늑대와 착한 빨간 모자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참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늑대의 유혹으로 숲의 꽃을 구경한 모습은 SNS에 빠져 '좋아요'를 누르느라 정신을 못차리는 현대인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사냥꾼이 총을 쏘는 대신 가위로 늑대 배를 가르는 모습은 '냉철한 이성', '단호한 결단'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부분 역시 매우 흥미롭다. 그저 재미난 옛이야기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현실의 크나큰 교훈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야기에서 엄마와 두 딸은 둘째 딸에게 "다른 천한 사람과 다를 게 없다"고 타박합니다. 그녀는 특별함이 없는 '평범한 존재'라서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남과 다른 특별한 무엇을 원하고 있지요. 자신의 평범함을 보상해줄 수 있는 무엇을요. 남다른 모습을 지닌 외눈박이와 세눈박이는 그런 기대를 만족시켜주는 존재였습니다. 말하자면 그들은 '특출난 자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p340)

<외눈박이 두눈박이 세눈박이> 이야기는 우리의 현재 잘못된 인식을 꼬집는 옛이야기다. 평범함이 비정상으로 여겨져 배척되며 뛰어나야만 살아남는 정상으로 여기는 이야기의 모습은 매우 소름돋는다. 현대인의 잘못된 시각을 꼬집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결론은 권선징악의 설정으로 성실하고 평범한 둘째가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허나 엄마의 편애하는 모습과 정상이 비정상으로 몰리는 비유적 표현이 매우 흥미롭다. 우리의 주변에서도 이런 이야기와 같은 모습을 쉽사리 만날 수 있기에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자가 망한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중략) 작대기의 힘에 해당하는 '서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가 하는 일은 흉내 이상이 될 수 없지요. 멋지게 활약해서 칭찬을 받고 성공하겠다는 욕심만 있을 뿐입니다. (중략) 다른 사람이 성공한 결과만 보고 맥락도 모른 채 무작정 따라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정말 많지요. (중략) 남들이 힘들게 이룬 성과를 쉽게 가지려고 한다면 놀부 심보 아니겠어요?

모든 실패자들의 한 가지 공통점 (p440)

<여우 잡은 막대기>와 <홀레 할머니> 이야기를 통해 나의 모습을 돌아 본다. 모든 실패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남들이 이룬 성과를 쉽게 취하여 했다는 점에 있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노력을 바라보지 않고 그 마지막의 활약을 성급하게 따라하려는 요행은 결국 큰 실패를 맛보게 한다는 내용이다. <흥부와 놀부>, <도깨비 방망이>, <혹부리 영감>, <금도끼 은도끼>와 같은 이야기들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남의 성공을 쉽사리 얻으려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는 놀부는 결국 패가망신의 길을 걷게 된다. 착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은 언젠가 성공의 길을 걷는다는 옛이야기의 교훈은 우리의 욕심어린 마음을 환기시킨다.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옛이야기들이 책 안에 상당히 많이 담겨 있다. 이야기와 인간, 성장과 독립, 사랑과 인간, 현실의 이야기, 성공과 행복의 주제들로 구분되어 옛이야기 안에 숨어 있는 진리와 진실, 교훈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특히 성공과 행복 챕터를 읽으면서 내 자신을 반성했다. 뭔가 요행을 바라고 이 챕터를 읽을 나에게 착하고 열심히 나아가라는 교훈을 얻었다.



덧붙이자면 이 책의 상당한 내용이 <그림형제 민담집>에서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옛이야기들의 상당량이 그림형제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에 그림형제에 대해 궁금해지며 책이 읽고 싶어진다.



옛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이 책은 성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옛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더 알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또한 인생의 지혜를 구하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뜻밖의 인생 길잡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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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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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전집

세련된 방식으로 전하는 삶의 지혜와 가르침





'이솝' 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화를 대변하는 말이 되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우화라 하면 '이솝 우화'를 떠올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솝 우화'는 대부분 영어 판본으로 서양인에게 맞게 각색되었다. 현대 지성에서 나온 <이솝 우화 전집>은 그리스 작가이자 연설가인 '이솝'의 원문을 직접 번역하여 옮겨 담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이다. 그렇기에 원래의 뜻에 더욱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솝 우화는 이솝이 직접 쓴 책의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구전되어 오고 단편적인 우화들을 후세 사람들이 모아 책이 되었다.



이솝 우화들을 읽으면 이야기 속에 담긴 세련된 풍자들과 해학이 매우 놀랍다. 원래 성인을 대상으로 쓴 우화라고 한다. 우화를 하나씩 읽으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삶의 지혜와 가르침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며 읽게 된다. 이솝이 그리스인이며 기원전 620~564년경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매우 놀랍게 다가온다. 총 358편의 우화들이 책 한 권에 담겨 있고 매우 짧아 읽기에 부담이 없다.

쇠똥구리는 쇠똥을 굴려서 공처럼 만든 후 그것을 가지고 날아올라서 제우스의 무릎 위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제우스는 쇠똥을 털어내려고 일어섯고, 그 바람에 독수리의 알들은 떨어져 깨지고 말았다. 이 일 후로 쇠똥구리가 출현하는 시기에는 독수리들이 알을 낳지 않는다.

업신여김을 당하고도 전혀 복수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는 존재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누구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독수리와 쇠똥구리 (p21)

독수리와 쇠똥구리 우화는 이 세상에 하찮게 여겨도 되는 존재는 없음을 일깨운다. 그리스 작가인 이솝의 우화들이기에 그리스 신들과 연관된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우스와 독수리, 태양신 라를 연상시키는 쇠똥구리가 그러하다. 우화를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달음과 동시에 우화 속에 숨은 그리스 신화 지식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독수리와 쇠똥구리" 우화는 이솝이 델포이에서 협상 중에 이 우화를 전하다 사람들을 격노하게 만들어 이솝이 낭떠러지에 던져져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이솝 우화를 말하려거든 죽음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엄청난 뜻이 담겨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만 울거라.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지금 당장 늑대에게 널 주고 말 것이야." (중략) 저녁이 되자, 늑대는 이번에는 노파가 아이를 달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얘야, 만일 늑대가 여기로 온다면, 우리가 힘을 합쳐 그 늑대를 죽여버리자." 늑대가 그 말을 듣고 자리를 떠나면서 말했다. "이 집은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르군."

이것은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우화다.

223 늑대와 노파 (p)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우화라는 설명이 뭔가 우습게 보인다. 노파의 말을 듣고 우리는 노파가 진심으로 아이를 늑대에게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말을 보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판단한 늑대의 모습도 뭔가 우스꽝스럽다.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을 비꼬는 느낌과 더불어 요행을 바라는 늑대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비춰본다. 이솝우화가 참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지는게 아닌가 싶다.

플라타너스가 말했다. "지금 나의 은덕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내가 열매를 못 맺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하다니, 참 배은망덕한 자들이로군."

남에게 은덕을 베풀면서도 쓸모 있다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운 나쁜 사람이 종종 있다.

257 나그네들과 플라타너스 (p317)

우화의 내용에서는 플라타너스가 인정 받지 못하는 운 나쁜 사람을 대변하고 있다. 나는 덕을 베푸는 플라타너스 모습보다 그늘 아래 쉬는 나그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덕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성을 내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들은 자신이 덕을 받고 있음을 잊고 더 요구하기만 한다. 우리의 모습이 혹여 나그네와 같지 않은가를 고민해야 한다. 하나의 우화를 읽고 다양한 방식과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나그네이기도 때로는 플라타너스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제비의 현명함을 보고 그를 받아들여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살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다른 새들은 사람들에게 잡아먹혔지만, 오직 제비만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집에 아무런 염려없이 둥지를 틀면서 사람들의 보호까지 받으며 지내게 되었다.

장래 일어날 일을 미리 내다보고 대비하는 사람은 위험을 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349 제비와 새들 (p413)

한국의 제비만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사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 오래 전 그리스에서도 제비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냈음을 알 수 있다. 제비의 모습에서 현명한 이는 미래를 내다보아 위험을 피할 뿐 아니라 적으로부터 보호까지 받을 수 있다는 우화를 전하고 있다. 이 짧은 이야기가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나는 지금 충분히 현명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현명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제비의 모습을 통해 찬찬히 되돌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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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를 하나씩 읽다보면 왜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탐독하며 극찬하는지 이해가 된다. 다양한 철학적 생각거리를 던지는 동시에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힘이 깃들어 있다. 성인에게는 풍부한 생각거리를 아이들에게는 재미난 이야기를 선사하는 이솝 우화는 모두가 읽기 좋은 지혜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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