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인생노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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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인생노트

NOTES FOR LIFE

LEV TOLSTOY



하루 한 번 나를 발견하는 시간

- THE TIME WHEN I MEET ME ONCE A DAY- 




이 책의 정체를 무엇이라 해야할까. 명언집이라 해야할지, 다이어리라 해야할지. 이 두 가지가 융합된 새로운 느낌의 책이다. 이 책을 부를 때 기존에 존재하는 어떤 표현들보다 책 제목처럼  "인생 노트"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듯하다. <톨스토이 인생노트>는 하루 한 번 톨스토이가 전하는 명언들을 읽고 하루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하루 한 번 나를 만나는 시간, 하루 한 번 나를 칭찬하는 시간, 내일을 위한 오늘의 단어 하나... 과연 우리는 하루 중 나를 만나는 시간이 어느 정도나 될까. 나를 만난다는 말 자체도 아직은 좀 낮설고 어색하다. 과연 하루 한 번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이어령 교수의 인터뷰 글에서 읽었다. "이미 일어난 과거를 알려면 검색하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려면 사색하고, 미래를 알려면 탐색하라. 검색은 컴퓨터 기술로, 사색은 명상으로, 탐색은 모험심으로 한다. 이 삼색을 통합할 때 젊음의 삶은 변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색, 명상을 할 수 있다.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사색을 돕는 좋은 글귀를 전한다. 하루 한 번 글귀를 읽고 사색을 해보는 것!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은 결국 우리의 삶을 변화 시킬 수 있다.



각 페이지마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좋은 글이 담겨 있다. 공자, 노자, 탈무드, 존 로크, 세네카, 레싱, 불교 경전, 붓다, 각종 격언, 파스칼, 칸트, 루소, 스피노자 등등이 전하는 다양한 글귀들이 소주제로 구분되어 매일매일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줄 준비를 마쳤다. 우리는 그저 잠시 책을 펼치고 읽고 사색하면 된다. 하루 단 한 번.




Know yourself

Find yourself

Love yourself




톨스토이의 <인생독본> 이란 책에서 주옥같은 글들을 고르고 골랐다고 한다. 현재의 감각으로 다음어진 글들이 참 좋다. 두꺼운 톨스토이의 <인생독본>보다 오히려 정제되고 정돈된 <톨스토이 인생노트>가 우리에게 더 친근할 수 있다. 



새로운 해가 밝았다. 새로운 다짐으로 좋은 습관 하나를 만들어 보자. 나에게 선물을 주자. 나를 만나는 시간을 주자. 새해를 시작하는 내 자신에게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책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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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카의 장갑
오가와 이토 지음, 히라사와 마리코 그림,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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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카의 장갑


행복의 의미를 되짚다




참 묘하다. 그저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표현하기에는 책을 읽고난 내 마음이 뒤숭숭하다. 아름다우며 잔잔한 이 소설이 던지는 묘한 이 기분을 어떠한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작가 '오가와 이토'만의 표현 방식인걸까? 가랑비에 옷이 젖는 듯한, 서서히 스며드는 그녀의 이야기가 늦은 일요일 밤 나를 잠 못 이루게 한다.




엄지장갑은 평생 루프마이제공화국 사람들과 함께 한다. 태어날 때, 결혼할 때, 누군가 떠나갈 때도 엄지장갑이 함께 한다. 마리카는 할머니에게 엄지장갑 뜨개질을 배웠다. 동물과 숲을 좋아했던 마리카에게 엄지장갑 수공예는 관심 밖이었지만 열두 살 수공예 시험을 통과해야 하기에 열심히 뜨개질을 배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마리카도 할머니처럼 누군가를 위해 엄지장갑을 뜨게 된다.



엄지장갑을 떠준다는 것은 온기를 선물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직접 손을 잡아줄 수 없어 엄지장갑을 떠서 선물하는 것입니다. 엄지장갑은 손의 온기를 대신 전해주는 마리카의 분신입니다. (p149)  



그저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특히 마리카와 야니스의 사랑은 정말 한 편의 동화였다. 호수에서의 피크닉은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과 같은 행복이 가득한 순간이다.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마리카의 모습은 매우 행복해 보였다. 모두가 꿈꾸는 삶이 그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곧 그들의 행복 사이로 불행이 다가왔다. 얼음제국의 지배로 야니스는 떠나게 된다. 야니스를 떠나보내는 마리카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



루프마이제공화국의 마리카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의 시작은 발트3국의 리트비아다. 최근에야 유럽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통해 간간히 듣는 나라 리트비아가 이야기의 근간이 되고 있다. 외세의 침략과 점령으로 독립한 지 24년 밖에 되지 않았다 하는 리트비아에 정말 마리카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만 같다. 이상하리만큼 우리 할머니 세대의 모습과 닮았다. 그 이상한 느낌은 뭘까. 일본 작가를 통해 전해 듣는 마리카 이야기를 통해 우리 할머니가 떠오른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야니스는 언제나 마리카를 사랑으로 감싸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하는 삶에서 무한한 힘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인동초 꽃의 꽃말, 사랑의 인연이라는 마법인지도 모릅니다. (p153)



자작나무 주스와 흑빵의 맛은 어떠할까? 그저 맛있기만 한 것이 아닌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며 장을 깨끗하게 하며 신진대사를 돕는 자작나무 주스와 이들의 주식이자 평생을 함께하는 흑빵은 그 맛이 매우 궁금하다. 언젠가 리트비아에 여행 갔을 때 엄지장갑을 끼고 흑빵을 먹고 자작나무 주스를 마시며 마리카를 떠올리는 순간을 상상해 본다.



이 호두를 우리 넷이 사이좋게 나눠 먹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니? (p190)


함께 나누는 것을 사랑한 마리카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질문에 마리카는 호두를 땅에 심는다고 말한다. 호두 나무에서 열리는 호두를 모두와 나눠 먹는다는 그녀의 대답은 본받아야 할 마음이다. 정답은 없는 질문이라고 하지만 단연 정답에 가까운 대답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들이 찾아 올 것이다. 그토록 원하는 아이를 갖지 못할 수도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음은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것, 행복한 마음을 갖는 것을 통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마리카의 장갑으로 행복에 대해서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마음이 따스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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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 크리스마스의 유령 이야기 새움 세계문학 10
찰스 디킨스 지음, 박경서 옮김 / 새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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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 크리스마스의 유령 이야기



찰스 디킨스 지음 / 박경서 옮김

새움 세계문학 10 (새움 출판사)



<크리스마스 캐럴> 이라하면 "이 책이 어떤 내용이었지?" 싶다가도 '스크루지'란 단어만 들으면 "아, 그 내용이구나!" 하는 바로 그 책!!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나 또한 내용은 익히 알고 있고 어렸을 때 만화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접했으며 스크루지처럼 살면 안되겠구나. 베풀며 살아야 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스크루지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이 책을 과연 많이 읽었을까 싶다. 나 또한 책을 읽어볼 생각은 없었으며 사실 크게 궁금하진 않았다.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읽는다는 데 큰 흥미가 없었으나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 책이 나에게로 왔고 못 이기는 척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굉장히 가독성이 좋다는 점이다. 긴 내용도 아니거니와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이기에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아주 좋은 고전이라 생각된다.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접근도 쉽고 크리스마스 유령들의 등장 및 상황 묘사는 매우 흥미로웠다. 찰스 디킨스가 남긴 귀중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생각 이상의 귀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인생의 여정은 끈기 있게 꾸준히 나아간다면,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되는 목적지를 미리 예견할 수 있는 것이오." 스크루지가 말했다. "그러나 그 여정의 길에서 벗어난다면, 목적지도 달라질 것이지요. 유령님이 나한테 가르쳐 주려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말해 주십시오." (p154)



인색한 구두쇠 스크루지. 그는 홀로다. 크리스마스의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며 초대하는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조카에게도 무색하다. 사무실 직원에게도 냉담한 말투다. 그렇게 홀로 자신의 집으로 향하며 크리스마스에 저주를 퍼붓는 그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 하나 없다. 그런 그에게 크리스마스의 유령이 나타난다. 7년 전 죽은 동료 말리다. 그리고 세 유령을 통해 스크루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게 된다. 크리스마스의 유령과 함께 여행하는 스크루지에게 마음의 동요가 일어 난다. 그리고 그에게 크리스마스 아침이 밝았다.





고전을 읽고 난 후 [역자의 말]은 작품 이해에 큰 도움을 받는다. 당시 시대 상황 및 독자들의 반응과 더불어 역자의 생각까지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볼 단어가 바로 "인간 본성과 도덕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저 재미난 이야기며 착하게 살아야지에서 끝날 수 있었겠으나 이 도덕성이란  단어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시 산업 혁명과 도시화의 시대에 점차 잃어가는 도덕성에 던지는 경고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우리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점차적으로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이 사회에서 언제나 돈이 최고가 된다. 그리고 항상 소외 받는 사람들은 있다.



가족 서사를 통해 디킨스는 '금전 관계' 외에는 어떠한 인간관계도 맺지 못하는 스크루지와 같은 중산계급의 속물들에게 '행복'은 물질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p178, 역자의 말 중에서)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가난하더라도 1년에 한 번 먹는 거위 요리에 가족 모두가 행복해 한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대한민국이라 할지라도 행복 지수가 과연 과거에 비해 올라갔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삭막해지고 개인화 되며 자본주의적 사고가 팽배해지는 이 사회가 과연 행복해져 가는가에 대해서는 깊은 생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고민이 되고 되돌아보는 시기가 바로 해가 끝나는 연말,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연초다.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수여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새로운 해가 되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말을 많이 듣고 많이 전한다. 이런 훈훈한 세상에서 조차도 우리는 스스로 의심스럽다. 크리스마스 유령처럼 누군가 우리의 삶을 정확히 지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아주 냉정하고 정확하게 실제 다른 사람들의 모습까지 보여주는 엄청난 크리스마스 유령의 서비스가 개발되어도 괜찮지 않을까 헛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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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서정시
리훙웨이 지음, 한수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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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서정시




월드와이드앱이 강제 중단되고 인류의 소통 방식이 새롭게 변화된 세상. 열 두살이 되면 의식결정체를 뇌에 이식 받을 수 있으며 의식공동체에 참여 할 수 있다. 이동영혼이라 부르는 개인 매체를 활용한다. 이렇게 생소한 용어들이 어색하고 낯설지만 그도 그럴것이 이 세계는 2050년의 미래 세계이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톰 크루즈가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정보를 검색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표현되었던 모습과 이 책에서 표현하는 세상이 비슷하게 그려진다. 미래 세계가 영상으로 표현된다면 단번에 이해될 수 있겠으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글로 표현되기에 약간의 이질감이 있음은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단절한다. 잘 지내길.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위원왕후의 자살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위원왕후는 죽기 전 이메일 한 통을 리푸레이에게 보냈다. "이렇게 단절한다. 잘 지내길." 이메일이 지금 시각에선 이상하진 않지만 미래 세계에서는 구시대적 의사소통 수단이다. 의뭉스런 이메일과 죽음에 리푸레이는 이상함을 느끼고 열 흘의 휴가를 내고 위원왕후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문자를 통해 모든 사람의 의식을 하나의 공동체로 응결하는 겁니다. 의식공동체를 통해 바벨탑 이전의 신화 상태를 만들어 전 인류가 하나의 문자, 하나의 언어만을 사용하게 하는 거죠. (중략) 그러면 보통 사람, 그러니까 모든 사람은 당연히 불후하고 사람은 자연히 죽지 않게 되죠. (p243)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이 부분은 매우 어려웠다. 문자와 영생이 어떻게 서로 연관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인지, 그저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탓인지... 성경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인지 혼란 스러운 대목이다.



"서정성은 인간의 몸에 매장되어 영생의 문을 여는 열쇠"이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즉, 서정성이 제거된 세상은 인류의 구분, 개인의 구분이 사라지게 되고 인간이 영생하게 된다. 그 서정성을 제거하는 방법은 문자의 소멸이라 것이다. 제목 "왕과 서정시" 처럼 영생을 위해 서정성을 제거하려는 왕의 세력과 이에 반하는 위원왕후의 대립이 드러난다.



*******



이 책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미래 사회와 대비되는 위원왕후의 유골 매장 풍습이었다. 말을 타고 마치 축제와 같은 풍습이 미래 사회와 극명히 대비되며 마치 꿈과 같은 모습이었다. 아무리 미래 사회로 나아가더라도 인간은 결국 한 줌의 재로 남게 될 때 가장 인간적임을 드러내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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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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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IN EVERY


MOMENT


WE ARE


STILL ALIVE




담담하게 다가오는 톰의 이야기가 묵직하게 나를 짓누른다.




조급하거나 서두르지 않는다.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 상황은 매우 긴박하다. 그 상황 안에서 우리는 함께 지켜 본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감정을 공유하고 느낀다는 자체가 사치인 듯한 긴박함 속에서도 톰의 이야기는 담담하다. 언제 터져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감정의 한계에서도 이야기는 담담하며 내 마음은 편치 않다.



톰에게 일어난 일들이 나에게 벌어진 일이었다면 어떠하였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된 아내는 위급하다. 뱃 속의 아기는 다행이 안전하지만 제왕절개로 수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내에게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진다. 마치 꿈만 같은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 톰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인큐베이터의 아기 리비아를 지켜야 하고 아내 카린을 지켜야 한다. 그렇다고 톰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카린은 어떻게 생긴 천사였는지 설명한다. 강력한 빛을 몸에 두르고 있는데도 천사에게는 분명히 실체가 있었다. 날개는 거대한 백조의 것 같았고, 존재 자체가 태양 같았다. 밤에 나타난 천사를 보며 카린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천사 모양 서표를 떠올렸다. 카린은 천사를 본 것이 신경학적인 현상이었던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중략) 그래도 내 앞에 천사가 나타난 건 사실이야. 난 분명히 봤어. (p202)



천사들이 카린을 데려간 것일까. 카린의 소뇌에 뇌출혈이 생겼을 때도 잘 이겨냈건만 결국 급성 백혈병으로 카린을 데려갔다. 10년이라는 시간 카린과 톰은 함께 했고 추억도 남았다. 10년을 함께 살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태어난 리비아를 등록시키고자 하는데 법적 절차가 까다롭다. 혼인 관계가 아닌 사이에 난 리비아. 아기의 친아빠가 톰임을 입증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카린을 떠나 보낸 것도 혼란스러운 상황에 까다로운 법적 절차에 화가 울컥 치민다.




톰은 10년간 카린과 함께 했다. 그리고 톰의 아버지는 10년간 암과 함께 생활 했다. 리비아가 태어난지 2개월 반쯤  되었고 톰은 예순 여섯의 아버지가 있는 스톡홀름 요양원에 방문한다. 그리고 몇 달 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난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사랑하는 두 사람을 떠나 보내는 일. 아내와 아버지의 빈 자리에는 리비아가 있다. 톰은 떠난 이들의 추억과 함께 앞으로 나아 간다.



지금은 모든 것이 밤처럼 어둡게 보일 겁니다. 실제로 밤처럼 어두우니까요. ...(중략)... 바로 그 어두운 암실에서 우리 인간들이 한 걸음 더 발전한다고 말하려고 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내가 살짝 웃으며 대답한다. 이게 아마 시인인 닐스 펠린의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p221)



현재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다. 톰에게 일어난 일들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나도 톰과 같이 딸 아이가 하나 있다. 그렇기에 더욱 감정 이입해 읽게 되었다.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가기 쉽지 않았을 것만 같다. 그 추억을 책에 담기까지의 과정이 녹록치 않았을 것만 같다. 앞으로의 삶에서 톰과 리비아에게 행복만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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