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은 90분 숙면의 기적
니시노 세이지 지음, 조해선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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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숙면에도 방법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잠을 잘 못잤다","피곤하다","졸리다" 등 잠과 관련되어 일상 생활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매우 허다하다. 나 역시도 잠을 잘 자는 것 같은데 항상 피곤을 달고 사는 편이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느낌을 달고 산다.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제대로 잠자기' 위해서다.


'그냥 뭐 푹 자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수많은 과학자들이 수면 연구에 덤비지 않았을 것이다. 수면에는 법칙이 존재하고 과학이 함께한다. 수면 과학의 세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사실들이 많지만 우리가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많은 정보들은 이미 밝혀져 있다.


숙면에서 가장 중요한 점 한 가지는 잠에 든 후 90분에 있다. 그 90분 얼마나 질 좋은 잠을 잤느냐가 다음 날 컨디션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90분의 질 좋은 잠을 위해 우리는 책에서 제시하는 몇 가지 방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한 2가지>


1) 목욕은 취침 90분 전에 : 22시에 15분간 40도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다. 24시에 잠자리에들고 10분 후 잠든다.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된다. 심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된다. 족욕도 좋다. 양말은 숙면에 방해된다. 머리열을 식히기 위해 메밀 베게를 추천한다.

모두가 몸의 온도와 관련되어 있다. 몸의 온도가 0.5도 올라갔다가 내려갈 때 숙면에 도움이 된다. 


2) 뇌를 쉬게하자 : 잠들기 전 뇌가 쉬어야 몸이 쉰다. 

수면 전 지루함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같은 행동 반복은 도움이 된다.  가은 옷, 같은 음식, 같은 포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하라.




<숙면을 하기 위한 아침 각성>


1) 아침에 알람은 2개를 맞춘다 : 7시 기상이라면 6시 40분에 미세한 소리로 짧게 설정, 7시에는 일반적인 알람을 설정한다.

2) 아침 햇빛을 쏘이자 : 햇빛은 각성의 중요한 요소다.

3) 아침에는 맨발로 바닥을, 찬물에 손을 씻기

4) 음식을 꼭꼭 씹어 먹자.

5) 중요한 일은 오전에 처리하자.

6) 저녁을 거르지 말자.

7) 밤에 먹는 차가운 토마토




위 내용은 책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한 정보다. 위의 정보들은 수년의 연구 결과에 의해 나온 결과물이다. 90분의 수면은 그 날의 잠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 결과물들을 토대로 우리는 오늘 당장부터 시도해 볼 수 있다. 일상 생활을 살면서 잠에 들지 못하는 이유는 참 많다. 야근, 회식과 같은 회사 생활, 시험과 과제물 등 학교 생활, 중요한 발표와 만남들 등의 일상 생활들을 우리의 숙면을 방해하기 좋은 방해꾼들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을 잘 숙지하고 하나씩 실천한다면 나도 모르게 활기찬 하루의 문을 열고 있을지도 모른다. 각성과 숙면의 패턴을 몸에 익히고 실천한다면 우리의 삶의 질은 한 단계 높아져 있을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늘 당장 알람을 두 개를 맞추련다. 목욕도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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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오늘이 참 놀라워서 - 황선미 첫 번째 에세이
황선미 지음 / 예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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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오늘이 참 놀라워서


황선미 첫번째 에세이집 <가끔, 오늘이 참 놀라워서>



첫번째 에세이집이라는 말에 속아선 안된다. 초보작가가 낸 첫 작품이라고 오해하면 안된다. 그러한 점을 노린 것일까? 초보인 척 독자들의 뒷통수를 칠 요량일지도 모른다. 황선미 작가는 이미 전 세계가 사랑하는 작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모두가 한 번은 들어봤을 제목이다. 2000년에 출간되어 160만부가 팔린 책이다. 물론 동화이지만 운 좋게 사랑받은 것만은 아니다. 그녀의 내공이 담겨있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알 수 있다. 황선미 작가는 진정한 베테랑임을. 


작가 황선미는 마흔 일곱 동갑 내기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또한 아이들의 엄마로 살고 있다. 동화 작가로 활동하며 그간 써온 글들을 모아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366페이지의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나는 작가로도 살고 촌부로도 살고 아내로도 어머니로도 산다.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의 딸이다. (p97)

요즘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읽어야 하는 소설보다 생각날 때 문득문득 부담없이 펼치는 에세이집에 손이 더 간다. 만남에 부담이 없는 친구를 보는 느낌이랄까? 불편한 느낌이 없고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존재다. 이런 에세이집을 읽고 있노라면 작가의 삶을 엿보는 느낌도 든다. 앞에 마주앉아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 듣다가 졸리면 자면 그만이다. 내일 못다들은 이야기를 이어서 들을 수 있다. 조급하지 않고 여유롭다. 에세이집의 매력에 이미 빠져버렸다.

겉으로 보기에 시골은 평온하다. 사람들이 순하고 넉넉하고 정이 넘친다는 편견이 우리에게 있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 시골 생활 첫해의 슬픈 그림이 이웃집 농부였다는 사실은 아마다 잊기 어려울 것 같다.(p109)

이웃집 농부 이야기는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귀농 후 이웃집의 농부 아저씨가 제초제를 먹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평온하고 무탈하다 생각한 시골도 결국은 사람사는 곳이다. 각자의 설움이 있고 말 못할 고통이 있다. 일찍 친구가 되었더라면 괜찮았을까 하는 의미없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감당키 힘든 상황이라도 일상은 이어지고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일상이란 
공기와 같은 축복임을 때닫는다. (p154)
친구가 김치통을 돌려주며 석류를 건낸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친구의 남편은 항암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울먹이는 친구를 별스레 위로하진 않는다. 메마르고 단단한 석류 껍질 안에 알알이 반짝이는 석류를 먹으며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나를 위해 빈 자취방 연탄불을 피우고 간 스물 두살이었던 친구를.

"책들의 무덤을 보고 왔어" (p291)

황선미 작가, 그녀의 작가로서의 생각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니 나름 풍족한 삶을 살고 있을거라는 나의 착각을 송두리채 앗아갔다. 3부의 "어른의 꿈도 진행 중" 부분에서는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힘든 출판 시장과 강연과 간간히 들어오는 인세를 제외하고는 넉넉하지 않다. 고독하고 쓸쓸함이 느껴진다.


무심한 듯 툭툭 내던지는 그녀의 화법이 매력적이다. 가볍게 시작하지만 결고 가볍지 않은 글들이다.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한 방 얻어 맞은 기분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듣고 오랜 시간 생각을 했다.

에세이의 매력이 푹 빠졌다. 짧은 단편 이야기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야기의 몰입을 위해 등장인물들을 파악해야 하는 수고가 없으며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녀를 통해 전해 듣는다. 카페에서 만난 친구와 수다를 떠는 느낌이랄까.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집에 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그런 친구와 같은 존재를 만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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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미 자서전 - 직딩들이여, 개미굴에서 안녕하신가?
구달 지음, 임진아 그림 / 토네이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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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개미 자서전


당신이 직딩이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주로 향하는 기차 안, 분홍색 표지의 <일개미 자서전>을 꺼냈다. 주말 출근을 할 뻔 했던 어제를 뒤로 한 채 전주로 향하는 발걸음이 경쾌하지만은 않다. 회사 생활을 나름 즐기면서 복받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개미 신분을 벗어던지기 힘든 현실은 피할 수 없다. 이런 나에게 위로라 해야할지 공감이라 해야할지 이 책이 나에게 무심한 듯 손을 내민다.



잘 쓰여진 책, 대작, 훌륭한 책 이란 수식이 붙어 있는 책들을 과연 어떠한 책들일까. 각자의 평가 기준에 훌륭하다 생각하는 책 앞에 붙이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평론가들이 대작이라 하여 그렇게 부르는 것인지 그 기준이 참 애매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대작이라 할 수 있을까? 직딩인 나에게 공감의 위로를 해주는 이 책은 대작이라 할 수는 없을지라도 휼륭한 책, 잘 쓰여진 책이라 감히 부르고 싶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슴이 울컥했음은 직딩의 힘든 마음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2015년 독립 출판물로 세상에 나왔던 <일개미 자서전>이 2017년 새로운 버전으로 나왔다. 여러 직장을 다니며 쌓아온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 "구달"로 활동 중이다. 형식에 얽메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는 그녀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러 직장을 다니며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에 반해 내가 참 행복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노라고 스스로 위안이 되기도 했다. 내가 직딩이기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마음이 잘 맞는 동료는 일개미의 아편이다. 이 죽일 놈의 회사를 다닐 만한 곳으로 둔갑시키니까. 또는 그럭저럭 다닐 만했던 회사를 일분일초도 견딜 수 없는 곳으로 전락시키니까. (p121)


회사는 일을 해서 돈을 번다고 하지만 회사를 버티는 원동력은 결국 동료다. 마음 맞는 동료를 만난다는 것도 행운이며 복이다. 하지만 그렇게 잘 맞는 동료가 회사를 떠난다면 그만큼 회사 생활이 힘들어 진다. 누군가에게 좋은 동료가 되고자 하지만 회사를 떠나는 동시에 중독 증세를 선사하게 되니 어찌 이리 아이러니 한가.



주말마다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을 옆에 끼고 하루 온종일 뒹구는 건 내가 유난히 게을러서가 아니라 주중에 회사에서 배터지게 먹어 치운 무를 소화하느라 그렇다는 얘기다. (p.145)


참 재치있다. 이 문구만 봤을 때는 무슨 이야기인가 할 것이다. 쿠기 그룹과 맛 없는 무 그룹이 있다. 주어진 음식을 먹은 후 수학 문제 풀이를 했을 때 쿠기 그룹이 더 잘 해냈다는 실험이 있다. 맛 없는 무를 먹느라 집중력을 다 소진한 그룹이 문제 풀이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그렇다. 주중 열심히 무를 씹어대느라 주말에는 방 안에서 뒹굴 수 밖에 없는 직장인의 노고가 느껴진다.


"우리 모두 회사원이 되자. 

그러나 와이셔츠 안에는 불가능한 꿈을 새기자." (p215)


이 에서이 한 권이 직장에 대해 내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했다. 재미난 에피소드들로 묶인 구달의 일개미 자서전은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한다. 미래의 꿈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직장이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다. 현재의 긍정적 돈벌이 수단, 나의 욕망을 펼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장소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가 허다하다. 그저 돈을 위해 다닐 수 밖에 없는 곳, 쭈구리가 되는 장소, 나의 꿈을 짓밟히는 곳, 자유가 박탈되는 곳.


우리의 선택에 의해서 우리는 힘겹게 회사에 취직했지만 직딩으로의 삶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우리 가슴 안에 불가능을 꿈꾼다.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한 줄기의 희망은 바로 그 불가능이다. 이 불가능을 그저 불가능으로 놔 둘지, 가능성으로 나아가게 펼쳐낼지는 개인의 몫이다. 멜랑꼴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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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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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영어, 그 험난한 과정의 끝은 어디일까? 영어 공부의 시작은 항상 호기롭지만 그 결과는 없다. 나의 부족한 끈기가 항상 나의 발목을 붙잡고 게으름은 불룩한 배만을 남겼다. 그 영화 한 편 말이 참 쉽지만 한 번 쯤 도전해볼만하다. 외국계 회사에서 7년이나 근무했건만 영어의 자신감은 아직도 찾아볼 수 없다면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는 내 이야기였고 책 이야기를 슬슬 해보자.

저자 신왕국의 이력이 흥미롭다. 고교 중퇴, 가난한 제천 집안 출신, 유일한 자격증은 프로 복서 자격증, 1년 영어 독학, 미국 명문 UC 버클리 대학 합격, 현재 코어소리영어 대표, 영어 강사로 활동 중. 그의 이력을 보면 우리도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그 희망의 시작은 영화 한 편 <라푼젤>에서 시작해 보라고 저자 신왕국은 말하고 있다.

부모님의 직장으로 인해 학교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강한 아이들 사이에서 살아남고자 선택한 복싱. 학교 통과 싸우게 되고 결국 스스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게 된다. 고등학교를 자퇴했지만 공부의 끈을 놓지 않고 영어에 매진한다. 1년이란 시간을 영화 씹어먹기를 통해 영어가 들리고 점차적으로 한 단계씩 자신의 실력을 높였다. 학원에서 자신의 영어 실력을 확인하고, 필리핀으로 어학 연수를 잠시 다녀오고, 미국으로의 어학 연수를 결심한다.

미국 비자를 받는 과정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하지만 왕국의 열정은 결국 미국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UC 버클리 대학에 편입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1년이란 시간 영화 씹어먹기를 통해 이뤄냈다. 라푼젤을 시작으로 3편의 애니메이션, 그 다음은 타이타닉, CNN까지 같은 방법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향상 시켰고 자신있게 우리에게 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듣기! 다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듣기다. 듣지 못하면 말하지 못하고 쓰지 못한다. 듣기의 핵심은 한 문장을 들릴때까지 따라 말하기다. 듣고 말하기가 아니라 들으면서 말하기다.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한다. 한 문장이 들릴때까지 백번 천번 들을면서 말한다. 발성, 강세, 리듬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문법과 단어는 자연스럽게 체화된다. 이렇게 한 편의 영화가 모두 들리고 말하기가 가능하다면 다음 영화로 넘어간다. 한 편의 영화를 씹어 먹은 순간 이미 영어는 들리기 시작한다.

영어 공부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반복적인 꾸준함이 있어야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진짜 이번엔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라푼젤>부터 시작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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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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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



이사카 코타로 지음


작가 이사카 코타로는 추리, 미스테리 분야의 책들을 주로 펴낸 일본 작가다. 이번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를 통해 그만의 독특한 색채를 맛볼 수 있었고, 묘한 그만의 방식이 나를 매료시켰다. 특별한 세계관이 담긴 그만의 소설 세계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었고 현실 생활 및 현실의 정치에도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선사했다. 


표지가 참 재미나다. 검은 슈트를 입은 사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정 알맹이, 이발소 회전간판, 화성을 연상시키는 배경이 소설을 궁금하게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검은 슈트를 입은 정의의 남자는 영화 배트맨 혹은 브이포벤데타를 연상시킨다.


"원래부터 흙색에 가까운 나방과 검은색에 가까운 나방이 따로 존재하고 있었어. 옛날에는 벽 색깔이 흙색에 가까우니까 섬은색 나방은 새의 눈에 띄어 쉽게 잡아먹혔지. 점점 벽이 더러워지자 이번에는 흙색 나방이 더 눈에 띄어 잘 잡아먹히게 된거야. 그것만 보면 나방은 환경에 맞춰 진화했다고 볼 수 없어."(p204)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현대이지만 사회는 매우 부조리한 특수한 사회다. '평화경찰'제도를 통해 공권력이 남용되는 사회. 이 사회는 사회에 위험이 될만한 인물을 색출해 단두대에서 처형한다. 삼권분립이 확실한 우리 사회에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특수한 사회의 모습이다. 평화경찰은 위험 인물에 대한 정보를 제보를 통해 얻고, 그 인물에 대한 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고문과 반 강제적 신문을 통해 진술을 받는다. 고문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단두대 행이다. 조사부터 처형까지 평화경찰의 결정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경찰의 힘이 막강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경찰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조리한 현상에 맞선 정의의 사도가 나타난다. 바로 검은 슈트의 사나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기를 사용하며, 목검을 휘두르는 수수께끼의 사나이가 나타났다. 평화경찰은 이 사나이를 찾아내고자 고군분투한다. 검은 슈트의 사나이는 불의를 저지르는 사람들 앞에 나타나 처벌하고 응징하며 홀연히 사라진다. 그 과정이 재미있고 사나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다.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과 사람들의 행동들, 정의의 편에 선 사람들까지 그 정체를 소설이 끝나는 시점까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아주 절묘하게 정의와 부조리의 사이를 왔다갔다한다. 이러한 사회의 구조에 의문점을 품고 있는 평화경찰, 그럼에도 정의의 사도를 찾아야 하는 평화경찰, 사회의 부조리를 알고 있지만 두려워 침묵하는 이들, 부조리한 모습에 행동하는 검은 슈트 사나이. 사람들의 심리들을 통해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다.


이러한 사회의 모습이 우리 사회가 사실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에 많은 제도와 법이 존재한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처럼 모든 법이 옳다고 말할 수 없고, 필요에 의한 악법이 존재할 수 있다. 그 법이 일부 사람들의 욕심에 의한 법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러한 부조리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현실에 순응할 것인가, 맞서 싸울 것인가. 그 희망의 불씨가 되어 줄 사람이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


책의 3분의 2 지점부터 검은 슈트 사나이의 정체가 드러나고 클라이 막스를 향해 내달린다. 슈트의 사나이를 찾아가는 평화경찰의 시각보다는 그 이후 검은 슈트 사나이의 시각에서의 사건들이 숨 쉴틈 없이 지나갔다. 책을 끝까지 읽고서 개운하지 않았다. 이 책이 던지는 메세지가 결코 가볍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시개미는 말이야, 여왕개미가 일본왕개미의 집에 들어가 그곳의 여왕개미를 죽여. 그러면 일본왕개미의 일개미들이 가시개미의 여왕개미를 자기네 여왕개미로 착각하고 열심히 모신다고. 가시개미의 유충과 알을 기르는 거지. 그러다가 일본왕개미들은 수명을 다해 죽고 어느새 가시개미들은 성채가 되지." (p.480)


가시개미 이야기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 사회에서 가시개미, 여왕개미, 일본 왕개미, 일개미들은 각각 어떤 사람들과 매칭시킬 수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나는 그저 하나의 일개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참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우리는 생각이 좀 달라져야 한다. 그저 일개미에 불과하지만 이제는 그 일개미들이 가시개미를 무찌를 수 있는 시대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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