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는 노땡큐 -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이윤용 지음 / 수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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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이제 노땡큐

촌철살인 그녀가 던지는 메세지

집안일로 바쁘지만 무료한 일요일 주말, 혼자 빙그레 웃으면서 금세 끝까지 읽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생각도 했고, 이런 저런 유쾌한 생각을 하게 한 이 책의 저자이자 작가 이운용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촌철살인'이란 말이 잘 어울릴 듯 하다. 당당하고 할 말은 할 줄 알며, 자신의 권리를 내 세울줄 아는 40대 골스미스 이운용 라디오 작가는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를 거쳐 현재 MBC 라디오 <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에서 집필 중이라고 한다. 그녀가 쓴 글들을 하나씩 읽으며 많은 공감을 했다. 나이도 성별도 다른 그녀의 말들에 공감을 얻는 내 모습이 이상하면서도 참 재미있었다. 그녀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별반 다르지 않으며 내성적이지만 당당한 모습이 나와 닮았다고 해야할까.

다양한 연애를 통해, 몸바쳐 몰두한 일을 통해, IMF때 부터 쓴맛 단맛을 보게 한 사회를 통해 많은 것을 깨우쳤고 켜켜이 쌓인 경험은 스스로의 자산이 되었다. 심각하고 정성적인 인간관계 서적들보다 다정하면서도 때론 따끔한 말을 내 던지는 옆집 누나가 설명해주는 듯한 이런 책이 어쩌면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갚진 교훈이 될 수도 있다.

책 구성은 스마트폰 문자 메세지 혹은 톡의 형태를 담았다. 문자로 의사소통을 많이 하는 현 세대의 트랜드를 적절하게 반영했으며 스마트폰의 충전 %를 쪽수로 표현한 점도 재미있다. 스마트폰처럼 친근하게 독자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보인다. 문자를 저장 혹은 삭제할지는 우리의 결정이다. 그저 저자는 우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할 뿐이다.

대전역이었던가.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중략)

"승객 여러분,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따뜻한 저녁 보내시기 바랍니다."

순간, 아침부터 온종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나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나는 그만 울컥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것이다. (p67)

힘들게 살아가는 나에게 위로의 말은 어떤 것일까. 위로 메세지를 받거나 들어본 게 언제였던가. 내가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이 있었던가. 그리 힘든 것도 아닌데 그 위로 한 마디를 잘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흔한 말 한마디도 누군가에게는 값진 위로의 말이 될 수 있음을 잊고 지내는 듯 하다.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는데, 내가 "나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말한 경우의 상당수는 나이 들기 전에도 그랬다는 것이다. (p116)

책에서 살짝 느껴졌는데 저자는 나이에 조금 민감한 듯 하다. 나이와 관련된 글들을 종종 등장하니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나이란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이 시대의 결혼은 선택이며 우리의 삶은 정해지지 않았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에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30대니까 어리다는 생각도 어쪄먼 잘못된 것이 아닐까. 5년 후면 40대 이거늘 모든 문제는 나이가 문제가 아닌 내 자신의 문제다.

내 앞에서 칭찬하는 사람은 뒤에서도 날 칭찬하는 줄 알았고, 나한테 잘해주면 그저 다 좋은 사람인 줄 알았고, 나에게 늘 자상한 남자는 다른 여자에게도 자상하다는 걸 몰랐고, 겉멋 부리기 좋아하는 남자는 인생에도 겉멋이 들어 성실하지 않다는 걸 몰랐으며 누군가는 내가 한 이야기를 토씨 몇 개 바꿔 뒤에서 아예 다른 이야기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걸 몰랐다. (p122)

사회에서나 친구들끼리의 만남이거나 연애에서거나 사람을 만나고 헤어짐에 있어서 겉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알면서도 잘 모르고 지낸다. 간혹 우리는 내면이 아닌 서로의 겉모습만을 보면서 지내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반대로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내 모습이 아닌 그저 나의 겉 모습만을 기억할 것이란 생각에 참 아쉽기도 하다.

영혼 없는 맞장구 말고 영혼 있는 문제 제기를 위해서. 순간적으로는 서운하더라도 정말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기 때문에. (p141)

내 생각도 비슷해서 놀라웠다. 영혼 없는 맞장구보다 순간 서운하더라도 도움되는 말을 하고 싶은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마음을 받아주는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어쩌면 사회가 영혼 없는 맞장구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공감과 위로가 부족한 사회이기에 더욱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한 부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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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돈관리다 - '구멍'은 막고,'돈맥'은 뚫는 알짜 장사회계
후루야 사토시 지음, 김소영 옮김, 다나카 야스히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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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돈관리다

한계이익률을 모른다면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장사에 있어 맛은 참 중요하지만 맛이 전부가 아니다. 장사를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있는게 아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 장사를 할 때 이윤을 철저하게 계산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 하나를 통해 장사를 하기 위해 맛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가격 결정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가격 결정을 어떻게? 그 구체적인 해답은 바로 이 책 안에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쉽고 읽기 쉽게 씌여졌다는 점이다. 장사로 바쁜 자영업자 분들이 읽기 쉽도록 접근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바쁜 자영업자 분들이 어쩌면 책을 읽는 자체가 사치일지 모른다. 하지만 성공으로 가는 길에 이 책을 읽고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장사에 있어 돈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얼마큼 알고 있는지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회사에는 나가는 돈과 들어오는 돈이 있습니다. 이 사실은 모두가 알죠. 애초에 제 가게가 적자인 이유는 나가는 돈이 많아서였습니다. 이 부분까지는 이해가 됐습니다. 가게 계좌에 돈을 늘리기 위해서는 매출을 올려야 한다고 믿고 달려왔는데, 오히려 그 결과 적자가 되고 말았죠. (p68)

그저 장사가 잘 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최저가 음식점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종종 보게 된다. 맛도 괜찮고 푸짐하게 음식이 나오는데 가격이 매우 저렴한 최저가 음식점들에 대해 매우 궁금했다. 이런 가격에 흑자가 가능한 것인가.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원가 절감, 가족 경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최저가를 이뤘다고 하니 참 대단하게 보인다.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항상 매출을 공개하는데 순이익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난 뒤 약간의 의구심이 생겼다. 정말 흑자인 것일까?

순이익 = 매출 - 세금과 기타비용 - 도매원가 -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

순이익은 참 중요한 요소이다. 그저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아무리 많이 판다고 하더라도 다른 비용이 많이 든다면 헛수고가 될 수 있다. 철저하게 이윤 계산을 해봐야 한다. 이러한 계산을 하지 않은 채 그저 많이 파는데 중점을 둔다면 열심히 봉사하는 것과 다름 없다. 비용 중에서 고정비(월세, 전기세, 인건비 등)와 변동비(포장비, 배송료, 재료비 등)를 철저하게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

한계이익 = 매출액 - 변동비

한계이익률(%) = 한계이익금 / 매출액(판매가격) X 100

제품의 가격을 결정할 때 한계이익, 한계이익률을 꼭 따져봐야 한다. 적자와 흑자의 기로에서 방향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계이익률이 25%를 넘지 않는다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 25%를 넘지않은 채 계속 장사를 하면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다. 이 부분은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그저 많이 팔고 이윤을 남기기만 하면 되는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윤을 남기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이익이 충분하게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숫자의 기본을 소홀히 여기기 때문에 돈을 벌지 못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장님들은 숫자의 기본을 확실히 익힌 다음, 오늘 이야기할 한계이익을 배우고 실천하고 나서 다들 흑자로 전환했어요. (p78)

한계이익이라는 그 신기한 단어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서 좋은 정보를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숫자를 무시한 채 호기롭게 장사에 뛰어든다면 적자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 장사에 있어 돈관리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를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철저하게 이익을 계산해 가격을 결정하고 자금을 집행해야 한다. 광고를 내야한다거나 직원을 고용한다고 했을 때 비용과 이익에 대해서 철저하게 고려한 뒤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자영업자 분들이 이 책을 꼭 읽고 모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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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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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우주인이 되고 싶은 샐러리맨의 생존기

소설을 읽을 때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소설이 그랬다. 주인공과 한 몸이 되어 우주를 꿈꾸는 샐러리맨이 되었다. 주인공 이진우처럼 불안에 떨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으며 우주에 대한 꿈을 꾸기도 했다. 철저하게 픽션이지만 사실적이라 놀라웠고 또한 서정적이며 감성적 표현들의 섬세함이 담겨있다. 이진우를 중심으로 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많은 사람들의 심리적 교차가 이 시대의 우리와 다름 없었으며 처절한 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그의 마음에 동질감을 느낀다.

이 소설은 구상과 취재 시작부터 13년동안 씌여졌으며 집필 사년간 서른다섯 번 개고했을 정도로 많은 정성이 담겨 있다. 사실에 기반하면서도 감성적인 문체는 이 소설이 가진 강점이라 생각한다. 우주인이 되겠다는 집념하나로 나아가는 이진우의 모습이 저자 권기태의 집념과도 일맥상통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끈질긴 노력 끝에 나온 소설인만큼 저자의 깊은 애정이 담긴 소설일 것이다.

주인공 이진우는 생물학 연구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딸 둘을 키우는 평범한 가족의 가장이기도 하다. 좋은 연구 결과를 위해 야근을 마다하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가면서 가슴 안에 우주인의 꿈을 꾸고 있다. 그토록 열심히 노력했건만 굴러들어온 경력직 직원이 자신을 앞질러 팀장이 된다. 하물며 팀장은 자신을 짓누른다. 그가 지원한 우주인 선발 떄문인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자신을 못마땅히 여기는 팀장때문인지 이진우는 올해 좋지 않은 평가가 내려진다. 부당한 처우라며 팀장에게 말하지만 녹록치 않다.

서른다섯, 청춘은 떠났지만 연륜은 도착하지 않았다. 며칠 후면 서른여섯이다. 나는 이제 좀 유별난 해프닝을 한번 겪고서, 떠나보내는 건가? 허물을 한 꺼풀 벗고서 감기 기운만 남은 채로... (p104)

서른 다섯 이진우의 모습은 이직을 준비하는 회사원들의 모습과 닮았다. 우주인 선발 과정에 지원해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며 초조해하는 그의 모습이 영락없는 이직 결과를 기다리는 샐러리맨의 모습이며 흔한 우리 가장의 모습이다. 마치 나와 닮은 이진우의 모습에서 애정이 생기며 그를 응원하게 된다. 나도 딸을 가진 집안의 가장이며 공교롭게도 나이가 서른 다섯이다. 그리고 가슴에 꿈을 품은 평범한 샐리리맨이다. 2001년 개봉한 봄날은 간다를 비행기에서 볼 수 있는 최신작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약 15년 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훌륭한 지원자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자만이 우주인이 되는 무한 경쟁에서 최초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 세상은 최초만을 기억한다. 첫 한국 우주인 이소연은 후손 대대로 기억되는 이름이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이소연의 고증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중력을 탓하며 쓰러지지만 중력은 나에게 관심조차 없으리라. 하지만 지금 중력은 누구에게나 힘을 미친다. 누구나 똑같이 바닥에 닿게 하고, 서든 눕든 제 무게를 되살려준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지만 어디에나 있고, 태양도 지녔지만 티끌도 가졌다. 그래서 중력은 모든 것이 제가끔 움직이고 저마다 살아가는 힘이고 조건이고 운명이다. (p152)

중력이라는 단어는 힘을 지녔다. 눈에 보이지 않으며 항상 우리에게 작용하고 있는 그 중력은 참 신비한 존재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우리에게 작용하는 힘이 중력이듯 우리는 그 힘을 피할 수 없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이 힘의 존재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힘이라는 전지전능한 존재로까지 느껴진다. 회사에 속박될 수 밖에 없는 샐러리맨의 처지를 중력이라는 힘에 비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 바닥도 아주 잔인한 곳이야. 내 말은 여기도 요직과 말직, 출세와 좌천이 있다는 거야." 사샤가 손마디를 뚝뚝 꺾으면서 말했다. 나는 허탈한 느낌이 들어서 그개를 저었다. "회전문으로 나갔다가 도로 들어온 거 같아. 여기도 이렇다니까." (p204)

우주인이 되더라도 사실 다른 조직으로의 이동이다. 큰 변화가 있을 것이며 꿈이라고는 하지만 그 조직이나 이 조직이나 거기서 거기다. 회전문에 비유한 표현이 매우 와닿는다. 요직과 말직, 출세와 좌천은 어디나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고 세상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숙명과도 같다.

"이것은 재난을 가정한 훈련이 아니야. 훈련 그대로가 재난이야." (p272)

훈련 과정에서 이진우는 이해할 수 없는 훈련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왜 이 훈련이 필요한지 납득할 수 없다. 재난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모두가 죽었을 것이기에 이 상황은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훈련은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런 일들은 우리 일상에서도 종종 만난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상황들 중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납기일,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 불가능한 아웃풋 요구 등 훈련 그대로가 재난이라는 말이 딱 들어 맞는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은 무거운 물체의 주변 공간은 중력 때문에 휘어져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의 근처도 그런 것이 아닐까. 나의 마음은 실내에 쳐진 그물 위에 선 것처럼 그가 움직이는 곳으로 기우뚱하게 쏠리곤 했다. (p301)

참 재미난 표현이다. 무거운 물체가 중력을 가진다는 의미다. 우리는 누군가의 중력에 의해 그 쪽으로 기우둥하게 쏠린다. 사회 생활에서 어느 조직이나 중심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을 중심으로 조직은 구성이 되며 돌아간다. 나 또한 누군가의 중심 쪽으로 영향을 받으며 쏠려 있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중력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나의 생에서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여기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가? ... 아니, 내가 모험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만 있었더라면... 나는 아직 뭘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바쁘기만 한 바보로 살았을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쳇바퀴를 돌면서 가끔 푸념하고 화를 내기만 하는 채로. (p408)

이 책에서 가장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다. 우리는 모험을 두려워한다.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 수 있다. 새로운 세상에 꼭 가야 하느냐고 묻는다. 나도 사실 별반 다르지 않다. 모험이 두렵긴 모두가 마찬가지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 곳에 머무를 수 없다. 그저 바쁘기만 한 바보인지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는 용기있는 사람인지는 이미 나에게 주어진 선택이다.


우주인이 되기 까지의 그 과정이 험난하다.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들과의 우애가 인상 깊었다. 우주인이라는 같은 뜻으로 모인 사람들끼리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서의 미묘한 감정 싸움이 안타깝기도 했다. 누군가는 올라가야하며 누군가는 내려와야 하는 이 경쟁사회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윤리위원회의 에피소드는 참 애석해다. 이 상황이 그저 훈련의 한 과정이었으면 하고 바랐다. 대외비 관리의 허술함에 대해 따지는 게 아닌 그 문서를 가진 사람을 벌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각에 따라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러시아와 한국 사이의 기 싸움인가 싶기도 했다. 아리송한 부분이다.

긴 호흡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숨막히는 우주인 선발 과정을 함께 했다. 함께 긴장하고 함께 선발 과정에 참여한 느낌이다. 우주인 선발 과정이라는 단면을 이 책에서는 그리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을 종합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 줄기로 나아가는 이야기지만 수반되는 생각은 여러 줄기로 뻗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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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논리학 - 모순과 억지를 반격하는 사이다 논리 이야기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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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논리학

"논리학은 참 재미있다"

"뇌섹시대 - 문제적 남자"를 간혹 즐겨본다. 뛰어난 스펙을 자랑하는 브레인들이 모여 같이 문제를 풀고 풀이 방법을 나눈다. 함께 문제를 풀면서 나는 왜 저런 생각을 못했을까 자책도 하고 참심한 풀이에 감탄하기도 한다. 어쩌다 한 번 문제를 풀었을 때는 그 쾌감에 입가에 웃음이 절로 난다.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문제 유형은 참 다양하지만 그 중 하나의 맥락으로 '논리학'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문제적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슬기로운 논리학>에 관심을 보일만 하다. 또한 이 책을 읽고 난뒤 저자 '크리스토프 드뢰서'의 다른 책 <수학 시트콤>, <물리학 시트콤>에도 관심이 생긴다.

이 책이 재미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스토리텔링'이 아닐까 싶다. 어느 한 주제에 대해 설명할 때 바로 이론부터 시작하면 금방 지루하고 호기심이 반감될 것이다. 그 주제가 집합, 명제, 논증, 추론 등 이라면 단어부터 묘한 거부감이 든다. 하지만 재미난 시트콤 이야기로 시작되는 각 주제들은 매우 흥미로웠다.

책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논리학이 쉬운 편은 아니며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영재발굴단'에 나오는 영재들에게는 코웃음치는 문제들일지도 모르겠으나 그저 논리를 좋아 하고 싶은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중상급의 내용이라 생각한다. 고등학교까지 정규과정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접했을 내용들이긴 하지만 여간 어렵지 않다.

각 장에서는 연습 문제를 제공하고 있다. 연습문제를 하나씩 푸는 재미가 있다. 주어진 조건을 활용해 나름 표를 그리고 조건들을 따져가며 불가능한 상황들을 제거하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재미있다. 절대 밤 늦게 이 책을 펼쳐선 안 된다. 연습 문제를 풀기 위해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연습장을 끄적거리는 모습을 아내에게 들킬 수 있다.


"달이 만약 녹색 치즈라면, 숫자 5는 고주망태다." 교수는 이 문장이 참이라고 했다. 거짓 문장에서 거짓 문장을 도출하는 것은 합법적이며, 따라서 이 도출 전체를 표현하는 문장은 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p15)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읽어보고 또 읽어봤다. 달이 녹색 치즈가 아니니 뒤에 따라오는 말도 틀린 것이기에 참이라는 뜻인데... 뭔가 말장난 같기도 하고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 논리학은 이런 식이다.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잣대가 명확하다. 숫자 5와 고주망태라는 단어에 현혹되어선 안 된다. 입력 값과 결과 값 사이에는 기호만 존재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제 당신은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논리 퍼즐"이라고 소개하는 수수께끼에 도전할 준비를 갖췄다. (중략) '얼룩말 퍼즐 Zebra Puzzle' 로도 불리는 그 수수께끼의 최초 버전은 1962년 12월 17일 잡지 <라이프life>지에 발표 되었다. (p82)

얼룩말 퍼즐은 약 30분동안 나를 고심하게 했다. 즐거운 고심이었다. 질문은 간단하다. 누가 물을 마실까? 누가 얼룩말을 키울까? 이다. 허나 그 답을 찾는 과정이 만만하지 않다. 물론 내 기준이다. 이 답을 모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고, 뭔가 시간낭비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그저 재미있다. 내가 그저 재미있으면 되는게 아닌가? 답을 맞췄을 때의 쾌감은 다른 무엇과 비할 수 없는 기쁨이다.

이국적인 섬 멘다치노 Mendacino에 오신 당신을 환영한다. 이 섬의 특별한 점은 두 부류의 사람들이 산다는 것이다. 한 유형은 날 참말을 하고, 다른 유형은 한결같이 거짓말을 한다. (p143)

섬 멘다치노에 놀러 가고 싶다. 이러한 상황 설정 자체가 재미있고 논리 게임을 즐기는 도구가 된다. 이 간단한 가정하나로 꽤 많은 논리 게임을 만날 수 있었다. 쉽게 풀리는 문제도 있었지만 도통 이해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문제도 많았다. 그런데 그 시간이 그저 재미있다. 이런 문제를 시험 문제로 만났다면 스트레스고 고통이겠지만 이렇게 놀이로 만나니 하나의 놀잇감과 같다.

멘다치노 섬에서 확장된 염소 게임도 매우 흥미로웠다. 허나 아직 100% 이해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 내 이해력의 문제이니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퍼지 논리 옹호자들이 끊임없이 제기해온 비판은 고전 논리의 흑백 사고가 현실을 불완전하게만 반영한다는 것이다. (중략) 그러나 인간 언어의 불명확성에 관한 일반 이론을 개발하는 것은 퍼지 논리도 해내지 못한 과업이다. (p291)

논리학은 흑백 논리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했는데 퍼지 논리는 나의 이런 상식을 깨주었다. 중고차 선택 기준에 적용된 퍼지 논리 퍼지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도와주었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흑백 논리의 잣대를 적용시킬 수 없는 사례들이 꽤 많다. 빠르다, 키가 크다, 멋지다 등 칼로 무를 자르듯 구분지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180cm가 키가 크다고 하면 179은 작다고 할 수 없지 않은가.


모든 이론을 책 한 번 읽고 확실하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 이론들이 나름 난이도가 있었다. 그래도 반절 정도는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아이큐가 높았더라면 조금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을텐데 라는 푸념이 나온다. 허나 이 과정 자체가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문제 풀기를 좋아하고 논리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다른 놀잇감보다 더 흥미로운 장난감이 될 수 있다.

아직 논리학의 세계는 나에게 멀리 떨어져 있지만 논리학이라는 분야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저자 크리스토프 드뢰서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책에서 소개된 논리 게임에 재미를 느꼈고 비슷한 종류의 게임들이 궁금하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좀 더 재미난 논리 게임들을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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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사용설명서 - 내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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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용 설명서

"괴로움 없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길"

소설가이자 건국대 석좌교수,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까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김홍신의 책이다. <인간시장>으로 최초 밀리언셀러 소설가인 그의 책들을 보면 '인생'으로 시작하는 책들이 많다. '인생 견문록',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 '내 인생 후회되는 한 가지', '인생 사용 설명서' 등의 책들이 있다. 인생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인생'이란 단어를 참 좋아하시는 듯 하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방향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루 사용 설명서> 또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그 하루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방향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강한 상대를 만난다는 것, 불편한 상대가 있다는 것, 인생의 고난들 등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피하고 싶고 멀리하고 싶은 것들이지만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 말한다. 부정적인 것들을 긍정적으로 바꿔 보는 긍정의 힘이 책에 담겨 있다. 모든 것은 자신에게서 나오기에 스스로의 생각을 바꾸자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남의 시선을 벗어 던지고 스스로 자유로운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나는 실패한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냥 한 번 넘어졌다고 생각하세요. 일어나서 다시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쳤으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고 걸을 만하면 그냥 걷는 게 상책이지요." (p37)

실패는 사실 늘상 있는 일이다. 뭐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참 쉽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걸어가야 하는게 우리의 인생이며 이미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고달프지만 언젠가 언제 그렇게 아팠냐는 듯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다.

죽기 전에 하는 가장 큰 후회는 '그때 좀 재미있게 살걸'이라고 한다. (p52)

이 짧은 인생 재미있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하루 고민과 고뇌로 지내기 보다 좀 더 재미나게 살면 참 좋을텐데. 우리는 그렇게 재미나게 살고 있는지 한 번쯤 되돌아 보자. 나중에 조금이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재미나게 살아야 한다.

국경일이나 국가원수 접견 때만이라도 대통령 내외는 한복을 입는 자긍심쯤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남자는 양복, 여자는 한복을 입는 기괴한 부조화가 슬며시 사라지고, 작은 것에서도 우리의 문화를 당당히 드러내는 한국인의 긍지가 자리 잡을 것이다. (p77)

참 공감되기에 적어봤다. 우리 나라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이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한복이 가진 상징적 의미에 대해 대통령이 앞에서 하는 한 번의 행동이 큰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의 부조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여자만 한복을 입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함에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고 지금 사랑하지 않고 미루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사랑의 온도는 100도가 아니다. 펄펄 끓으면 누구라도 화상을 입는다. 사랑의 온도는 36.5도 이기에 늘 온화하다는 걸 잊지 말자. (p147)

사랑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설레이고 좋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인생을 살아가며 사랑은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이기에 그럴 것이다. 사랑의 온도가 뜨뜨미지근한게 진정한 사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에게 이 글을 보여줘야 겠다.

입맞춤과 사랑한다는 말, 공짜다. 자주 하라. (p165)

아내에게 물어봤다. 100번의 사랑한다는 말보다 한 번의 포옹이 더 좋다고 하더라. 그랬더니 아내는 100번의 사랑한다는 말이 더 좋다고 했다. 백 번 사랑한다는 말, 백 번 입맞춤, 백 번 포옹을 하도록 해야겠다. 공짜니까 얼마나 좋은가.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각종 실험 결과가 있다. ..(중략).. 10분을 넘기지 않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적절히 이용하는 게 지혜인 것이다. (p224)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 그 스트레스를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저 그 스트레스를 피하려고만 했던 것 같다. 뭐든지 적절한 것이 참 중요하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적당히 절절하게 이용하면 참 좋을 것이다.

참 신기한 것은 웃는 입 모양만 해도 부교감 신경이 자극을 받아 면역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중략).. 웃기만 해도 암세포가 사라진다니 지금 그냥 웃어보자. (p238)

웃자. 그냥 웃자. 그 무서운 암세포를 사라지게 한다는 웃음. 그러니 한 번 더 웃자. 이 글을 읽고 웃을 수 있어 그저 감사한 하루다.


매일 하루하루 다른 주제로 365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많이 들어본 내용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내용도 있다. 하나같이 모두 다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좋은 글들이다.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인생 생각보다 짧다. 이 짧은 세상 살아가는 동안이 우울하고 침울하기 보다 활기차고 웃음 넘치고 재미나고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한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하루가 주어진다.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그 하루를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하루 사용 설명서>를 보고 하루하루 행복한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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