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배심원 스토리콜렉터 72
스티브 캐버나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열세 번째 배심원

천재 연쇄 살인마와 사기꾼 출신 변호사의 대결






치열한 두뇌 싸움과 더불어 스릴러가 담겨 있다. 지루할 틈 없는 법정 두뇌 싸움은 매우 세세하고 흥미롭다. 누가 이길지 숨 죽이고 지켜 보게 된다. 헐리우드 유명 배우 커플이 신문에 났다. 아내와 경호원이 살해되었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남편 바비는 무죄를 주장한다. 피해자에게서 나온 증거들이 바비를 향하고 있다. 변호사 플린은 바비가 무죄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 이러한 가운데 한 배심원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바비가 유죄 선고를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작하고 있다.



예리하게 조작된 증거들. 하지만 플린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장의 모순이 되는 점들을 지적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독자는 무죄로 판명될 것 같지만 명확한 증거들로 인해 판사와 배심원단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에 배심원단은 누군가에 의해 선동당하고 있다. 바로 열세 번째 배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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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가 아니었다. 지폐였다. 1달러짜리 지폐. 수없이 접고 접고 또 접은. 달러 뒷면에는 미국의 국새가 있었다. (중략) 살인범은 1달러 지폐로 나비를 접어 칼 토저의 입속에 놓아둔 것이었다. (p107)

살해된 피해자에게서 나비 모양의 지폐가 나왔다. 책 표지의 그림으로도 나온 이 지폐는 살인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키다. 범인으로 지목된 바비의 지문이 나왔고 또 다른 한 사람의 지문이 나왔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 다른 한 사람의 지문은 지폐가 발간된 시점 이전에 이미 사망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있다. 두 스토리 라인이 함께 나아가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추리소설의 묘미가 살짝 덜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다. 양 쪽의 입장을 모두 바라보는 전지적 독자의 시점에서 에디 플린이 되어보기도 하고 조슈아 케인이 되어보기도 한다.



표식을 남겼던 살인범. FBI가 수년간 추적해오고 있는 한 남자. 두려움과 기쁨의 전율이 케인을 엄습했다. 차가운 환영의 손이 그의 어깨를 매만지는 것 같았다. (p251)

케인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또 다른 이야기도 남다르다. 케인은 혼자가 아니다. 케인을 돕는 누군가가 있다. FBI의 추격이 있음에도 케인은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플린은 서서히 케인에게 접근해 간다. 어떻게 케인의 정체를 알아가는지 그 과정이 흥미롭고 스릴있다. 극적인 요소도 곳곳에 배치되어 긴장감이 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케인은 매우 특별하다. 그에 대한 성장 과정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괴물의 탄생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을까. 케인의 시각으로 진행된 배심원단에 들어가기 위한 그 과정은 또 하나의 스릴러였다. 내가 마치 범인이 되어 사실을 조작하는 듯한 대리 만족의 느낌이랄까. 마치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가 재판을 지켜보는 것 같아요. 이 자식한테는 게임 이상이에요. 사명이죠. 법정에 앉아 다른 사람이 그 자신의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는 장면을 지켜보는 게 얼마나 엄청날지 상상해봐요. 가장 최고의 부분은 당신이 모든 것을 실현시켰다는 거죠. 당신 계획이 그야말로 당신 앞에서 완벽하게 펼쳐지는 거예요. (p376)

케인의 극악무도한 살인은 스스럼없다. 배심원단의 성향을 파악하고 무죄에 투표할 것이라 판단하는 배심원단을 무참히 살해한다. 더불어 살인은 매우 철저하게 다른 용의자를 지목하도록 설계한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건 때마다 케인은 무고한 사람을 유죄로 이끌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하지만 케인은 플린을 만났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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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 어떠한 결말이 날지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세세하게 뜯어보고 요리한 느낌이랄까. 내가 에디 플린이 되어 연쇄 살인마의 실수를 찾아내보고, 또 내가 조슈아 케인이 되어 철저하게 증거를 조작하고 판을 흔드는 연쇄 살인마가 되어 보기도 했다. 소설의 가진 가장 큰 재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경험할 수 없는 세상을 마음껏 경험해 보는 것.



"그가 넷플릭스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 변호사가 되는 사기꾼 얘기야." 그가 웃으면서 말했다. (p506)


영화로 나와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가 생각된다. 머릿 속에 그려지는 스릴 넘치는 영화의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 시나리오는 검증 받았으니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도 이 내용이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충분히 영화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듯 싶다. 책 안에서 슬쩍 의지를 보이고 있다. 스릴 넘치는 법정 소설로 <열세 번째 배심원>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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