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
테사 란다우 지음, 송경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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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

바쁜 일상에 힘겨워하는 당신에게 선사하는

내면의 휴식과 진정한 행복이 담긴 이야기 처방전




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렇게 짧은 책 한 권이 나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나지막한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첫 챕터를 읽자마자 큰 깨달음을 얻게 되는 책이다. 첫 챕터에서 네 가지 인생 질문 중 하나의 인생 질문이 나오는데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랄까. 익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항상 우리는 망각한다.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육아와 일상에 지친 한 여인 율리아가 있다. 우연히 한 카페에서 노부인을 만나 인생 질문을 받게 되고 그녀의 삶이 서서히 변한다는 이야기다. 소설의 형태를 빌려 에세이의 느낌이 더해져 책의 내용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아주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다. 책에서 노부인이 던진 인생 질문은 당장 우리의 삶에 적용시킬 수 있다. 당장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중요한 선택을 할 수도, 내 삶의 방향을 정할수도 있다.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던 삶의 기로에서 명쾌하게 답을 정해주는 느낌이다.

지금의 삶이 사실상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고 지치고 점점 늪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때가 있다. 내 시간은 없고 육아에 지치고 몸은 힘들다.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다. 숲속에서 만난 노부인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의미있는 질문들이다. 아주 평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송두리째 다시 잡아주는 힘이 있는 질문이기에 내 자신이 힘들때마다 꺼내 보고 싶은 질문들이다. 또한 내 주변 사람들과 함게 이 책의 내용을 나누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아래 내용을 읽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질문을 음미하고 넘어가야만 이 책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끝까지 계속 읽고 싶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감질맛나게 인생 질문을 하나씩만 알려주는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충분히 내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게 돕는다. 또한 그 인생 질문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끔 유도한다.

미스터리한 노부인은 누구였을까.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율리아에게 인생의 질문을 던지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도록 돕는 노부인은 어쩌면 이 책과 닮아 있다. 불연듯 우리의 삶에 나타나 좋은 말을 건네더니 홀연하게 사라진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노부인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책을 닫으면 노부인은 홀연 사라진다.


인생의 첫 번째 질문은 이거예요.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가?'

p35

당신이 '아이를 낳고 가정에 충실한 삶'과 '승진의 기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느 길로 가야할까. 가정을 이룬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삶의 기로에서 주어지는 질문이다. 고민 끝에 아이를 낳고 가정에 충실한 삶을 살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런데 스스로 정한 규칙들을 지키느라 정신이 없다. 아이들을 케어하고 일까지 하느라 정신이 없다. 분명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스스로 선택했음에도 점점 현실에 치어 지쳐간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갈림길에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 누군가와 만남을 가질 때 등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인생의 큰 부분을 결정짓는 것까지도 이 질문을 통해 스스로 마음이 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질문은 '이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예요.

p73

바쁜 와중에도 건강을 위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필라테스 수업을 수강한다. 지치고 바쁘지만 시간을 내어 필라테스 학원에 도착하건만 이런 이번 주는 수업이 쉰다. 이 순간 '이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힘들더라도 해내야 하겠지만 정말 그렇게 중요할까? 스스로만이 그 정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별것 없어요. 아주 간단해요. 핀란드인들은 자연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하고, 친구를 만나고, 휴식과 아늑한 분위기를 소중하게 생각해요. 그게 전부에요, 더 이상 없어요.

p116

행복이란 게 참 별게 없다. 현재 충분히 편안하게 마음껏 휴식을 갖는 것. 사실 이게 참 쉽지 않긴 하다.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서 두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다 보면 행복한 핀란드인들의 모습과 가까워 지지 않을까. 행복이란게 참 별것 아닌 건데 그렇게나 어렵다. 일하느라 육아하느라 힘든 일상에서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아이와 함께 산책하는 시간을 갖는다거나 아이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맡기고 휴식을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을 챙기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세 번째 질문은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인 것 같아요.

p109

풍요로운 물질의 삶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기 좋은 질문이다. 로또가 당첨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모두가 믿지만 그 행복은 아주 오래 가기 힘들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마음껏 구매하며 집에는 같은 물건으로 넘쳐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미니멀라이프가 트랜드가 되듯 우리 삶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물건을 구매하며 잠깐은 기분이 좋겠지만 이내 다른 물건을 찾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1년 후에 죽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오늘 당신의 삶에서 어떤 걸 바꾸고 싶어?

p172

이 책에서 어쩌면 가장 기억하고 싶은 질문이다. 당장 1년 후에 내가 죽는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그냥 이렇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내 삶을 충실하게 살아갈 것이라 다짐한다면 지금 이 모습이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라는 셈이다. 지금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처 알지 못하고 있다면 얼마나 안타까운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도 생각해봤다. 1년 후에 죽는다면 다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평소에 해보고 싶었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일을 하나씩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이런 질문 하나에 당장 내 생각을 고쳐먹고 달라지는 내일을 살아갈 수 있다.

내면의 나침반을

따르는 사람은

눈을 감고도

목표에 도달한다

p179

내 자신에게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것인가. 이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1년 후 내가 죽는다면 오늘 나의 삶에서 무엇을 바꿀 것인가. 마음이 충만해지는 순간이다.

시간이 흘러 마음이 힘들도 지칠 때 이 책이 생각날 것만 같다. 그 때 이 책을 펼쳐 들고 다시 나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볼 것이다. 분명 미래의 내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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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확장판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몰입
황농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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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확장판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 카이스트에서 석박사 학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 연구원 등의 이력을 가진 전 대학교수, 현 몰입아카데미 대표 황농문 저자의 책 <몰입 확장판>을 만났다. <몰입 확장판>은 2024년 5월 출간되었고 2007년 출간된 그의 첫번째 책인 <몰입>의 개정판이다.

그의 첫번째 책인 <몰입>은17년 연속 최장기 스테디셀러, 100만 독자가 선택한 베스트 셀러다. 2008년 대한민국 경영인이 뽑은 최고의 경제경영서TOP5, 대한민국 서점 선정 올해의 책, 2011년 시사IN 선정 명사 추천 도서 등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이 후 <몰입 두 번째 이야기> 역시 베스트 셀러 자리에 올랐다.

자기 삶의 변화를 가져 오고 싶다면 강력하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몰입의 세계에 한 번 발을 들인다면 분명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일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열심히 일하면 남들보다 2배 이상 잘하기도 힘들지만 열심히 생각하면 남보다 10배, 100배 아니 1000배까지도 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열심히 생각하는 것에 인생을 송두리째 던져볼 만했다. 이른바 'Work Hard'의 패러다임에서 'Think Hard'의 패러다임으로 일하는 방법 자체를 바꿔 탄 것이다.

p85

스마트폰은 우리의 몰입을 방해하는 가장 크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나 역시 쇼츠를 넘기느라 시간을 보내기 일쑤며, 이것저것 아무 생각없이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는 모습은 우리네 일상이다. 몰입을 방해하는 스마트폰은 항상 우리의 곁에 존재하며 이 세상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의도적으로 몰입을 이해하고 몰입의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졌다.

학생이나 직장인, 연구원 혹은 사업가 등 어떠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에게 모두 적용해 볼 수 있는 몰입은 오로지 한 가지의 목표에 몰두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성과를 이룩하는 것이다. 학생이라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직장인이라면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 성과를 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바로 몰입이다.

초중고 시절에 미지의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공부한 학생은 성인이 되어서도 생각을 잘하고 몰입에 잘빠지는 것이었다. 가령, 지도학생들 중에서 가장 연구와 몰입을 잘했던 학생은 초중고 시절 내내 수학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풀었다고 했다.

p288

성과를 이루는 기반이 되는 몰입은 성공으로 나아가는 초석이다. 스스로 미분을 풀어낸 초중학생들의 사례를 통해 몰입은 불가능 할 것만 같은 목표에 누구나 도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충분히 한 문제에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고뇌하여 미분 문제의 정답에 스스로 다가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는 몰입을 통해 누구나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의미다. 성공한 이들에게 몰입은 어쩌면 필수적이며 누구나 당장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수행해 볼 수 있는 선물과도 같다.

수학 문제를 답안지를 열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 과정이 몰입의 원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사고, 다각도의 접근, 지속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천히 깊이 생각하는 과정을 겪은 학생들은 연구를 위한 몰입을 잘 실천할 수 있다고 한다.




약하게 혹은 강하게, 몰입에 이르는 여섯 단계

p359~

  1. 약한 몰입 1단계 슬로싱킹 터득하기 : 이완된 상태에서 집중하고 생각하는 과정

  2. 약한 몰입 2단계 10분에서 10시간까지 도전하기 : 처음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던 문제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생각을 지속하여 해결하는 경험을 반복

  3. 약한 몰입 3단계 10시간 이상 도전하기 : 10시간 이상 생각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도전

  4. 강한 몰입 1단계 하루 이상 연속해서 생각하기 : 문제 해결을 위해 깊은 사고를 중단하지 않고 이어서 하는 몰입,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문제 해결에 몰두, 업무상 중요하지만 어려운 문제를 하루 이상 연속적으로 몰입.

  5. 강한 몰입 2단계 일주일 이상 연속해서 생각하기 : 하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 1초도 쉬지 않고 생각하는 행위를 최소 일주일~최대 2주까지 지속

  6. 강한 몰입 3단계 한 달 이상 몰입하기 : 한 문제에 대해 1초도 쉬지 않고 생각하기, 1초 원칙을 최소 한 달 이상 유지하는 것

'슬로씽킹'의 기반에서 강한 몰입의 상태에 빠져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입을 유지하는 여섯 단계에서 잊지 말아햐 하는 부분은 충분한 수면(7시간 이상)과 매일 30~40분의 운동을 통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몰입은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의 씨앗

충분히 나의 일상에 나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내용이라 매우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온전히 몰입의 상태를 통해 성과를 이룩하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닐터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안한 마음의 슬로씽킹을 통해 내 안의 사고력을 확장 시켜 나가는 몰입의 과정을 통해 결국에는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몰입은 우리의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의 씨앗이라 감히 단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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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컬러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5
김시습 지음, 한동훈 그림, 김풍기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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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클래식 55』

금오신화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조선 제일의 판타지 문학

김시습 지음 / 김풍기 옮김

조선 시대 작품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 오래된 이야기라는 생각에 뭔가 식상한 내용이지 않을까란 선입견이 작용했다. 하지만 단편으로 구성된 작품들을 한 편씩 읽다보니 기대 이상의 재미와 술술 익히는 가독성까지 겸비해 지루함없이 책을 읽었다. 분명 오래된 이야기이며, 어디서 한 번쯤 접한 것만 같은 이야기들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매우 흥미롭고 세련된 스토리에 그 끝이 궁금해 계속 책장이 넘어갔다. 원문은 한문 소설이기에 번역 없이 읽을 수 없다. 그래서 가독성과 관련해서는 옮긴이의 역량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김시습의 <금오신화>는 총 5편의 단편 소설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이 담겨 있다. 각 내용이 단편이라 단숨의 호흡으로 한 편씩 읽을 수 있었다. 오히려 짧아서 아쉬울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한마디로 재미있다.

재주가 뛰어난 혹은 잘생긴 남주인공과 예쁜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잘생기고 예쁜 미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어쩔 수 없나보다. 어쩌면 지금 인기가 많은 멜로 연애 드라마의 시초 격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판타지 문학 장르로 죽은 여인의 환신, 신선, 염라/염마 대왕, 용궁의 신 등이 등장한다. 현실의 인간 세계와 상상 속의 초현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오고가는 설정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간략한 줄거리

5편의 단편 소설

<만복사저포기> 부처와의 저포 놀이에서 이겨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는데 그 여인이 따라가 머문 3일이 현실에서는 3년의 시간을 흘렀다. 여인의 부모를 만나 죽은 여인의 사연을 접하고 잿밥을 먹고 이별하고 명복을 빈다.

<이생규장전> 어느 봄날 서당을 다녀오다 최씨 집안의 아름다운 처자를 만나 서로 시를 나눈다. 부모에 의해 둘은 헤어지지만 여인은 상사병이 난다. 부모를 설득하여 두 사람은 혼인을 하지만 홍건적의 난으로 최랑은 죽는다. 여인의 환신이 돌아와 행복한 3년을 보내고 서로 이별을 한다.

<취유부벽정기> 평앙 대동강에서 뱃놀이를 하다 부벽정에 올라 시를 읊는다. 시녀를 거느린 한 미인이 나타난다. 그 여인은 신선이 된 선조가 나타나 준 불사약을 먹고 수정궁의 상아가 된다. 부벽루에서 선녀와 하룻밤을 지내며 시를 주고 받고 날이 밝아 그 선녀를 승천한다. 선녀의 시녀가 나타나 견우성 막하의 종사관으로 임명되는 꿈을 꾼다. 그렇게 홀연 세상을 떠났으나 사람들은 하늘로 올라간 것이라 여겼다.

<남염부주지> 과거에 실패한 박생은 뜻이 높고 강직하며 인품이 훌륭하다 칭찬을 받는 인물이다. 어느 날 꿈에 염부주라는 세계의 염왕을 만나 담론을 벌이고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다. 염왕은 박생의 지식에 감탄하고 왕위를 넘겨 주고자 한다. 염라대왕이 왕위와 오르는 순간이다.

<용궁부연록> 용왕의 초대를 받고 용궁에 간 학생은 훌륭한 글을 나눈다. 후한 대접을 받고 돌아왔으나 모두 꿈이었다.


오늘 밤의 일은 아무 우연이 아닐 거다. 하늘이 도우시고 부처님께서 돌보신 덕에 고운 임을 만나 해로(偕老)하게 되었다. 부모님께 아뢰지 않고 남편을 맞이한 처사가 예법에 어긋나지만, 서로 즐거이 맞이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평생의 기이한 인연이다. 너는 집으로 가서 앉을 만한 자리를 챙기고 술과 과일을 가져오거라.

<만복사저포기> 중에서 (p19)



<금오신화>는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한다. 학창시절은 나에게 20년 전의 이야기라 기억이 날리 만무하다. 아무리 그렇다한들 내용이 이렇게 생소하다니 더욱 놀랍다. 문제를 풀기 위해 공부의 목적으로 읽었던 내용은 아무래도 달갑지 않았던 듯 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펼쳐든 <금오신화>는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로 다가왔다. 가슴 두근거리는 연애 소설이기도 하고 저승 세계와 용궁을 여행하는 탐험 소설이기도 했다. 글에 숨은 내용과 그 단어나 문장의 뜻을 다섯가지 보기에서 정답을 고르기 위해 책을 읽는다면 이렇게 재미있기는 힘들 듯 싶다. 그냥 마음 편히 읽으면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인데 학생 시절 이를 느끼기 힘들다는 사실이 참으로 한탄스럽다.

그가 세상을 떠나려던 날 저녁, 이웃 사람의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너희 이웃집 아무개 공께서는 장차 염라대왕이 되실 것이다"라고 알려주었다고 한다.

<남염부주지> 중에서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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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신종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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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 철학의 정수, 불멸의 고전

'신은 죽었다' (p16) 는 명언으로 익히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철학은 언제나 궁금했다. 이 책의 제목은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인데 다른 출판사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동일한 책이다. 페이지2북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출판했으며 김신종 번역가에 의해 옮겨졌다.

니체의 철학책임을 알고 펼쳤는데 의외로 문학의 형태를 띄고 있다. 하지만 읽다보면 문학적 형태는 띄지만 철학적 색채가 상당히 짙게 묻어난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차라투스트라는 니체의 부캐라고 볼 수 있다. 니체의 철학과 사상을 가진 주인공으로 서사가 진행되며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아우른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보다 좀 어렵다.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문장을 읽고도 갸우뚱하는 경우가 많다. 함축적인 시적 표현이라 할 수 있는데 니체가 전하고자 하는 그 깊은 뜻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니체의 철학에 궁금증이 증폭되는 요소이기도 하나 철학의 초심자들에게는 의욕 감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일 수도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고독의 삶을 살다 산에서 내려와 사람들에게 '신은 죽었다'고 말하며 초인이 나타날 것이라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초인'이 뭐지? 책을 읽어나가면서 초인에 대해 알듯 말듯 이해가 되는 듯 하여 따로 찾아봤다. 초인은 인간이 자기 극복의 과정에서 완성하는 새로운 인간형이다. 독일어로 위버멘쉬라고 표현한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어떤 존재다. 그대들은 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중략) 보라, 내가 그대들에게 초인에 대해 가르쳐주겠다!

초인은 대지의 의미다. 그대들의 의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초인이 대지의 의미가 되어야 한다.

p16~17

다양한 출판사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번역체가 이 단순한 한 문장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뜻은 통하지만 번역을 누가 했느냐에 따라 살짝씩 다른 뉘앙스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신은 죽었다라는 부분에 주석 여부도 다르다. 페이지2북스에 '신은 죽었다' 부분에 별도의 주석이 없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 늙은 성자는 자신의 숲에서 아직도 듣지 못했단 말인가. 신이 죽었다는 것을!'

페이지2북스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 속에 살아서 신이 죽었다5)는 말을 아직 듣지 못했구나!"

펭귄 클래식

5) 신의 죽음은 진선미를 판단하게 해주는 절대적 가치 기준이 무너졌음을 의미하고, 이 세계를 무시하는 기준이 되는 저 세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선포한 것이다. 니체는 죽은 신의 그림자도 정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은 죽었지만 인간의 마음속에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신앙은 숭배할 대상을 계속 찾기 때문이다. (후략)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저 늙은 성자는 숲 속에 살고 있어서 '신이 죽었다'1)는 것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구나 ."

문예출판사

1) 종래의 초월적 이념이 무력해졌다는 것. 이것이 현대의 니힐리즘의 근본적 원인이다. 신의 죽음을 인식하는 것이 니힐리즘 극복의 근본 요건이다.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살아나기를 원한다."

언젠가 맞이하게 될 위대한 정오에 이 말이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기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156





니체 철학의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각 주제가 긴밀하게 연결된 형태는 아니며 각기 다른 독립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에 순서대로 읽지 않고 하나씩 관심있는 주제를 읽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전체적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머리말, 책에서 다룬 내용을 다시금 복기하는 형태의 4부를 고려했을 때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다.



책을 읽다보면 이게 무슨 말인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사실 철학 전공자들에게도 높은 난도를 자랑하는 철학서로 그 의미를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나와 같이 가볍게 철학이 궁금해 이 책을 펼친다면 당황함에 동공의 흔들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성경의 내용에 기반하고 있어 성경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않다면 그 숨은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 당시의 시대는 기독교의 신에 대한 종교적 믿음이 강했기에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주장은 돌팔매질을 당할 기존 인식에 대한 도전이었다. 절대적 가치 기준이 무너지는 이야기를 하는 니체의 철학은 당시 센세이셔널 한 주장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언젠가 악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신에게도 지옥이 있다. 그것은 인간을 향한 그의 사랑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악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죽었다. 신은 인간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죽었다."

p178


이 책에서 주창하는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적고 싶으나 사실 조심스럽다. 내가 이해한 바를 적기에는 내 지식이 부족하며 약 10일 정도 책을 읽는다고 해서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그렇다. 나는 이 책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 철학 전공자도 힘겨워 한다는데 고작 내가 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신도 죽고 철학 전공자도 죽을 판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단연 하나다. 초인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 대한 경멸과 몰락을 경험한 뒤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비판을 통한 자기 극복이 성장을 가져오며 초인에 한 걸음 다가선다는 의미다.

세상에는 지식인이 많고 이 책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잘 설명한 내용을 찾아보길 권한다. 철학 초보자의 식견으로 니체의 첫인상이 마냥 기쁘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아직도 나는 니체의 철학에 목마른 상태다. 이 책을 정복하기 위한 배경 지식을 쌓고 다시금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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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로 철학하기 -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
백휴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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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



추리소설과 철학의 만남이 무언가 낯설게 느껴진다. 저자 백휴의 이력을 보면 왜 이 낯설게 느껴지는 조합이 생겨났는지 이해할 수 있다. 서강대 철학과와 연세대 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해 오랜 기간 철학을 진심으로 공부했다. 또한 추리소설을 쓰는 추리소설가이다. '한국추리문학상' 신예상 및 대상을 수설하고 평론을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추리소설과 철학은 저자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두 분야의 만남이며 저자 자체가 철학하는 추리소설가이기에 때문이다.

이따금 천재 탐정의 예리한 눈빛을 볼 때 허허벌판에 선 인간의 당혹감을 즐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책을 읽다보면 참으로 놀랍다. 저자 백휴는 추리소설 광이라 칭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추리소설을 읽었음을 알 수 있다. 하긴 추리소설 평론가이니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직업인 셈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추리소설을 단순히 언급한 것만 추려도 상당하다. 12명의 추리소설 작가를 다루면서 작가의 소설들을 섭렵하지 않고서야 이런 내용을 다룰 수 없음을 책을 읽으면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한 작가의 추리 소설들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하고 분석해 철학적 관점과 결부시킨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기본 정서는 노스탤지어 nostalgia다. 누가 뭐래도 마음이 과거라는 콩밭에 가 있는 것이다. 노년의 인간에게 대부분 나타나는 보편적 정서지만 크리스트의 경우 개인에게 국한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중략) 그녀의 작품에서도 한없이 뒤를 돌아보는 듯한 만년의 쓸쓸한 모습이 드러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p50

애거사 크리스티, 참으로 유명한 고전 추리 소설의 대가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특히 유명한 듯 한데 아직 읽지 못했다. 그녀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챕터를 가장 먼저 펼쳐봤다.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와 애거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을 비교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셜록 홈즈를 이해하기에 자연스럽게 미스 마플에 대해 그려졌고 더욱 그녀의 소설이 궁금해졌다. 도시를 누비는 셜록 홈즈와 대비되는 미스 마플의 정적이면서도 안분자족하고 싶은 마음을 볼 수 있다.

크리스티의 정신적 퇴행의 풍경을 감상한 어느 평자는 추리소설을 '도피문학'이라 규정했다. 도시적 디오니소스적인 힘을 표현한 모더니즘으로부터의 도피라는 것이다. (p51) 현대 예술이나 전통적인 규칙을 거부하고 새로운 표현 양식을 찾는다는 '도피문학'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디오니소스적인'은 그리스 신화의 술,미술,음악,춤,열정 등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 신과 관련된 것으로 '열정이 넘쳐나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모더니즘'은 19세기 말 20세기 초 전통적 형식과 규칙을 거부하고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예술, 문학,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 운동이다.

개인적인 식견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 문장을 읽자마자 온전히 뜻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문맥상으로는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으나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온전히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멈칫거리게 됨은 어쩔 수 없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강점이자 단점일 수 있다. 지식이 풍부하다면 읽는데 큰 무리가 없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나처럼 멍한 당혹감을 맛볼 것이다.

니체의 말처럼 원본이 없는 곤혹스러운 형국이 아닌가. 가면 밑에 또 다른 가면이 숨어 있을 뿐이라면 범인을 찾아내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하는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성립할 것인가? (p53) 애거사 크리스티와 니체의 철학의 연결짓는 부분이다. 니체는 원본 따위의 세계란 없다고 주장했으며 애거사 크리스티의 <죽은 자의 어리석음>을 통해 가면 뒤에 감춰진 살인자의 본모습 역시 가면의 모습이라면 어찌할 것이냐는 철학적 물음을 던진다.

가면이라고요?

사람의 얼굴은 결국 가면 같은 게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 밑에 숨어 있는 것은?

본바탕의 남자 또는 여자이겠지요.

-애거서 크리스티, 홍묘선 옮김, <슬름의 관>, 자유시대사 p63 -

p65

<추리소설로 철학하기>의 가장 중요한 축은 추리 소설의 작가와 작품에 흐름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생각과 철학을 소설과 결부지어 재가공하는 사유를 한 단계 발전 시켜 나간다. 작가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혹은 철학에 대해 애정이 없다면 결코 이런 내용이 나오기란 힘들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추리 소설 작가의 철학이 추리 소설 곳곳에 묻어 나오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러한 작가의 철학에 스미듯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일독으로 넘길 책은 아닌 듯 하다. 관심있는 작가에 대한 챕터를 한 번 읽고 책에서 언급하는 책을 거꾸로 찾아 보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다시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 좀 더 새롭게 다가올 것임이 자명하다.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며 책에서 언급하는 추리 소설을 완파하고 다시 접했을 때 비로소 작가 백휴와 말을 섞을 수 있는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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