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신종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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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 철학의 정수, 불멸의 고전

'신은 죽었다' (p16) 는 명언으로 익히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철학은 언제나 궁금했다. 이 책의 제목은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인데 다른 출판사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동일한 책이다. 페이지2북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출판했으며 김신종 번역가에 의해 옮겨졌다.

니체의 철학책임을 알고 펼쳤는데 의외로 문학의 형태를 띄고 있다. 하지만 읽다보면 문학적 형태는 띄지만 철학적 색채가 상당히 짙게 묻어난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차라투스트라는 니체의 부캐라고 볼 수 있다. 니체의 철학과 사상을 가진 주인공으로 서사가 진행되며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아우른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보다 좀 어렵다.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문장을 읽고도 갸우뚱하는 경우가 많다. 함축적인 시적 표현이라 할 수 있는데 니체가 전하고자 하는 그 깊은 뜻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니체의 철학에 궁금증이 증폭되는 요소이기도 하나 철학의 초심자들에게는 의욕 감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일 수도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고독의 삶을 살다 산에서 내려와 사람들에게 '신은 죽었다'고 말하며 초인이 나타날 것이라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초인'이 뭐지? 책을 읽어나가면서 초인에 대해 알듯 말듯 이해가 되는 듯 하여 따로 찾아봤다. 초인은 인간이 자기 극복의 과정에서 완성하는 새로운 인간형이다. 독일어로 위버멘쉬라고 표현한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어떤 존재다. 그대들은 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중략) 보라, 내가 그대들에게 초인에 대해 가르쳐주겠다!

초인은 대지의 의미다. 그대들의 의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초인이 대지의 의미가 되어야 한다.

p16~17

다양한 출판사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번역체가 이 단순한 한 문장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뜻은 통하지만 번역을 누가 했느냐에 따라 살짝씩 다른 뉘앙스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신은 죽었다라는 부분에 주석 여부도 다르다. 페이지2북스에 '신은 죽었다' 부분에 별도의 주석이 없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 늙은 성자는 자신의 숲에서 아직도 듣지 못했단 말인가. 신이 죽었다는 것을!'

페이지2북스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 속에 살아서 신이 죽었다5)는 말을 아직 듣지 못했구나!"

펭귄 클래식

5) 신의 죽음은 진선미를 판단하게 해주는 절대적 가치 기준이 무너졌음을 의미하고, 이 세계를 무시하는 기준이 되는 저 세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선포한 것이다. 니체는 죽은 신의 그림자도 정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은 죽었지만 인간의 마음속에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신앙은 숭배할 대상을 계속 찾기 때문이다. (후략)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저 늙은 성자는 숲 속에 살고 있어서 '신이 죽었다'1)는 것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구나 ."

문예출판사

1) 종래의 초월적 이념이 무력해졌다는 것. 이것이 현대의 니힐리즘의 근본적 원인이다. 신의 죽음을 인식하는 것이 니힐리즘 극복의 근본 요건이다.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살아나기를 원한다."

언젠가 맞이하게 될 위대한 정오에 이 말이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기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156





니체 철학의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각 주제가 긴밀하게 연결된 형태는 아니며 각기 다른 독립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에 순서대로 읽지 않고 하나씩 관심있는 주제를 읽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전체적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머리말, 책에서 다룬 내용을 다시금 복기하는 형태의 4부를 고려했을 때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다.



책을 읽다보면 이게 무슨 말인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사실 철학 전공자들에게도 높은 난도를 자랑하는 철학서로 그 의미를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나와 같이 가볍게 철학이 궁금해 이 책을 펼친다면 당황함에 동공의 흔들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성경의 내용에 기반하고 있어 성경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않다면 그 숨은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 당시의 시대는 기독교의 신에 대한 종교적 믿음이 강했기에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주장은 돌팔매질을 당할 기존 인식에 대한 도전이었다. 절대적 가치 기준이 무너지는 이야기를 하는 니체의 철학은 당시 센세이셔널 한 주장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언젠가 악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신에게도 지옥이 있다. 그것은 인간을 향한 그의 사랑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악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죽었다. 신은 인간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죽었다."

p178


이 책에서 주창하는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적고 싶으나 사실 조심스럽다. 내가 이해한 바를 적기에는 내 지식이 부족하며 약 10일 정도 책을 읽는다고 해서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그렇다. 나는 이 책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 철학 전공자도 힘겨워 한다는데 고작 내가 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신도 죽고 철학 전공자도 죽을 판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단연 하나다. 초인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 대한 경멸과 몰락을 경험한 뒤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비판을 통한 자기 극복이 성장을 가져오며 초인에 한 걸음 다가선다는 의미다.

세상에는 지식인이 많고 이 책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잘 설명한 내용을 찾아보길 권한다. 철학 초보자의 식견으로 니체의 첫인상이 마냥 기쁘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아직도 나는 니체의 철학에 목마른 상태다. 이 책을 정복하기 위한 배경 지식을 쌓고 다시금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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