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그것은 여성의 서사를 가두는 울타리이다. - P304

넘어져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그녀는 이제 알았다. 넘어지는 순간에 가장 선명히 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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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말랑한 청춘의 토양 위에서 쉽게 밀리고 섞일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단단하게 굳어진 흙처럼 쉽게 움직이지도 않는다. - P239

그렇다. 일개 무명 배우가 무슨 자격으로 기회를 걷어차겠는가? 제 발로 찾아온 배역을 거절하고 또다시 기약 없이 기다리겠다고? 황청은 사실 이 작품을 찍을 수 없다고 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배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화가 자신을 설득해주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아니면 회사가 강압적으로 그녀에게 배역을 맡게 해서 자신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연출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녀가 배역을 거절하고 싶어한다는 걸 누가 믿을 것인가. 사실 그녀 자신도 믿지 않았다. - P244

삶이란 어쩌면 즐거운 기억 위에 또 다른 기억을 쌓아 올리는 건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 삶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생명은 언제나 새로운 희망을 맞이하고 그 희망이 깨지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 - P247

황청은 계속해서 자신만의 ‘중심‘을 찾고 있었다. 모든 움직임의 중심축이 되고, 결국에는 돌아갈 수 있는 그 지점을. 자신을 지탱해줄 ‘중심점‘이 나타났다고 느낄 때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은 흔들리거나 심지어 그녀를 등지고 사라졌다. 앞으로 나아가 붙잡으려 하고, 소유하려 하면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뒤에 의심이 피어났다. 그 ‘중심점‘에 대해서든, 자신의 판단에 대해서든 그것은 영원히 도달할 수 없으면서도 그녀를 끊임없이 전진하게 만드는 ‘이상‘이었다. 때로는 사람이었고, 따로는 삶과 일이었으며, 때로는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전체였다. - P260

인간의 내면은 외부로 표줄되는 것보다 항상 크기 마련이다. 그녀는 감정은 ‘연기‘할 수 없다는 걸 실감했다. 유일한 방법은 캐릭터가 지금의 그녀처럼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이건 겉으로 보여주는 연기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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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란 원래 끊임없이 다시 돌아온다. 전에는 왜 그걸 믿지 않았을까.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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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는 중요하다. 등장 순서가 달라지면 이야기도 완전히 달라진다. - P228

한때는 나이가 들면 사랑도 천천히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라지는 건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 P228

비극은 사람을 웃게 한다. 사람을 울게 하는 건 희극이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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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청은 이 모든 것이 주는 메시지를 깨달았다. 대중의 눈에 장점으로 비치든 단점으로 비치든 상관없이 본모습을 직시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그 ‘본연의 모습‘을 ‘자신만의 특별한 개성‘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이다. 이것이야말로 배우가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일 것이다. 모두가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면 그녀는 언제든 유행이 지나면 버려질 수 있는 상품에 불과할 것이다. - P205

황청은 모니카가 밀라의 허리를 감싸는 모습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녀의 눈은 어떻게 상대의 눈을 찾아냈을까? 그녀의 손이 상대의 몸에 닿을 때 상대는 또 어떻게 그 손을 맞잡을 수 있었을까? 마치 저마다 영혼이 있는 몸의 각 부분이 주인이 사랑에 빠진 순간 깨어나 서로를 알아보듯이 말이다.
생각에 잠긴 황청은 확실히 취한 듯했다. 그녀는 밀라가 끓여준 캐모마일 차를 마신 후 이런 생각들을 모두 잊어버렸다. 동성 연인이 이성 연인과 다른 점은 누가 누구를 돌보는지 구분할 수 없다는 데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차를 끓여주고 무거운 것을 들어준다. 상대가 울고 있으면 함께 울어줄 것이다. 두 사람은 사랑을 통해 무력함을 나누는 동반자였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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