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아저씨가 일하러 나간 시간을 택했지만 아저씨가 집에 돌아오면 시신을 보게 되도록 치밀하게 계산했다. 자신을 살려내진 못하되 시신이 부패하지는 않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는 어머니가 아저씨를 믿지만 아저씨를 생각해서 죽으려는 마음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 P143
어쩌면 그건, 항의가 아니라 유일한 무기인 육신을 내던진 마지막 반격이었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속에서 자신이 사라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자, 어머니는 되돌릴 수도, 지울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지점에 시간을 멈춰 세우고자 온 힘을 다해 승부수를 던진 것인지도. - P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