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을 한 것은 린위루만이 아니었다. 린위루와 류위항의 친여동생 류후이쉬안은 모두 경찰 조사 과정에서 류위항 역시 심각한 도박 중독 상태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류위항은 죽음과 함께 완벽한 피해자가 되었다. 경찰은 도박 빚의 출처와 정확한 액수를 면밀히 조사하지 않았고, 린위루가 가정폭력 피해를 입었는지 규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어찌 되었든 린위루가 이미 범행을 자백했기 때문이다. - P346
믿음은 형벌과 심판에 관한 것이지만 이야기가 담아내는 것은 인간 내면의 투영이다. 수면에 비친 모습은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어 상이 왜곡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물결이 다시 잠잠해지고 나면 결국 그 위로 사람의 얼굴이 다시 떠오르기 마련이다. - P358
망설임을 숨기지 않는 것은, 한편으로는 이러한 주제를 글로 다루는 일이 지닌 곤란함을 드러내기 위해서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망설임이야말로 우리가 사회 사건을 대할 때 갖추어야 할 태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탐구의 목적이 미지의 영역에 다가가려는 데 있다면, 특정한 서사 구조나 요소의 틀에 맞춰 범죄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 P370
"어느 작가에게나 그렇듯이, 모든 책에는 피해갈 수 없는 어려운 길이 있다. 진정한 책, 거짓이 아닌 책이 되게 하려면, 책속에 그러한 오류를 남겨두기로 결심해야 한다." 나는 글을 쓸수 없을 때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을 다시 읽는다. 애초에 완전무결한 글을 완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시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논픽션의 본질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록 좌절하고 깊이 두려워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쓴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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