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할 방법이 얼마든지 많은데도, 두 사람은 굳이 상대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후벼 파고 화를 돋우는 말을 골라 던졌다. 중오와 적대감으로 굳어진 오랜 습관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 P172
내 기억 속 엄마는 처음부터 내 엄마였다. 엄마는 늘 말하곤 했다. 자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여자아이‘였던 시절이라고. 그때는 걱정도 눈물도 없었다고 했다. - P174
내가 엄마의 ‘셈‘에서 벗어나버린 것도, 내가 선택한 배우자를 엄마가 그토록 심하게 반대한 것도 나 역시 엄마처럼 평생 ‘먹고살려고 아등바등하는 삶‘을 살게 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실 엄마에게도 그 고된 운명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도 외진 시골에는 시대의 격랑이 남긴 파문이 채 가시지 않았다. - P181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이 엄마의 뜻과 아무 상관없는 것처럼 보일 때, 엄마는 가장 크게 화를 냈다. - P185
나는 ‘나쁜‘ 딸이다. 진실하고,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아낌없이 뜨겁게 끓어넘치는 사랑이 엄마의 약점이라는 것을 나는 아주 잘 알고 있다. - P188
사투리는 보잘것없는 출신 배경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친밀감을 느끼게도 한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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