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집단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에 비해, 일본 사회는 사적인 영역에서는 개인의 선택과 취향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성향이강한 편이다. 개인이 누구에게 성적 호감을 느끼는가 하는 문제는 지극히 사적인 사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공적인 판단을 개입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인권침해라는 생각에 공감하는 일본인이 많다. LGBT와 관련한 사안이 곧잘 동성애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번지는 한국 사회보다는, 당사자가 감당해야 하는 심리적 장벽이 조금은 낮다. - P66

결혼이나 출산을 ‘안‘ 하겠다는 이들을 문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사적인 결정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를 낳고 기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만큼, 오로지 결혼만이 연애의 종착역이 아닌 사회, 출산이 결혼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 P76

관점만 달리하면 젊은이들의 소극적인 소비 성향은 기후변화나 환경 파괴 등 이 시대의 당면 문제를 의식한 적극적인 행동 전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젊은이들의 절제된 소비 행동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문화적 가치가 싹터 부지런히 자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자면, ‘소비가 미덕‘이라는 생각은 고도성장과 버블 시대를 경험하면서 만들어진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해서 기성세대의 관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험 속에서 고착화된 관념이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가리는 장애물이 된다. 구시대의 고정관념을 걷어내지 않으면, 젊은이들의 새로운 소비 취향과 전략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당하게 평가할 수 없다. - P83

일본은 고령 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이다. 그렇다 보니 고령화가 진행 중인 다른 나라는 겪지 않은 사회문제가 앞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8050 문제‘ 역시 사회 부적응자의 고령화가 앞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고령화가 진행되는 속도는 일본보다 더 빠르다고 한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10여 년 뒤에는 일본보다도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진다니, 그때에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기상천외한 사회문제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앞서는 것이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P90

‘로봇은 친구‘라는 일본의 낙관적인 ‘로봇‘을 서양 사회는 이질적으로 받아들인다. 서양적 사고방식에서는 로봇이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거나, 인간을 구원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는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은 무척 낯설게 느껴진다. ‘인간은 신의 피조물‘이라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한 뿌리 깊은 거부감이 있다 보니, 인간과 비슷하지만 인간이 아닌 휴머노이드에 대한 저항이 크다. 로봇에 대한 이미지는 친근함보다는 공포에 가깝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많은 SF 영화에서 로봇은 높은 확률로 위험한 존재로 묘사된다. - P96

일본 사회는 한 번의 ‘사라진 올림픽‘, 한 번의 ‘성공한 올림픽‘을 경험했고, 2021년 또 한 번의 ‘실패한 올림픽‘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성찰할 것인가? 일본 사회의 큰 숙제이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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