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당시 중국의 지도자층에서는 정치 개혁을 하려는 성의, 최소한 정치개혁을 주관하는 자오쯔양의 성의만큼은 확실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것이 조금도 추진되지 못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 후로 정치 개혁 방면에서 그때의 조치들이 역공당했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고요. 저는 그때부터 중국공산당 정치 개혁에 어떤 환상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 P83

위안: 어떤 사람들은 현재 중국이 시진핑의 치세하에서 갈수록 전체주의 국가와 비슷해지고 있고, 최소한 전체주의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선생님은 어떤 관점이셨나요?
우: 중국은 전체주의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많은 부분에서 역사상 그래본 적 없는 지경까지 전체주의에 도달해 있습니다. - P85

그러나 시진핑이 정권을 잡은 이후, 그는 이데올로기 체계를 세우고자 힘썼습니다. 수많은 당 간부학교, 연구기관, 더 나아가 마르크스주의 및 중국 특색사회주의 수업을 하던 일반 대학 들이 지금은 적나라한 시진핑 사상 연구센터가 되었습니다. 이곳들은 정부를 대변하는 데 힘쓰고 있고, 당원과 체제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진핑의 사상을 신봉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P86

이건 가십이지만, 시진핑이 마오쩌둥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전체주의로 돌아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 P87

마오쩌둥은 최소한 그의 동지 중에서, 고위급 지도자들을 포함한 중국공산당의 당원 중에서 이른바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일반 민중에게도 다년간의 선전을 통해 그는 카리스마적인 사람으로 형상화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중국에서 시진핑에게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다섯 명이나 될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 공산당 간부 중에서는 시진핑에게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제 생각에 아마도 아주 소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령 여론조사를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지는 않을 테니 우리가 알 방법은 없을 테지만요. - P88

제가 10년 동안 관찰한 결과, 시진핑은 의심이 매우 많은 정치인입니다. 설령 자신이 발탁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시진핑은 그를 전적으로 믿지 않습니다. - P90

권력이 집중되는 체계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바로 하의상달의 정보 경로 문제입니다. 윗선의 권력이 강력한 상황에서 아랫사람은 윗선이 싫어할지도 모르는 정보나 실정을 함부로 보고하지 못합니다. 이는 고위층의 정책 결정력 저하를 초래합니다.(중략)
둘째는 바로 상명하달된 정책의 관철입니다. 윗선에서 압박해야만 아랫사람이 겨우 움직인다면 이는 아랫사람이 능동적이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능동적으로 움직였다가 실수라도 하면 벌을받을 게 뻔하겠죠. 정책 결정력도 저하되고 정책의 관철 능력도 형편없으면, 권력이 아무리 큰들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것도 못하죠. 그리고 중국에는 두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하나는 관료들의 복지부동이고, 다른 하나는 윗선에 잘 보이려고 실제보다 목표를 높게 잡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다수의 정책 결정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 P91

이제 조금 전에 말했던 전체주의로 돌아가보죠. 전체주의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군대와 무기를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것입니다. 2018년 제가 왜 이미 전체주의로 돌아왔다고 느꼈을까요? 그건 당시 식칼을 사는 것조차도 증명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건 마오쩌둥 시대에도 없던 일입니다. 식칼조차도 무기라고 여기는 무기에 대한 통제가 가정 주방에까지 미친 것입니다. 물론 이는 당국에서 민중의 엄청난 불만을 눈치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당국은 다양한 방식의 통제를 강화해서 혁명의 싹을 초장에 자르려고 했던 겁니다. - P95

그러니까 저는 시진핑의 사고방식이 아마 이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오쩌둥 시대‘가 너희를 수천만 명씩 굶겨 죽였지만, 아무도 반란을 일으키지 못했고, 공산당은 끄떡없었고, 너희는 오히려 마오쩌둥을 부모님보다 더 사랑했지. 그런데 지금은 너희한테 집도 주고 차도 주고 끼니 걱정도 안 하게 해줬으니 내가 너희를 10년 더 괴롭혀도, 20년을 괴롭혀도 괜찮을 거야. 처음에는 예전보다 힘들어졌다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20년쯤 괴롭히면 익숙해질 거고, 30년쯤 지나면 만세를 외치겠지. 왜냐하면 그때 서른 살에 접어든 사람은 온전히 시진핑 시대를 산 사람일 테고, 그들이 받은 교육은 시진핑 일색일 테니까. 그렇게 30년이 지나면 사람들은 시진핑을 그야말로 위대한 지도자라고 생각하겠지." - P98

제 생각에 지금 중국의 문제는 가짜 희망이 판친다는 겁니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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