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14억 인구의 중국에서 전면적으로 실행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국가 감시 체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이 체계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이룩한 현대 기술 통제 프로젝트를 포함하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대하고 노동 집약적인 스파이 네트워크가 시행되었다는 것이다. - P44

현재 중국의 정권은 겉보기에는 1959년 당시 정권과 아주 다르지만, 실제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무한 권력의 정부이고 사회는 이에 어떠한 제약도 가할 수 없습니다. 제약을 가할 유일한 방법은 정권 내부의 권력 분배뿐입니다.
(중략) 최고 결정권자가 다른 의견을 들어줄 수 있다면 그래도 그 정권은 어느 정도 교정 메커니즘이 작동한다고 할 수있죠. 그러나 만약 최고 결정권자가 이견을 자신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는 강력한 대응을 동원해 한술 더 뜨는 방식으로 받아칠 겁니다. - P46

제가 따로 관찰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정치 체제에서는 상부에서 좋은 정책을 내려보내면, 밑으로 갈수록 제대로 이행되지 않습니다. 왜냐? 이해관계자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죠. 위에서 내린 좋은정책이 밑에서는 5퍼센트만 실행되어도 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체제에는 몹시 나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만일 상부에서 나쁜 일을 저지르면, 밑으로 갈수록 폐단이 확대됩니다. 예를 들어 상부에서 어떤 안 좋은 정책을 내리려는데 이게 하부 관리에게도 유리하다면, 그는 차라리 좌로 갈지언정 우로는 가지 않죠(영좌물우). 즉 나쁜 일을 더 확대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고위층의 정책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이 밑으로 내려왔을 때는 최악의 정책이 되어버립니다. - P47

중국에서는 관리들이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건 괜찮아요. 나쁜 일을 저질러도 피해자가 일반 국민이라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부의 의지에 반하는 일이 벌어지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이 체제는 매우 도구화되어 있어서, 당신이 어떤 일을 처리하더라도 상부와 대가를 논해서는 안 됩니다.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라는 말이 중국 관료들 사이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그럼 그 말의 함의는 뭘까요? 이건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를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관리 자신더러 대가를 치르라고 한다면, 그는 아예 일을 안 할 테고요. 따라서 이런 ‘작악수권‘의 체제가 갖춰지면, 일반 국민만 괴롭습니다. - P48

수많은 나쁜 점이 증폭되어 나쁜 제도가 됩니다. 이 제도 아래에서는 첫째, 좋은 일을 할 수 없어요. 둘째, 나쁜 일을 해도벌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는 ‘악의 평범성‘이 하나의 보편적인 현상이 되게 합니다. - P49

이번 ‘제로 코로나‘에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째, ‘제로 코로나‘는 일종의 대중운동으로, 동원된 인력 자원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기술에만 의지해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었죠. 둘째, 가장 효과적인 감시 체제를 위해 촘촘한 조직 시스템에 첨단 과학기술을 더한 것이죠.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됩니다. - P51

 저는 현재 중국의 감시 시스템이 세계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가장 선진적이고 어떤 나라도 뛰어넘을 수 없는 경지에 달했다고 생각해요. - P52

수십 년 동안 중국공산당과 인민이 맺은 사회 계약은 경제 발전을 이룸으로써 정권의 합법성을 획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공산당이 나나 내 아이를 편히 살게 해주면, 개인의 권리를 탄압하는 것을 용인할 수 있고, 우리는 그저 조용히 돈이나 벌면서 살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 ‘제로 코로나‘로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입지 않았습니까. - P52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사회 계약에는 경제적인 면 외에 다른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바로 정치적 권리는 원하지 않을지언정, 어느 정도 개인의 자유는 있어야 한다는 거죠. 내가 무엇을하든, 어떤 옷을 입든, 어디를 가든, 정치와 무관한 일을 할 때는 당이 관여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번 ‘제로 코로나‘는 순식간에 수많은 인민이 이제까지 천부적으로 가지고 있던 개인의 자유마저 빼앗겼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했습니다. 중국이 민주국가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개인의자유만 주어진다면 민주국가인지 여부는 상관없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없다면 개인의 자유도 없고 그 무엇도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여실히 느꼈죠. 이러한 측면에서 말한다면, 아마 ‘제로 코로나가 공산당의 위신에 끼친 부정적인 충격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P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