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미군은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차원에서 동맹국과 지휘권 병립형 체제를 취하는 것을 꺼려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미일동맹이 지휘권 병립형 체제를 취하게 된 것은 [통합형에 대한] 일본의 거부반응이 강했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자위대가 미군의 지휘를 받게 되면 미국의 전쟁에 말려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일국평화주의적인 안전보장관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 P112
이는 동일한 미국인 사령관이 어떤 때는 극동군 사령관의 모자를 쓰고 지휘권 밀약에 기초해 자위대와 주일미군으로 구성되는 극동군을 지휘하고, 어떤 때엔 유엔군 사령관의 모자를 쓰고 유엔군과 한국군을 지휘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자위대, 극동군, 유엔군, 나아가 한국군이 이 미국인 사령관의 일원적 지휘 아래 사실상 한 몸으로 뭉치게 된다. - P119
미일동맹은 단순한 미일 간의 ‘양자‘ 동맹이 아니라 ‘극동1905년 체제‘라는 근대 이래 지역 질서를 지탱해 온 ‘한미 · 미일 양 동맹‘ 내 하나의 기능이었다. 이는 기지 사용 분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결론이었지만, 실은 부대 운용 분야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정식으로는 1953년 10월 결성)은 사실상 ‘한미 · 미일 양 연합사령관‘의 지휘권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관계였다. - P119
1970년대에도 2000년대에도 미일동맹의 지휘권 조정은 한미동맹과 따로 떨어져 결정된 것이 아니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볼 때 한국군의 전시 작전권 반환 문제는 일본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수밖에 없다. - P129
‘제3자적 시점‘을 통해 보면, 미일동맹의 지휘권 조정 방식을 어떻게 정할지는 극동지역 전체에서 미군의 지휘체계, 특히 한미동맹의 작전권이나 사령부 지휘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와 밀접히 관련돼 있음을 알 수있다. 일본·미국·한국의 지휘권을 ‘극동군사령부‘처럼 무리하게 한데 묶는 것을 극단적이라고 한다면, 이들이 완전히 따로따로 놀아도 된다는 것 역시 극단적 얘기일 것이다. - P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