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의 상처 속에서 남자와 여자는 한쪽이 칼로 찌르면 다른 한쪽은 피로써 되갚는 법이니까. - P14

이른 새벽의 해가 머리 높이 걸려 있었는데 마치 술병에 너무 오래 담근 청매실처럼 푸르뎅뎅했다. - P70

어찌나 끔찍한 이야기인지! 순간 공기 중에서 뭔가가 부서지면서 중생들 사이에 반짝이던 자비의 빛이 사라지는 듯했다. 이제 남은 거라곤 들어갈 땐 흰색이던 칼이 나올 땐 살육으로 시뻘게진 것뿐이었다. - P77

지금 샤오줘는 사원이 바깥세상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똑같이 화려하고 똑같이 허무하며 똑같이 잔혹했다. - P82

샤오쥐는 청정심의 느낌을 꽤 오래 경험하지 못했다. 경당에서 공부할 때도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방황하기 시작했다. 이 공부가 끝나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타인을 구제한다고? 지금 자기 자신조차 구제하지 못하고 있는데? 예전에 배웠던 것도 전부 무용지물 같았다. 이미 혼란에 빠진 샤오줘는 자기 자신조차 설득하지 못했다. - P82

선조들이 말씀하시길 ‘용서하라. 그리하면 자손들의 복이 늘어날 것이다. 양보하라. 그리하면 좁은 길도 쉽게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말 한마디를 참으라. 그리하면 분란이 일지 않을 것이다. 한 번의 분노를 가라앉히라. 그리하면 건강한 마음을 기를 수 있다‘고 하였다. - P85

소년의 검은 머리가 얼마 나기도 전에 흰머리로 뒤덮이는 것을 보지 않았던가. 축하객이 오자마자 조문객이 뒤따르는 것을 보지 않았던가. 이를 생각하면 무상할 따름이다. - P85

사실 그에겐 아무 죄도 없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파고들어 결과만 놓고 얘기하자면 피는 위에서 아래로 흘러 이어지므로 무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97

 얽히고 설킨 인연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마음이 평온해지면 속세의 인연을 벗어날 수 있다. 마음에 아무 근심이 없으면 어디서든 초탈의 경지에 이를 수 있고 자유와 여유를 얻을 수 있다. 떠돌이 수행자들의 전설도 아마 그렇게 탄생한 것이리라. 하지만 그 누가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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