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 좌파가 식민주의 청산 투쟁을 놓아버린 것은 천황제와의 정면 대결을 포기한 데 따른 논리적 귀결이다. 일본공산당은 전전 시기 천황제 폐지 투쟁을 벌이다가 대다수가 천황제를 긍정하는 쪽으로 전향한 바 있다. 패전 초기 ‘해방군‘으로 인식되던 미군정마저 천황을 용인하자 천황제 폐지 슬로건을 던져 버렸다. 천황제를 옹호하면서 전쟁 및 식민 지배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좌파와 리버럴 지식인들은 이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