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브랜던, 그런 부류의 살인은 동기 없는 살인이 아니기 때문이야. 사실은 아주 명확한 동기를 가지고 있지. 허영심. 바로 허영심에서 비롯한 살인이니 말이야. 그런고로 살인자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입에 올리고 싶어서 안달하게 된다네. 아니면, 유별난 방식으로 과시하거나. 그 일에 대해 침묵할 수 없다는 게 문제인 거지. 숨기고 가만 덮어 두지 못하는 거야. 우쭐대고 싶거든. 그래서 뭐든 자꾸 말하고행동하려 든다네. 아무리 미묘하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결국 자신의 행위를 고자질하는 단서가 되는 거야. 그런 자들은 늘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 P194
11시 이십오 분 전. 지독한 시간이야. 섬뜩한 시간이지. 쾌락이 끝나는 시간일 뿐 아니라, 쾌락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야. 자, 내게는 지금 이 시간이 그러하다네. 게다가 오늘 밤엔 천둥까지 치지 않았나. 11시 이십오 분 전에……. - 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