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발표된 글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걱정이 계속돼 왔는데도 세상은 안 망하고 돌아가고 있구나.
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낡고 낡아서 맨살이 드러나 보기에도 민망한데 왜 그 옷을 못 벗는지, 위선이 딱하기만 합니다. 이와 같은 언어의 괴리 현상은 사회 전반에 걸쳐 가치기준이 무너진 데서 나타나는 것이며, 한계가 없고 분명한 것이 없어지고 인류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맹목적인 경쟁 전진이 있을 뿐, 너무나 막막합니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사람들의 감성은 쇠퇴해 가고 감각만 유별나게 빛나게 됩니다. 그게 참 흉물스럽더군요. 감각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군상들, 사고는 없고 오관만 작동하는 퇴영적 인간상, 연상되는 것이 있습니다. 뱀입니다. - P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