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대학의 세가와 시로 교수는 일본 언론의 원전 보도가 전형적인 ‘대본영 발표‘였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본영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최고 통수 기관으로, ‘대본영 발표‘란 전황에 대한 일본군의 공식 발표였다. 그런데 당시 대본영은 의도적으로 전쟁 피해를 축소하거나 미화하고 심지어 승패를 바꾸는 등 사실과 다르게 밝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대본영 발표는 이후 ‘전혀 믿을 수 없는 내용의 엉터리 공식 발표‘의 대명사로 통하게 되었다. 즉 원전 사고에 대한 일본 주요 언론의 보도는 진실과 거리가 먼 허위 보도였다는 것이다. - P272
정신과 의사이자 평론가인 가야마 리카는 이런 현상을 포지티브 내셔널리즘이라고 명명했다. ‘긍정적 민족주의‘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동일본 대지진 직후 ‘일본은 강한 나라‘, ‘힘내라 일본‘ 같은 문구가 넘쳐 나는 것에 대해 ‘부흥 내셔널리즘‘ 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녀는 이 같은 현상이 부흥 내셔널리즘의 연장선상에서 불안감을 해소하고 ‘자기부정적‘이 되지 않기 위해 반대로 자기를 긍정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분석했다. - P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