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들이 헤어지고 우리집이 사라졌다고 해도 내 인생마저 헛되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 셋이 함께하였기에 충만하고 즐거운 인생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두 사람의 인생에도 ‘우리 셋‘이 있었고, ‘우리 셋‘이 있었던 각자의 인생은 모두 헛되지 않았다. - P101
중수는 문학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는 것에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조국의 장학금을 버리고 외국 재력가의 투자에 의지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 P109
중수는 오랜 시간을 들여 단지 학위 하나를 얻는 것은 그다지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정작 읽고 싶었던 책들은 뒤로 하고 불필요한 과제나 하면서 시간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중수는 ‘문학 학사는 바로 문학에 대한 무지를 입증하는 것이다‘라는 옥스퍼드 출신의 영국 학자들의 평가를 자주 인용했다. 중수는 앞으로는 학위를 위해서는 공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 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