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위안이 돌아가고 나면 나 혼자만 객잔에 남겨질 것이다. 난 늘 내가 독립적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지금은 내가 아위안에게 매달려 있는 담쟁이덩굴 같다는 생각이 든다. - P48

허리를 구부리고 차에 타느라 너무 너무 아팠을 텐데, 아위안은 그 고통에도 창문을 내리고, 장갑을 벗고, 손을 내밀어 엄마를 향해 흔들었다. 가슴이 아파 차마 떠나지 못한다. 나의 아위안, 하나밖에 없는 내 딸, 걱정하고 또 걱정하고, 영원히 내 애를 태우는 내 딸, 잠을 자도 잊히지 않아 꿈을 만들어 꿈속에서 보는 내 딸, 아위안. 정말 꿈이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이 꿈이 사실인지, 허상인지 선택할 수 없지만 내가 꿈이 되어 아위안의 병원에 간 것을 믿지 않는다. - P72

문득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중수가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중수는 내게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 나는 이제 알았다. 중수는 예전에 내가 했던 타박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짧은 꿈에서 깨어나 왜 꿈속에서 소리도 없이 갑자기 가 버렸느냐고 타박했던 걸 기억하고, 일부러 천천히 떠나고 있다. 내가 조금씩 조금씩 그를 떠나보낼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이 만나고 떠날 수 있도록, 중수는 내 짧은 꿈을 길게 늘여 이토록 길고 긴 꿈속의 이별을 하고 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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