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이란 원래 풍경을 돋보이게 하는 것인데 탑 꼭대기에서도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탑은 풍경 속에 있으면서 풍경 밖에 있다. 어린 시절 탑이 드리운 그늘에서 놀았던 사람이 상당히 많을 터. 중국인이라면 모두 머리 위에 탑 하나쯤은 있다. 탑은 고대의 아름다운 경관에도 어울리고 현대의 풍광과도 잘 어우러진다. 탑의 형태는 변하겠지만 인류가 탑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으리라. - P44

두 아이는 내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살얼음판으로 뛰어들었고, 앞으로 나아갔다. 게다가 그 걸음걸이는 자기네는 프로, 나는 아마추어라는 양 거침없었다. 나는 놀랐을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탄복했다.
아이는 이렇게 자라는 거다. 나 자신도 이렇게 자랐으니 말이다. 내가 요람을 사줄 생각을 할 때 아이들은 스스로 뛰어와 내게 말한다. "필요 없어요!" 아마 세상 모든 부모가 똑같이 겪는 일이겠지? - P83

부모가 자녀를 귀여워할 시간은 너무나 짧다. 인생의 여정이란 본질적으로 혼자 걸어가는 고독한 원정이리라. 우리는 마땅히 자녀를 벗처럼 대하고 벗처럼 사랑해야 한다. - P95

그런 뜻은 아니었다 해도, 무의식중에 나는 세상천지에 부모 된 자로서 지을 수 있는 가장 큰 죄를 지었다. 아이들이 사랑하는 것과 나를 나란히 놓고는 아이들에게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선택을 하라고 흘러댄 것이다. 내가 실제로 이런 용서 못 할 죄를 지었다 해도 실정법상 나는 무죄다. - P124

아이들의 정신 건강 면에서 보자면 청결은 곧 빈혈이다. 낙엽 더미에서 뒹굴고 웅덩이에 종이배를 띄우고, 머리에 거미줄을 잔뜩 붙인 채 숨바꼭질하고 진흙투성이 손으로 소꿉놀이하고, 이 모든 것이 청결하지 않다. 청결하지 않으면 어떤가, 이런 놀이가 없는 어린 시절이란 말도 안 된다. - P126

가정에서 아버지의 지위가 너무 숭고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높은 지위는 아이가 아버지의 불합리마저 진리로 여기게 만들곤 한다.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다 죄악이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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