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지위에 오른 그 어떤 나라에서도 일본만큼 여성을 여전히 이토록 노골적으로 물품처럼 여기지 않는다. 이중 잣대의 뿌리가 너무 깊은 나머지 어디에서나 당연시되고 그렇기 때문에 이중 잣대를 감추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여성을 경제적, 사회적, 성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장치들이 부끄러움 없이 드러나 있고, 누구도 그 정당성에 제대로 된 의문을 던지지 않는다.
남성이 이토록 혜택을 누리는 시스템에서 남성이 시스템에 의문을 던질 리는 물론 없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여성이 자신들에 대한 억압의 정당성에 동참하는 경우도 흔히 보인다. 여성들이 복종하고 견디는 것이다. 혹은 남성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생겨난 업계에 뛰어들기도 한다. 그런 업계의 여성들은 방심하는 사이에 자신들이 상대하는 남성들만큼이나 약자를 착취하는 존재가 되어버리기 십상이다. 진심에서건 냉소에서건 어쩔 수 없어서건, 여성들은 시스혐의 부역자가 된다. - P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