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는 절대적 명제를 상시적으로 지니는 사회다. ‘충군애국‘에서부터 ‘정직한 사람이 바보가 되지 않는 세상‘에 이르기까 지 언제나 모종의 명제를 절대화하여 그 명제를 임재감적으로 파악하고 그 ‘공기‘에 지배당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명제들, 가령 ‘정의는 결국 승리한다.‘, ‘올바른 자는 보답을 받는다.‘는 명제는 절대적이어서 이 절대성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그렇게 되지 않는 사회는 나쁘다고 전전에도 전후에도 계속 믿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명제들까지 대립적 명제로 파악하고 상대화하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어버렸다. 하지만 그런 세계는 버젓이 현실에 존재하고 있다. 아니, 그것이 일본 이외의 대부분의 세계인 것이다. - P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