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구 감소는 누가 보더라도 명확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어째서 인구 감소가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인구 감소의 결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전혀 명확하지 않다. 오히려 오해와 편견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술집 잡담과도 같은 ‘경향과 대책‘만 유포되고 있다.
완만하지만 확실한 변화에 대해서 일본인들은 그것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거나 또는 마치 인류 역사의 종말이라도 되는 것처럼 과대망상을 부풀리고만 있다. 인구 감소를 역사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P137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한다는 대책 자체는 엉뚱하게 순서가 뒤바뀐것이다. 오히려 인구 감소에 맞춰서 사회 구조를 변혁시켜 나가야 한다. 사회 구조의 변혁은 다시 인구 감소에 제동을 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정치정책과 경제정책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시장의 구조를 조정하는 정도다. 개인의 내면이나 장기적인 사회구조의 변화 앞에서는 거의 무력하다고 할 수 있다. - P142

시장화의 진전이야말로 가족 형태의 변화를 초래한 요인이었다. 시장화와 핵가족화는 결혼해서 가족을 만드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일본인의 가족관을 바꿔놓았다. 돈만 있으면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가족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안전보장이었다. 그러나 시장화의 진전으로 많은 사람들은 돈이야말로 안전보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반대로 말하면 시장화의 진전을 통해서 권위주의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 개인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다. 시장화는 일본 민주주의의 진전을 후원한 주역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만혼화는 자유와 발전의 대가라고 볼 수 있다. - P147

일본과 한국에서 인구 감소에 제동을 걸거나 또는 정상화된 사회로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그것이 육아지원이나 육아급부금처럼 대증요법적인 대처(이런 대처를 추진하는 자체는 두 팔 벌려 찬성하지만 그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 구조(가족구성)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윤리의 변화가 바로 그 열쇠다.
그렇다면 사회 구조와 윤리의 변화를 추진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나는 저출생이라는 현상 그 자체가 사회 구조를 바꾸고 윤리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 P152

현대사회의 문제는 원래 유통되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돈이라는 부가 한 곳으로 집중되어, 국가에 의한 분배기능이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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