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현실을 마주하고 작가가 국가 및 권력을 마주하고 있을 때, 문학과 작가의 비천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오늘날의 중국에서 작가와 문학이 정말로 먼지 속으로 들어가서도 숭고함을 느낄 수 있고 사회 발전과 함께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을까? - P60

중국 문학은 세계에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중국 이야기를 써내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 비친함을 느끼지 못하고, 독특하며 유일무이한 다른 인류의 중국식 시대에 처해 있으면서도 과거 루쉰이 당시의 중국인인 ‘아Q‘를 써냈던 것처럼 오로지 오늘날의 다른 인류인 중국인을 써내지 못한 데 대해 마땅히 느껴야 하는 자괴감을 느끼지 못한다. 문학이 바로 ‘다른 중국‘의 비천한 시대에 처해 있지만 나를 비롯한 수많은 작가가 그 안에서 깨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 P69

문학의 비천함은 ‘다른 중국‘의 존재일 뿐만 아니라 좀더 다른 예술의 힘, 혹은 영생하는 작가와 문학 자체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의 중국, 즉 ‘다른 중국‘과 ‘다른 시대‘에는 작가가 비천하기 때문에 글을 쓰고 비천함을 위해 글을 쓰며, 글을 쓸수록 더 비천해지고 비천해질수록 더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사정은 이렇다. 문학은 비천하기 때문에 존재하고 비천함은 문학예술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다른 중국‘의 비천함을 자각적으로 인정하고 수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 P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