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에서는 다른 연구자에게 지적받기 전에 자신이 과거에 세웠던 가설의 오류를 발견해서 스스로 자신의 가설을 바꾸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최우선의 일입니다. 자신의 오류를 누구보다도 빨리 발견하는 것에 지적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지요. 타인에게 말을 듣기 한참 전에 "제가 틀렸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자연과학 세계에서는 지적 영광입니다. 그런데 일본 문과학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과거에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 자신의 지적 위신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적 흥분이나 두근거림을 느끼는 일은 없겠지요. - P74

또 하나 이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은 외부 자금을 가져오지 않으면 연구를 계속할 수 없으므로 비전문가에게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가 얼마나 생산적이고 유망한 분야인지, 그 연구에는 어떤 한계가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 등을 짧은 시간 내에 신속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첨단 분야일수록 연구자는 이야기를 잘합니다. - P80

자신의 지성이 최고의 상태에 있지 않다는 사실에 공복이나 졸음, 목마름과 같은 격한 결핍감을 느끼는 사람만이 지성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 P100

어떤 학문 분야든 계속해서 젊은 피를 모으고 싶다면아이들을 향해 말을 거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들이 이렇게 길을 개척하고 있는 것은 나중에 올 너희를 위해서다. 망설이지 말고 따라와라‘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는 학문 분야에는 젊은이들이 모여듭니다. - P117

선택받은 소수의 독자만 이해하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나머지 일반 독자와 문외한과 아이들은 굳이 이해를 못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학자는 무엇을 짊어지고 있습니까? 어떤 최첨단에 서 있을 생각입니까? 아마도 그는 자신 이외의 그 누구도 대표하고 있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머리가 좋은 소수의 학자들과 ‘자신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클럽‘을 만들어서 ‘그들만의 리그‘를 즐기고 있겠지요. - P119

진짜 학자는 "일단은 다 제쳐 두고 내 이야기를 들어 줘" 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철학적인 황야를 헤치며 그 나름으로 필사적으로 길을 개척해 왔다. 그것은 뒤따라오는 자네들을 위해서다. 그러니 내 이야기를 듣고 이해해서 내 일을 이어받아라‘ 라는 마음으로 이쪽으로 팍팍 패스를 차 주는 것입니다. 제가 그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기량이 있는지 없는지는 이차적인 문제로, 여하튼 거기에 누군가가 있으면 ‘패스‘를 합니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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