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직장은 고무공이에요. 가족, 사랑, 친구, 행복 이런 것들은 유리공이에요. 공놀이를 할 때 고무공은 떨어뜨려도 다시 올라와요. 그런데 가족, 사랑, 행복 이런 공은 유리공이라서 한번만 떨어뜨려도 깨져버리죠."
서울로 돌아온 권일용은 병원에서 일하는 남동생에게 전화했다. "병원에 독실 있냐?" 몸이 아픈 건 아니었다. 그냥 사람이 싫었다. "그렇게 3일 동안 누워있었어요. 수액주사 맞고요. 미치도록 사람이 싫은 거예요. 그러다 보면 하느님이 그리워집니다. 그때 나오면 돼요. 그리고 나서 다시 사람이 사는 곳으로 나오죠. 동굴에서 기어 나오듯이 나와서, 다시 사는 거야." 권일용은 다시 살아나와서, 살해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냉혈한들을 추적했다. 그것이 권일용과 행동과학팀의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