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인민공화국의 혼인법은 부모강제혼인을 금지했지만, 현지조사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면 1980년대까지도 농촌에서는 여전히 부모강제혼인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결혼식을 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경우는 그나마 낫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부모의 강요로 혼인이 이루어지는 까닭은 무엇보다 혼인 시에 신랑의 가족이 신부의 가족에게 보내는 ‘신부대‘라는 관습 때문이다. 딸을 시집보낼 때 부모는 농촌에서는 쉽게 구하기 어려운 많은 돈을 신랑 쪽 집안으로부터 받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는 집안에 딸을 시집보내려고 할 수 있다. 또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가난한 농민일 경우 딸을 시집보내면서 받은 돈으로 며느리를 얻어 아들을 혼인시키고자 한다. - P135

신랑과 신랑 부모의 부담을 생각하면 어째서 신부대가 매매혼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지도 이해가 되지만, 신부대는 딸의 입장에서 보자면 딸을 키워준 부모에 대한 ‘은혜 갚음‘의 의미로 여겨진다. - P136

중국 정부의 농촌 재개발 정책은 토지와 건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놓았다. 이제 농촌에서도 건물을 사고파는 일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당연한 행위가 되고 있고, 심지어 현행법상 거래할 수 없는 국가 소유의 토지도 암암리에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돈을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하면서, 같은 농촌이라 하더라도 현성에 사는 사람들과 주변 농촌에 사는 사람들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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