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HBO에서 방영한 드라마 <체르노빌>에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암 발생률이 치솟았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 주장은 거짓이다.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두 국가 주민들은 "자연 방사능보다 미세하게 높은 수준의 방사능에 노출되었다. 그로 인한 추가 암 발병 및 사망이 뒤따랐다. 해도 "다른 요인을 감안할 때 해당 지역 주민들의 암 사망 기대치는 0.6퍼센트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 P308

그래서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벌어진다 해도, 설령 연료봉이 노출되는 지경에 이르러도 발전소를 넘어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미세 물질의 양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가정과 자동차, 발전소에서 화석 연료와 바이오매스를 연소시키면서 발생하는 미세 물질은 2016년 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므로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원자력이다. 대기 오염으로 수명이 단축되는 사람이 연간 7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원자력은 지금까지 200만 명이 넘는 목숨을 구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고 화석 연료 발전소를 늘리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지불하는 것과 다름없다. - P311

사람들이 원전 폐기물이라고 할 때 그것은 대부분 사용 후 핵연료를 의미한다. 사용 후 핵연료는 물이 담긴 저장조에서 2, 3년간 식힌 후 강철과 콘크리트로 된 저장 용기에 넣어서 흔히 건식 저장고라 불리는곳에 보관하게 된다. 원자력은 현존하는 전력 생산 방식 중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전량 밀폐해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발전 방식이다. 그 외의 모든 발전 방식은 폐기물을 자연환경에 배출할 수밖에 없다.
배출량이 턱없이 적다는 것은 핵폐기물이 가진 최고의 장점 중 하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를 다 합쳐도 미식축구장 넓이에 22미터가 안 되는 높이의 단일한 공간에 보관할 수 있다. - P314

나는 종종 방사능 폐기물이 걱정된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그중에서 그게 왜 위험한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별로 찾아볼 수가 없다. 그들은 원자력 발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핵무기의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용후 핵연료의 연료봉을 폭탄으로 만드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거대한 저장 용기의 내용물을 크고 복잡한 설비에 넣어 처리해야 하는데 그런 설비와 시설을 갖춘 나라는 전 세계에 몇 나라밖에 없다. - P315

"원자력은 자연 보호의 희망이다. 비용이 저렴하고 장기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원자력의 활용을 늘리는 것은 인구 억제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다. 양적으로 제한이 없는 저렴한 에너지원은 급격히 늘어나는 인구가 야생을 침범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대단히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공간과 대지를 미개발 상태 그대로 남아 있게 해 준다. 심지어 우리가 이렇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능력과 여유도 저렴한 에너지의 사용 가능성과 결부되어 있다." - P322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로 일본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대신 화석 연료의 사용을 늘렸다. 그 결과 전력 가격이 상승했다. 결국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최소 1280명이 추위로 사망했다. 더구나 대기 오염의 피해도 늘어났다. 과학자들은 (불필요한) 피난으로 인해 1600여 명이 죽고,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대기 오염으로 인해 매년 4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 P342

원자력 발전에 대한 공포는 원자폭탄에 대한 공포에 영향받은 것이다. HBO에서 2019년 방영한 드라마 〈체르노빌>의 하이라이트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체르노빌 원전 4호기는 이제 원자폭탄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허무맹랑한 거짓말이지만 드라마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이라고 믿을 것이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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