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기름의 수요가 높아지다 보니 사업가들은 대체품을 찾게 되었다. 그런 사업가 중 한 사람으로 새뮤얼 키어가 있었다. 1849년 키어의 아내는 의사로부터 "미국식 의료 기름을 처방받았다. 그 약의 성분은 퍼트롤리엄, 즉 석유였다. - P235

드레이크 유전이 개발되면서 석유를 정제한 케러신, 즉 등유가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등유는 미국의 조명용 액체 연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 고래기름의 자리를 빼앗았다. 그리하여 고래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고래기름이 더는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중략) 펜실베이니아의 유전 하나에서 하루에 생산하는 석유 양이나, 포경선 한 척이 3~4년에 걸친 항해 끝에 잡은 고래에서 얻는 고래기름 양이나 차이가 없었다. 석유의 에너지 밀도는 실로 대단했다. - P236

사회가 점점 더 풍요로워짐에 따라 고래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그 수요가 고래를 살렸다. 사람들이 고래를 살린 것은 더는 고래를 물건의 재료로 원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풍부하고, 저렴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대안을 찾았으니 말이다. - P241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정치다. 그리고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때로는 정치가 에너지 전환의 발목을 잡는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연료를 버리고 에너지 밀도가 낮은 연료를 택하는 정치적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 P2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