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폭스콘 노동자의 삶이 자사 경영진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무엇보다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에 의해 제약받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폭스콘 노동자의 삶은 애플을 비롯한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그리고 세계를 선도하는 기타 전자제품 브랜드 회사의 제약을 받는다. - P306
아웃소싱 및 기타 형태의 하청계약을 통해 국내 고용을 적극적으로 축소한 미국 및 유럽의 굴지 기업들은 회사 규정에 명시된 것과 상관없이 현재 그들의 제품을 생산하고 조립하는 공급업체의 노동권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 근본적으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체계에서 구매자 중심의 경영 모델은 "산업 사슬의 최상층에 있는 기업의 수익성 상승과 하위 산업 사슬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노동조건 증대"를 보장하는 기능을 한다. - P310
폭스콘의 성장은 미국과 유럽 및 동아시아의 거대기업들이 해외로 생산지를 이전해 생산과 노동을 위탁하는 세계적인 산업구조 전환으로 가능했으며, 수많은 중국의 하청 노동자와 학생 인턴들이 이를 떠받치고 있다. 그렇기에 거대 국가권력과 자본의 결탁으로 뭉친 탐욕과 소비의 욕망이 모두 ‘공동정범‘이다. - P336
세상에서 가장 비싼 기업 애플은 첨단, 실험, 혁신 등 21세기의 온갖 미사여구를 독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아우라는 실리콘밸리의 디자인과 마케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새롭고 완벽한 창조물을 향한 꿈은 낡고 후진 공급 사슬을 칭칭 감고서야 가능하다. (중략) 폭스콘은 제품을 제조할 뿐 아니라, 제품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인간을 제조한다. 아이폰의 출시 리듬에 맞춰 장시간 초과노동을 강요하고, 아이폰의 비밀주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의 몸을 수색하고, 품질과 속도의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규율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방정부가 공장 설립을 주도하고, 직업학교가 저임금의 학생 인턴을 공급하면서 조력자를 자처한다. 노동자라는 ‘인간 제품‘이 태업, 시위, 자살의 형태로 ‘고장‘을 일으키자 폭스콘 CEO는 "100만 마리 동물을 관리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인간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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