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에서 신입사원들은 회사 규칙에 복종하도록 훈련받으며, 기업 이익 우선과 개인주의적 성공 모델을 강조하는 조직문화를 주입받는다. 궈타이밍의 말을 따라 이를 가장 잘 견뎌내는 사람들은 성과급과 승진으로 보상받거나 혹은 보상받게 된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열심히 노동하는 것이 노동자들에게 보상이 될까? - P92

폭스콘의 대응은 자살을 결심한 이들이 뛰어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창살과 자살 방지 그물을 설치한 것처럼 방어적 맥락이었다. 궈타이밍은 젊은 노동자들을 자살로 몰아넣은 원인을 조사하는 대신, 2010년 5월 중순 악령을 물리친다며 선전 공장에 승려들을 데려왔다. 폭스콘은 이와 동시에 모든 취업 응시자에게 36개 질문으로 구성된 심리테스트를 이수하도록 요구했다. 이 회사는 자살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노동자에게 있다고 간주했다. "개인의 문제들"을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직원들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 P93

게다가 폭스콘의 인사담당 부서는 전 직원이 회사의 면책 조항이 포함된 ‘자살 금지 서약서‘에 서명하게 하는 매우 비열한 해결책을 고안했다.

"자살과 자해를 포함하여 폭스콘이 책임질 수 없는부상이나 사망이 발생할 경우, 본인은 회사의 규정 및 법적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데 동의한다. 본인 및 가족은 회사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법에 명시된 것 이상의 추가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자살 금지 서약서‘에 따르면, 폭스콘은 모든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할 뿐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자살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지우려 했다. 이후 노동자들의 격렬한 비판이 있자, 폭스콘은 이 서약서를 철회했다. - P94

폭스콘의 자살 사태와 그 대응의 시사점에 대한 애플의 평가에서 세 가지 점이 두드러진다. 첫째, 애플은 폭스콘에만 전적으로 집중하면서 모든 책임에서 거리를 두었다. 둘째, 폭스콘과 마찬가지로 애플은 이 문제를 심리학과 정신 건강의 영역으로 제한했으며, 폭스콘뿐만 아니라 애플이 가한 압력과 관련 있을지도 모르는 임금 및 과도한 초과근무 등의 쟁점에서 회사의 정책을 무시했다. 셋째,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회사의 관행은 언급하지 않은 채 인명을 구하기 위한 그물망 사용 등 폭스콘의 대응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P99

2012년 1월 15일 궈타이밍은 "인간도 동물인 만큼100만 마리의 동물을 관리한다는 것은 내게 골칫거리다"라며 노무관리의 고충을 설명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 P103

아이폰 한 대에는 100개가 넘는 부품이 있다. 모든 노동자는 한 가지 작업에 특화되어 있으며, 수개월 동안 매일 10시간 이상 빠른 속도로 반복 동작을 수행한다. 일명 "선진 생산 시스템‘은 인간의 생기나 성취감을 파괴한다. 한 노동자는 자신을 기계 톱니바퀴로 묘사했다. - P109

폭스콘 제국의 노동자들은 24시간 상담 직통전화가 관리 통제 기능을 한다고 경멸하면서 돌봄센터를 "감시센터" 라고 불렀다. 그 이유는 민원 제기자들의 신상이 경영진에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생활 침해를 알게 된 많은 노동자가 직통전화와 상담 서비스 이용을 중단했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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