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제 쪽에서 ‘대미 종속 일변도에서 벗어나 일본의 독자적인 국제적 입지를 모색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권력 쪽에서 이를 ‘말도 안 되는 탁상공론‘이라며 문전박대하는 패턴이 형성됐는데, 그 패턴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 P185

그때 군중이 폭발시킨 분노는 조약 개정의 이런저런 구체적 내용에 대한 것이었다기보다, 기시 노부스케라는 전전과 전쟁 당시의 군국주의를 상기시키는 캐릭터와, 더욱이 그 인물이 미국과의 사이에서 매개자가 돼 대미 종속 체제를 강화하고 영구화하려 드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불러온, 거의 생리적인 혐오감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중략)
기시에 대한 혐오, 안보조약 개정에 대한 혐오는 각기 ‘전전의 국체‘와 ‘전후의 국체‘에 대한 혐오였던 것이다. - P189

그들에게 쇼와 천황은 예전 대일본제국 제국주의의 상징임과 동시에 전후에도 군림함으로써 재건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었다. 그것을 살해하는 것은 "일제의 역사, 일제의 구조 총체에 대한 뒤처리를 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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