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의 전후 레짐으로부터의 탈각‘이라는 슬로건과는 반대로, 자민당 정권이 하고 있는 것은 동서 냉전이라는 토대를 잃고 공중에 떠버린 레짐을 필사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다. 아베 신조가 자칭하는 ‘보수주의‘란, 이 우매한 자를 두 번이나 총리 지위에 앉힌 권력 구조를 수단을 가리지 않고 ‘보수한다 (지킨다)‘는 지침에 지나지 않는다. - P57
여기에는 ‘아시아의 선진국은 일본뿐이어야 한다‘는, 전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밝은 비전 뒤에 감춰진 어두운 바람이 있다. 그것은 메이지유신 이래 일본인들이 품어온 유럽과 미국을 향한 열등감과 다른 아시아 국가의 국민에 대한 인종차별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패전을 부인함으로써 그런 심정과 바람을 전후까지 연장했다. -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