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말하자면, ‘아베 정권은 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가? 아베 정권의 본질은 무엇이며, 그럴 수밖에 없는 일본 사회의 구조는 어떤 것인가, 한마디로 전후 일본의 정체는 무엇이며, 아베 정권의 의도와 그 존립 기반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구조적 분석(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 P13
‘영속 패전‘ 레짐이란, 2차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이 전쟁으로 치달은 끝에 패망한 전전(2차대전 이전) 군국주의 체제를 청산하지 못한 채 점령국인 미국의 이해에 맞춰 구체제를 온존시키면서 사실상의 미국 식민지(종속국가)로 전락함으로써 패전 구조 및 그정신 상태가 계속되는 체제를 가리킨다. 시라이는 이 영속 패전 체제를 벗어나지 않는 한 일본에 미래는 없다고 얘기한다. - P14
‘국체‘란 무엇인가? 간단히 요약하면, 국체란 ‘천황‘을 핵심으로 하는 통치 체제라고 할 수 있고, ‘천황제‘ 그 자체일 수도 있다. 특히 19세기 후반 메이지유신(1868) 이후 확립된 천황 중심의 왕정복고적 근대 일본 통치체제, 고대의 전통적 의장(디자인)을 한 근대 일본의 통치 체제라고 할 수 있다. - P15
군사·경제적 실권자들에게 천황은 매우 효율적인 통치 장치였다. 그들 자신이 정치의 전면에 나설 경우 그들은 수많은 정적 및 도전자들과 직접 맞부딪쳐야 하고, 권력은 언제든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약간 뒷전으로 물러나 천황을 앞세워 조종하는 이중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이질적인 세력을 규합해 유력 도전자의 대두를 효과적으로 억눌렀다. - P15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근대 일본이 만들어낸 정치적 사회적인 통치기구의 구조"로서의 국체 또는 천황제다. - P16
메이지 체제를 구축한 하급 사무라이들이 추구한 것은 근대 유럽 모델이었고, 열심히 독일과 영국, 프랑스의 법률 체제와 군사 체제, 경제·사회 체제를 일본으로 이식했다. 그것은 곧 비유럽 세계를 총포로 침략 지배했던 제국주의 유럽의 이식이었다. 따라서 메이지유신 이후의 유럽을 좇아가서 유럽을 능가하겠다던 일본의 이상은 곧 유럽보다 더 철저한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정책 추구였다. 한국,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그 희생자가 됐다. 이는 바꿔 말하면 일본의 근대 체제는 동아시아에 대한 침탈과 수탈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 체제였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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