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패전도 아닌 무참하기 짝이 없었던 패전은 ‘국체‘가 지니고 있던 내재적 결함, 바로 그 독특한 사회구조가 불러온 것이었다. - P6
현대 일본이 처한 기괴한 핍색 상태를 설명해주는 유일한 개념이 ‘국체‘다.‘국체‘가 전전 일본과 전후 일본을 관통하는 ‘무언가‘를 가리킬 수 있는 개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전전과 전후를 가른 1945년의 패전에 뒤따랐던 사회개혁으로 ‘국체‘가 표면적으로는 폐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은 재편된 형태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 P6
이 책의 테제는 전후 천황제의 작동(기능)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화(菊花, 일본 천황가의 상징-역주)와 성조기(미국)의 결합을 ‘전후 국체의 본질로, 즉 전후 일본의 특이한 대미 종속이 구조화된 필연성의 핵심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