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메이지 150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는 지방의 쇠퇴, 계급격차의 확대와 더불어 엄청난 수의 헐벗은 백성이 버려지고 있다. 잡티 없는 순수성은 이들을 포섭하지 않는다. 국민 통합에 균열이 생기자 그 자리에서 순수성만을 강조하는 국수적 배외주의가 다시 피어올랐다. - P207
국가의 무오류성은 무모한 전쟁을 통해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패전은 국가가 만능이 아님을 드러냈다. - P208
전후 민주주의는 ‘평화국가‘의 기치를 내걸고 개인의 인권과 함께 인간다운 ‘문화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일본은 마치 국가를 위하여 국민이 존재하는 것처럼 도착된 상태였다. 국민 없는 국가주의만 팽창했다. - P214
화혼양재라는 슬로건은 국가주의의 분위기를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우리는 왜 지금도 ‘화혼양재‘인지 질문하지않으면 안 된다. - P214
화혼과 양재를 나눌 수 있다는 발상은, 밖애서 수입한 지식과 기술을 그것이 만들어진 배경과는 상관없는 계획이나 대의의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간주한 데서 나왔다. 지식과 기술은 단순히 도구나 수단, 테크닉이 아니라 가치와 태도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메이지 국가 이래 일본은 지식과 기술을 탈착 가능한 장치로 간주하고, 그것에 목적과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화혼, 즉 국체라 인식했다. - P216
이제 ‘지식인의 종언‘이 기정사실화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때에 근대적 지식인의 부흥을 말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일지도 모른다. - P219
이 책 속의 이야기는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차를 두고 태어난 쌍둥이처럼 비슷한 한일 두 나라의 과거는 그저 우연의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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