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황기 국제도시 홍콩은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사는 아름다운 도시처럼 묘사됐다. 나 역시 그런 선입견을 갖고 홍콩에 왔다. 하지만 어떤 풍경들은 이 도시의 발전과 저항 모두 인종적으로 분열된 채 지속되어 왔음을 느끼게 한다. 이런 분할은 홍콩에 남아 있는 식민지 잔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방해한다. 완전하지 못한 탈식민지화의 후과를 7분의 1에 달하는 극빈층, 홍콩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동남아 출신 여성이주 가사 노동자가 떠안은 것 같다. 특히 모국의 성차별과 불평등, 빈곤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여성이 홍콩의 모순을 온전히 떠안고 있다. - P336